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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 없앤다며 법 어기면 악" 대법, 특별재판부 공식 반대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해 추진중인 ‘사법남용 특별재판부’ 설치에 대해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이 “헌법상 근거가 없고 사법부 독립 침해 가능성이 있다”며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안 처장은 8일 국회 사법개혁특위에 출석해 “특별재판부에 위헌 소지가 있느냐”는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이처럼 답했다.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안 처장이 반대 근거로 ▶헌법상 근거가 없고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해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사건 무작위 배당 원칙에 위배된다는 점 등을 제시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특별재판부는 빈사 상태인 사법부에 산소호흡기를 대자는 것”이라고 하자, 안 처장은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악을 척결하는 과정에서 법과 원칙이 무너지면 새로운 악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안 처장은 “특별재판부 신설 반대가 김명수 대법원장의 뜻이냐”(곽상도 의원)는 질문에 “보고했다”고 답했다. 김 대법원장도 특별재판부 설치에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안 처장은 “특별재판부 설치 법안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기간 중 사법농단 사건 외에는 적용이 안된다”는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도 “이 사건 말고 정치적 사건, 대형사건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그런 경우에도 특별재판부 안이 나올 수 있다”고 반박했다.
 
특별재판부는 서울중앙지법 형사부 부장판사 7명 중 5명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자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추진되기 시작했다. 이에대해 안 처장은 “필요하다면 민사재판부를 형사재판부로 돌리는 등의 여러 가능성이 있다”고 대안도 냈다.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간사로 선출된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왼쪽 세번째)이 인사말 하고 있다. 백 의원 왼쪽은 특별재판부 설치 특별법을 대표발의한 민주당 박주민 의원. [연합뉴스]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간사로 선출된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왼쪽 세번째)이 인사말 하고 있다. 백 의원 왼쪽은 특별재판부 설치 특별법을 대표발의한 민주당 박주민 의원. [연합뉴스]

박주민 민주당 의원 등 여야 의원 50여 명은 지난 8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전담할 특별재판부와 특별영장판사를 두는 내용의 특별법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대한변호사협회와 판사회의, 시민사회 참여로 구성된 추천위원회가 9명을 하면 대법원장이 이중 3명을 임명해 1·2심 재판을 맡도록 했다. 최종 3심은 대법원이 맡는다.
 
이와 관련해 안 처장은 “사건배당과 관련에 외부인이 참여한다거나 대법원장이 지명한다거나 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대법원장이 지명한 판사들이 재판을 하고, 나중에 대법원에서 대법원장이 이를 다시 맡는 건 재판의 공정성을 해친다는 것이다. 그는 또 “특정 재판을 위해 특별한 사람을 뽑아서 재판 맡기는 것도 문제”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법원 내부에선 특별재판부 설치에 대해 “절대주의 국가의 왕처럼 담당 법관을 정하는 건 위헌 소지가 있다”, “이참에 특별 입법부도 만들자”는 등의 거센 반발이 나오고 있다.
 
특별재판부에 대한 대법원의 반대입장 표명에 민주당은 강하게 비판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사법농단과 관련된 법관들이 해당 사건에 대한 재판을 맡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그러한 ‘셀프 재판’의 결과를 어느 국민이 신뢰하겠냐”고 말했다. 박주민 의원은 “대법원이 빗장을 걸어 잠그고 알아서 재판을 하겠다는 오만의 표현”라고 주장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도 지난달 27일 페이스북에 “특별재판부는 법관이 공정한 재판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에 기초한 것”이라고 적었다.
 
반면 한국당 윤한홍 의원은 이날 특위 회의에서 “특별재판부는 정치재판을 하겠다는 것이다. 법원이 그동안 권력을 따라갔지만 이번에는 권력에 반하는 의견을 냈다. 잘했다”며 안 처장을 옹호했다. 앞서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지난달 25일 ‘특별재판부’를 설치하는 방안을 공동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한국당에선 “6ㆍ25 전쟁 당시 완장을 찼던 인민재판이 생각난다”(김성태 원내대표)며 반발했고, 바른미래당에서도 보수파 의원들이 당 지도부의 결정에 반발하면서 내홍이 벌어지고 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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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