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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트럼프 앞서 키신저 만나 “중국의 길 존중해 달라”

8일 시진핑 주석이 인민대회당 푸젠팅(福建廳)에서 헨리 키신저 미국 전 국무장관과 회견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CC-TV 캡처]

8일 시진핑 주석이 인민대회당 푸젠팅(福建廳)에서 헨리 키신저 미국 전 국무장관과 회견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CC-TV 캡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8일 헨리 키신저(95) 미국 전 국무장관을 만나 “중국이 선택한 길을 따라 발전할 권리를 존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다음 달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을 앞두고 미국 외교의 대부(代父)로 불리는 키신저 전 장관에게 중재를 부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중국 중앙방송(CC-TV) 메인 뉴스인 신원롄보(新聞聯播)는 시진핑 주석이 이날 인민대회당 푸젠팅(福建廳)에서 회견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키신저 박사는 중국 인민의 라오펑유(老朋友·오랜 친구)”라며 “미·중 관계 발전에 역사적 공헌을 했으며 우리는 이를 잊을 수 없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40여년 동안 미·중 관계는 비바람과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전체적으로 안정을 유지하며 앞으로 나아갔다”고 평가했다. 또 “현재 세계는 백 년래 없었던 큰 변화에 직면했다”며 “국제 사회는 미·중 관계가 계속 정확한 방향을 따라 발전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낮은 자세를 취한 것이다.
시 주석은 계속해서 “미·중 쌍방은 서로의 전략적 의도에 정확한 판단을 가져야 한다”며 “어느 시점부터 미국에서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가 증가해 주목할 만 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평화 발전의 길을 견지하며 여전히 충돌하지 않고 대항하지 않으며 상호 존중하고 협력 공영의 미·중 관계에 힘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미국이 평등호리의 기초 위에 서로 양해하고 양보하는 정신에 따라 우호적인 협상으로 양국 관계 발전 중 나타난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와 동시에 “미국은 마땅히 중국이 자신이 선택한 길에 비춰 발전할 권리와 합리적인 권익을 존중해야 한다”며 “중국과 함께 마주 보고 가며 미·중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함께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권 인수 기간이던 지난 2016년 12월 베이징을 방문했던 키신저 장관과 만남 때보다 훨씬 발언의 결이 부드러웠다.  
시 주석의 이날 발언은 지난 5일 상하이 국제수입박람회 개막식 연설과 180도 달랐다. 당시 시 주석은 “손전등으로 남만 비추고 자기를 비추지 않아선 안 된다”며 “5000여 년의 어려움과 고생을 겪으며 중국은 여전히 여기 있고 미래를 향해서도 중국은 영원히 여기 있을 것”이라며 미국을 향해 전쟁 격문 같이 일갈하던 패기는 전혀 볼 수 없었다.
키신저 전 장관도 지난 8월 러시아와 손잡고 중국을 봉쇄하는 ‘연러항중’ 전략을 트럼프에게 조언했다던 보도와 180도 달라졌다. 그는 “미·중 관계가 새로운 단계에 진입하는 중요한 시각에 중국을 찾아 시 주석을 만나 무척 기쁘다”며 “미·중 관계 발전에는 전략적 사유와 긴 시야가 필요하고 더 잘 서로를 이해하고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며 공동의 이익을 부단히 확대하며 갈등을 원만히 통제하고, 세상을 향해 미·중 공동 이익이 갈등보다 멀고 큼을 보여줘야 한다”고 덕담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큰 중국 전략 조언자인 키신저 전 장관의 이날 만남은 총 여덟번 째 만남이다. 시 주석은 상하이 당서기이던 2007년, 국가부주석이던 2012년, 국가 주석에 취임한 2013년과 2015년에는 두 차례씩 만났으며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16년 12월에도 회동한 바 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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