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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통위, 판문점선언 비준안 통과 '먹구름'…"정부가 국회 무시"




【서울=뉴시스】박준호 박영주 정윤아 기자 =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는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지 두 달만에 자동상정됐지만 여야 간 입장차만 확인했을 뿐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야당에서는 남북경협사업의 비용추계와 관련해 구체적인 예산 항목을 비공개 한 통일부 방침에 대해 '깜깜이 예산'이라고 강력히 비판한 반면, 여당은 역대 정권마다 계속 해온 관행이란 점 등을 이유로 들어 정부를 엄호했다.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구체적인 세목을 요청했는데 비공개 자료라고 못 준다는데 어떻게 비준동의를 받으려고 하느냐"며 "판문점선언 비준동의를 해달라고 하면서 비용추계조차도 구체적으로 내놓지 않는 건 무슨 자세냐"고 반문했다.

정 의원은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 비용추계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가 뭔지 추적해보니 비준동의안이 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으면 예산을 비공개로 편성해서 쓰려고 했던 것"이라며 "정부가 원칙 없이 남북경협을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거야말로 철저하게 정부가 국회를 무시하는 형태"라며 "정부가 제출한 판문점 선언비준동의안은 비준동의대상이 될 수가 없고, 설령 비준동의의 대상이 되더라도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 상황 속에서 예산안을 통과시켜줄 수가 없다"고 했다.

이정현 무소속 의원은 "예산심의를 하는데 내용(비용추계 자료)을 줄 수 없다고 하면 그 근거가 뚜렷해야 한다"며 "법률 시행령 규칙도 아니고 통일부의 내부 운영 규정이라고 돼 있는데 이걸 관행이라고 표현했다"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헌법에도 예산심의는 국회에서 하도록 돼 있고 남북 교류에 관한 법률 등에서도 국회에서 심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관행이라는게 얼마나 힘이 세길래 국회가 헌법과 법률, 제도적 장치에 의해 심의하는데 이걸 다 무시하고 헌법을 누른다는 것이냐"며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정말 부끄럽다"고 개탄했다.

이에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앞으로 북한과 협의를 통해 공사 방식이나 구간들이 정해져서 실제적으로 총사업비나 기간이 결정돼야 한다"며 "(예산 항목이 북한에 공개되면)우리 협상 내용을 상대방에 알려주는 것이 협상에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비공개로 했다"고 설명했다.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은 판문점선언 성격상 비준동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이 상정됐지만 다방면에서 비준 동의대상이 안 된다"며 "구체적으로 권리를 의미하는 규정이 없고 '남북관계를 증진하기로 하였다' 등의 선언에 그쳐 남북 정상간 협력 의지를 표명한 신사협정이다. 오히려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합의서가 비준 동의 대상"이라며 외통위 상정 자체를 반대했다.

같은 당의 유기준 의원은 통일부가 내년도 남북협력운용기금 운용계획안에서 민생지원사업, 경협기반사업의 일부 사업내역에 대한 산출근거를 공개하지 않은 데 대해 "(통일부는) 내규가 있다고 하지만 근거가 없다"며 "국회에 제출하는 예산안편성 및 기금운용기획안 작성 지침에 어긋나기 때문에 이건 근거가 없는 게 아니라 위법이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여당은 국회 내에서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에 대한 논의를 더욱 활성화하고 비준안을 통과시킴으로써 남북 관계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법제처는 남북관계기본법에 의해서 반드시 국회비준동의를 받으라고 유권해석을 했잖냐"며 "정권의 교체와 관계없이 일관된 지속적인 통일정책을 위해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 비준동의를 받는 것이 남북간 관계로 보나 국제사회의 관계로 보나 분명한 우리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 "남북간에 협상도 해야 하고 때로는 한국과 미국 간 의견조율을 해야 하는데 국회의 비준동의가 있었던 것과 없었던 것은 협상력의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협상력의 증대를 위해서도 판문점비준동의안이 꼭 필요하지 않냐"고 물었다.

이에 조명균 장관은 "전적으로 동감한다"며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한 것도 (국회를)존중하는 의미였다. 국회 내에서 여러 가지가 활발히 진행되는 것도 전반적인 남북관계를 끌고 가는데 있어서 중요한 의미로 평가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인영 민주당 의원도 "판문점 선언에 국회의 비준동의절차가 남북관계발전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서만 하는 것은 제한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헌법 60조 국회비준동의권과 헌법 4조의 통일을 지향하고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한다는 기본정신 그리고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한다는 몇 가지 헌법정신에 근거해서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동의 과정들이 더 보강되고 확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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