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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킴’ 꺾은 19세 컬크러시

춘천시청 김민지·김수진·김혜린·양태이(왼쪽부터)가 2018~19시즌 여자 컬링대표로 뛴다. [김상선 기자]

춘천시청 김민지·김수진·김혜린·양태이(왼쪽부터)가 2018~19시즌 여자 컬링대표로 뛴다. [김상선 기자]

한국 여자컬링대표팀이 7일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아시아태평양컬링선수권대회(PACC) 예선에서 홍콩을 꺾고 1패 뒤 4연승을 거둬 4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한국은 이번 대회 출전 7개국(일본·중국·호주·홍콩·카자흐스탄·카타르) 중 최연소 팀이다. 한국은 첫 경기에서 중국에 졌지만, 호주, 카타르, 카자흐스탄, 홍콩을 연파했다.
6일 저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강릉 아시아태평양 컬링선수권대회 예선 카타르와 일본 경기에서 일본팀 스킵 후지사와 사쓰키가 스톤의 방향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6일 저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강릉 아시아태평양 컬링선수권대회 예선 카타르와 일본 경기에서 일본팀 스킵 후지사와 사쓰키가 스톤의 방향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 8일 후지사와 사쓰키가 이끄는 일본과 6차전을 치른다. 이번 대회 1, 2위 팀에는 내년 3월 덴마크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 출전권이 주어진다.
 
현 컬링대표팀은 지난 2월 평창 겨울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경북체육회 팀이 아니다. 춘천시청 소속 선수들이 대표로 선발됐다. 춘천시청은 지난 8월 2018~19시즌 국가대표 선발전 결승에서 스킵(주장) 김은정(28)이 이끄는 경북체육회(팀 킴)를 10-3으로 대파하고 태극마크를 달았다.
 
춘천시청은 1999년생 토끼띠 동갑내기인 김민지(스킵)·김수진(리드)·양태이(세컨)·김혜린(서드)으로 구성됐다. 올해 2월 고등학교를 졸업한 19세 동갑내기다.
 
컬링은 보통 스킵의 성(姓)을 따서 팀 명을 붙이는데, 김민지가 이끄는 춘천시청 역시 ‘팀 킴’으로 불린다. 최근 강릉에서 ‘제2의 팀 킴’을 만나 ‘원조 팀 킴’을 꺾고 컬링대표팀이 된 소감을 들어봤다.
평창올림픽에서 스킵 김은정이 리드 김영미를 향해 외친 영미~가 화제가 됐다. 춘천시청은 리드 김수진 혹은 세컨 양태이의 이름을 많이 부른다. 영미 대신 태이를 외치는 경우가 많다. 김상선 기자

평창올림픽에서 스킵 김은정이 리드 김영미를 향해 외친 영미~가 화제가 됐다. 춘천시청은 리드 김수진 혹은 세컨 양태이의 이름을 많이 부른다. 영미 대신 태이를 외치는 경우가 많다. 김상선 기자

 
원조 ‘팀 킴’이 의성여중·고에서 호흡을 맞췄듯 춘천시청팀도 의정부 송현고 동창생들로 구성됐다. 스킵 김민지는 “의정부 민락중 1학년 때 육상에 흥미를 느끼고 있었는데, 같은 반 (김)혜린이는 컬링을 하고 있었다. 재미있어 보여서 따라 하다가 컬링에 입문하게 됐다. 인천에서 전학온 (김)수진이가 중2 때 합류했고, 셋 다 송현고에 진학했다. (양)태이가 송현고 1학년때 가세하면서 지금의 팀이 완성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송현고 시절인 2016년 세계주니어컬링선수권에서 3위에 올랐다. 지난해에도 4위에 오르면서 세계 컬링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들은 고교 졸업 후 함께 춘천시청에 입단했다. 김수진은 “학창 시절부터 매일 붙어 다녀 호흡이 잘 맞는다. 우리 넷이 계속 함께 한다면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 때도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를 닮은 김수진은 똘망똘망한 눈빛으로 딱부러지게 말한다. 배구선수 김연경을 닮은 양태이는 호쾌한 웃음을 짓는다. 김상선 기자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를 닮은 김수진은 똘망똘망한 눈빛으로 딱부러지게 말한다. 배구선수 김연경을 닮은 양태이는 호쾌한 웃음을 짓는다. 김상선 기자

 
춘천시청은 최근 3년 연속 국가대표 선발전 결승에서 경북체육회를 만났다. 춘천시청이 경북체육회를 꺾고 태극마크를 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북체육회는 한 판도 지지 않고 결승에 올랐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춘천시청에 일격을 당했다.
 
김민지는 “평창올림픽 당시 관중석에서 언니들이 은메달을 따는 모습을 지켜봤다. 팀 킴은 기량도, 팀워크도 뛰어나서 항상 배우려고 노력한다. 우리는 그동안 대표선발전에서 2등만 해서 이번 대표선발전에선 ‘잃을 게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김수진은 “선의의 경쟁을 하면 함께 발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컬링 발전을 위해서도 경쟁은 바람직하다”고 했다.
 
지난달 중국 쑤저우에서 열린 컬링 월드컵은 이들의 성인 무대 데뷔전이었다. 그러나 세계적인 팀과의 대결에서 잇따라 지면서 1승5패에 그쳤다. 양태이는 “외국 선수들을 상대하면서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컬링국가대표 김민지, 김수진, 이승준 코치, 김혜린, 양태이 선수. 김상선 기자

왼쪽부터 컬링국가대표 김민지, 김수진, 이승준 코치, 김혜린, 양태이 선수. 김상선 기자

지난 7년간 이들을 지도한 이승준 춘천시청 코치는 “선수들이 아직 어려서 기복이 심한 편이다. 빙판 위에서 더 독해져야 한다”라면서 “경북체육회도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춘 끝에 올림픽 은메달을 따냈다. 우리 선수들도 앞으로 2~3년 정도 지나면 세계 정상을 다투는 팀이 될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김민지는 “평창올림픽 이후 컬링이란 종목이 많이 알려졌다. 심지어 TV 광고에도 나올 정도다. 컬링 인기를 이어가려면 우리가 좋은 성적을 내야한다”면서 “시니어 무대에 데뷔하자마자 국가대표가 돼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언니들에 이어 3년 연속 이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가대표 춘천시청 여자 컬링팀이 2018 아시아태평양 컬링선수권대회 이틀째인 4일 오후 강원도 강릉컬링센터에서 중국과의 첫 경기를 치르고 있다. [뉴스1]

국가대표 춘천시청 여자 컬링팀이 2018 아시아태평양 컬링선수권대회 이틀째인 4일 오후 강원도 강릉컬링센터에서 중국과의 첫 경기를 치르고 있다. [뉴스1]

 
이들은 빙판 위에서는 무표정한 ‘얼음 공주’지만, 빙판 바깥에서는 19세의 평범한 소녀들이다. 춘천의 방 3개짜리 아파트에 합숙하면서 동고동락한다. 김수진은 “가족보다 붙어 있는 시간이 더 많다”고 했다. 김민지는 “훈련을 마친 뒤 숙소에서 TV 드라마를 보는 게 낙이다. 요즘 배우 이민기씨에게 푹 빠졌다”고 말했다.
 
‘원조 팀 킴’은 경북 의성의 특산물인 마늘에 빗대 ‘갈릭 걸스’로 불렸다. 김민지는 “컬링과 걸크러시(여성이 다른 여성을 동경하는 마음)를 합한 ‘컬크러시’란 별명으로 불리고 싶다”고 했다.
 
여자 컬링 대표팀은 …
이름(포지션): 김민지(스킵), 김수진(리드), 양태이(세컨드), 김혜린(서드)
소속팀: 의정부 송현고~춘천시청
주요경력: 2016년 세계주니어선수권 3위,
2017년 세계주니어선수권 4위,
2018 국가대표 선발전 결승전 경북체육회(팀 킴) 꺾어
별명: 컬크러시(컬링+걸크러시)
 
강릉=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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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