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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사 계엄문건 수사, 윗선 못밝히고 용두사미

2017년 촛불 정국 당시 작성된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의 계엄령 검토 문건’ 의혹을 수사해 온 민·군 합동수사단(합수단)이 7일 출범 104일 만에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용두사미’에 그쳤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 7월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지시로 출범한 합수단은 총 37명의 검사와 수사관이 파견돼 꾸려졌다. 합수단은 관련자 287명을 조사하고 국방부와 육군본부, 기무사령부 등 총 90개소를 압수수색했다. 청와대는 합수단 출범 전 계엄령 세부 계획을 언론에 공개했고 여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황교안 전 대통령 권한대행 등에 대해 내란음모죄를 거론하며 여론에 불을 지폈다. 하지만 중간 수사 결과에는 사건의 핵심인 ‘윗선 규명’은 빠졌다. 계엄 검토 사실을 숨기려 허위 연구계획서를 작성한 기무사 실무자 3명에겐 내란음모죄가 아닌 허위공문서작성죄가 적용됐다. 내란죄 적용에 필요한 구체적 합의와 실질적 위험성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계엄령 문건 작성의 핵심 당사자로 미국에 숨어 있는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은 기소 중지 처분을 받았다. 박 전 대통령과 황 전 권한대행,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 등에겐 참고인 중지 처분이 내려졌다. 합수단 관계자는 “수사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과 황 전 권한대행이 계엄령을 지시했다는 진술이나 증거는 찾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참고인 중지와 기소 중지는 핵심 피의자의 신병을 확보할 수 없어 사건 당사자들의 사법 처리를 유예한다는 뜻이다. 조 전 사령관은 해외 도피 중이라 기소중지 기간에 공소시효가 정지된다. 참고인 중지의 경우 적용되지 않는데 이번 사건의 공소시효는 10년이다. 노만석 합수단 단장(서울중앙지검 조사2부장)은 “조 전 사령관에 대해 인터폴 적색 수배와 여권 무효와 조치를 했지만 신병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가 귀국한다면 내일이라도 윗선 수사를 재개할 것”이라 했다.
 
지난해 12월 출국한 조 전 사령관의 입이 열리면 국면이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군 관계자는 “비상사태에 대비해 일반적인 검토 차원에서 계엄령 문건을 작성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군의 일반적인 계엄령 계획에는 이번 기무사 문건에 포함돼 논란이 된 국회의원 체포 관련 내용은 빠져있어 아직 모든 가능성은 열어둬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합수단은 촛불 정국부터 지난 대선 기간인 2016년 11월 15일, 12월 5일, 9일(국회 탄핵 가결일), 2017년 2월 10일, 5월 9일에 조 전 사령관이 청와대를 출입한 사실을 확인했다. 노 단장은 “2016년 12월 5일 조 전 사령관이 청와대에 특이한 루트를 통해 들어간 사실이 있다”며 “이 역시도 당사자에게 직접 물어봐야 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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