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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과 함께 만든 60m 꽃길 … “누군가 돌보는 법 배웠어요”

대한민국 인성교육대상을 수상한 권태봉 일신여고 교사는 학생들과 교정 에 꽃을 심었다. 2일 그 꽃길에서 ‘셀카’를 찍고 있는 권 교사와 아이들. [프리랜서 김성태]

대한민국 인성교육대상을 수상한 권태봉 일신여고 교사는 학생들과 교정 에 꽃을 심었다. 2일 그 꽃길에서 ‘셀카’를 찍고 있는 권 교사와 아이들. [프리랜서 김성태]

지난 2일 오후 충북 청주시의 일신여자고등학교. 정문을 들어서자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국화들이 제일 먼저 미소를 보냈다. 교문에서 본관까지 이어진 60여m의 거리엔 노랗고 빨간 국화잎들로 이뤄진 꽃길이 펼쳐졌다. 수십 송이의 탐스런 국화들이 제 각기 화분에 담겨 학생 눈높이에 맞게 울타리에 걸려 있었다.
 
멀리서 일찍 점심식사를 마친 이나경(17·2학년)양이 물뿌리개를 들고 다가왔다. 화분을 흠뻑 적신 뒤 국화잎을 골똘히 쳐다보던 이양이 권태봉(55) 교사에게 물었다. “꽃망울이 자꾸 쳐져요. 이러다 땅에 떨어질까 걱정돼요.” 권 교사가 호주머니에서 꺼낸 작은 끈을 건넸다. “물을 머금은 꽃잎이 무게를 견디지 못해서 그런 거야. 끈으로 줄기를 살짝 묶어보렴.”
 
김양이 조심스럽게 끈을 묶는 사이 다른 학생들도 나와 각자의 화분을 살폈다. 박하경(17·2학년)양은 “하루가 다르게 꽃잎이 많아지는 걸 보면 학교 다니는 게 더욱 재밌다”고 말했다. 박양의 말처럼 일신여고엔 늘 학생들이 직접 가꾼 꽃길이 펼쳐진다. 권 교사는 “봄·여름엔 사피니아와 해바라기를 심고 가을에는 국화와 코스모스를 심어 사계절 꽃길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권 교사는 8일 ‘제6회 대한민국 인성교육대상’ 사회부총리겸 교육부 장관상(개인 부문)을 받는다. 이 상은 교육부·여성가족부·중앙일보가 주최하고 한국교육개발원·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이 주관한다. 가정·학교·사회에서 인성교육을 실천하는 개인·학교·단체를 발굴해 격려하는 상이다. 권 교사는 인성교육에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아 선정됐다.
 
제6회 대한민국 인성교육대상 수상자

제6회 대한민국 인성교육대상 수상자

꽃 가꾸기는 학생들의 마음가짐도 바꿨다. 김이현(17·2학년)양은 “매일같이 국화가 싱싱하게 자랐는지 확인하면서 누군가를 보살피는 방법을 배웠다”며 “전엔 자주 싸웠던 중2 남동생을 더 많이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지혜(17·2학년)양은 “1학기 때는 텃밭에 호박씨를 심었는데 가장 잘 익은 호박 한 개를 누가 훔쳐가는 바람에 몇 달 동안 침울했다”며 “소중한 것일수록 잃어버리지 않게 더욱 아끼고 보살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텃밭 옆에는 권 교사와 학생들이 조성한 숲길도 있다. 여러 기관에 학생들이 편지를 써 꽃과 묘목을 지원 받았다. 지난해 11월에는 충북 산림환경연구소에 편지를 보내 속리산의 정이품송(正二品松) 후계목을 받았다. 숲길에서는 매년 봄 학생들과 함께 ‘행복’을 주제로 시를 써 전시회도 연다.
 
권 교사는 “아이들은 식물을 키우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느낀다, 다른 무언가를 돌보면서 스스로 성장하는 것만큼 좋은 인성교육은 없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일신여고 부임 2년차 때인 1990년에 당시 담임 수당(3만원)으로 학급문고를 만들며 인성교육을 시작했다. 독후토론, 감사편지 쓰기 등을 하며 학생들과 격의 없이 소통했다. 봄에는 담임 반 아이들과 학교 인근 무심천 벚꽃 축제를, 여름에는 운동장에서 삼겹살 파티를 한다.
 
권 교사는 “별도의 인성교육을 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행복을 느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실천했다”며 “성인이 되어서도 기억남을 수 있는 학창시절의 좋은 추억을 만들어준 게 전부”라고 말했다.
 
이날 대상 수상자로는 권 교사 이외에도 뮤지컬 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공감능력과 협동역량을 길러온 박찬수(강원 치악초) 교사, 소외계층 봉사활동으로 바른 품성을 함양해온 윤정현(전남 정남진산업고) 교사가 함께 수상한다. 단체 부문에선 대구 경서중과 흥사단, 사단법인 밝은청소년이 인성교육 확산에 앞장서 온 공로를 인정받아 대상으로 선정됐다. 
 
윤석만 기자 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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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