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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고 쌍둥이 자퇴서에, 학부모들 “바보로 알고 가지고 노냐?”

서울 숙명여고 시험문제 유출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실제로 문제가 유출된 정황을 확인하고 쌍둥이 학생도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했다. [연합뉴스]

서울 숙명여고 시험문제 유출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실제로 문제가 유출된 정황을 확인하고 쌍둥이 학생도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했다. [연합뉴스]

시험문제ㆍ정답 유출 혐의를 받는 숙명여자고등학교 전 교무부장 A씨(53ㆍ구속)의 딸들이 학교를 자퇴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8일 서울시교육청과 숙명여고 학부모 등에 따르면 A씨 쌍둥이 딸은 지난 1일 학교에 자퇴서를 제출했다. 숙명여고 측은 “처리 문제는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청도 수사결과에 따라 쌍둥이를 징계해야 할 경우가 생길 수 있으니 자퇴서 처리에 신중하라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 모임인 숙명여고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이날 성명을 내고 “쌍둥이 자매 자퇴는 괴물이 되는 길”이라고 밝혔다. 비대위는 “증거만 없으면 죄가 아니라며 아무런 움직임도 없던 숙명여고와 쌍둥이가 교무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갑자기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쌍둥이 엄마는 학교에 쌍둥이들의 자퇴서를 제출했고 학교는 그것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쌍둥이 엄마는 스트레스로 인해 더 이상 학업을 계속할 수 없어 자퇴를 한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국민과 학부모들은 그저 2학년 2학기 중간고사 성적이 1학년 1학기로 원상복귀 돼서 그 성적으로는 좋은 학교에 지원할 수 없기 때문에, 그리고 답안지 유출 범죄에 대한 내용이 생활기록부에 기재될 것을 우려해, 마지막으로 0점 처리와 성적 재산정 없이 학교를 나가 친구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렇게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무부장과 공범들의 징계, 쌍둥이 점수 0점 처리, 성적 재산정, 쌍둥이 퇴학 처분은 학교 측이 의지만 있으면 당장 오늘이라도 할 수 있는 것들”이라고 덧붙였다.  
 
비대위는 학교가 내부 고발자 색출에 나섰다고도 비판했다. 이들은 “학교는 단 한 번이라도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고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후속작업을 해야 한다”며 “그러나 지금 ‘비리정보를 제보했는지’ ‘회의 내용을 유출했는지’ 항목이 적힌 확인서를 받으며 내부고발자 색출에만 혈안이 돼있다”고 전했다.  
 
숙명여고 2학년 재학생을 둔 한 학부모는 “학부모들에게 교육청 감사 결과를 기다려달라, 경찰 수사 결과를 기다려달라면서 이리저리 피하더니 자퇴서를 받는다는 것은 성적표와 생활기록부를 그대로 인정해주고 나가게 해주는 것”이라며 “학교가 자퇴를 수리해주면 학교도 공범이다. 퇴학시켜야 성적이 정정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자퇴가 받아들여지면 퇴학과 달리 0점 처리를 못하고 나중에 다른 학교로 복학 시 자기 성적을 가져간다. 학부모를 바보로 알고 가지고 노는 꼴”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법원은 6일 증거인멸 우려 등의 이유로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이자 쌍둥이 자매의 아버지인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그리고 7일 숙명여고는 쌍둥이 자매가 1일 학교에 자퇴서를 제출해 승인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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