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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길고양이 테러’…경찰 수사에도 범인 오리무중인 이유

[연합뉴스]

[연합뉴스]

지난 30일 독극물을 먹은 것으로 추정되는 고양이가 전북 익산시 한 공원에 숨져 있다. 캣맘들은 고양이가 힘없이 쓰러진 채 고통에 몸부림치다 사망에 이른 점, 입 주변과 코가 까맣게 변한 점 등을 들어 독극물 섭취를 주장했다. [연합뉴스]

지난 30일 독극물을 먹은 것으로 추정되는 고양이가 전북 익산시 한 공원에 숨져 있다. 캣맘들은 고양이가 힘없이 쓰러진 채 고통에 몸부림치다 사망에 이른 점, 입 주변과 코가 까맣게 변한 점 등을 들어 독극물 섭취를 주장했다. [연합뉴스]

길고양이에 독극물 살포 등 동물 학대가 의심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경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범인의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지난 2일 울산 화봉동 한 아파트 화단에서 길고양이 사체가 담긴 쓰레기봉투가 발견됐다. 사체는 강한 힘에 눌린 듯한 모습이었다. 발견자의 신고를 받아 수사에 착수한 중부서 관계자는 “아파트 주변 폐쇄회로TV(CCTV)를 분석하고 있지만 현장이 사각지대라 바로 확인이 되지 않는다”며 “인위적 충격을 가한 것인지 사고인지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6일 전북 익산시 한 공원에 ‘독극물 살포로 길고양이를 죽게 한 행위는 동물보호법으로 처벌받는다’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6일 전북 익산시 한 공원에 ‘독극물 살포로 길고양이를 죽게 한 행위는 동물보호법으로 처벌받는다’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역시 울산에서 발생한 ‘바늘 꽂힌 간식’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 CCTV가 없고 익명 페이스북에서 알려진 건이라 제보자를 찾는 것도 어려워 난항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2일 울산대 중앙 잔디밭 앞에서 바늘이 들어간 고양이 간식이 발견돼 경찰에 수사에 나선 사건이다.
 
전북 익산의 한 공원에서는 지난달 30일부터 며칠 사이 길고양이 4마리가 죽었다. 사체를 발견한 이 지역 캣맘(길고양이를 돌보는 사람)들은 고양이가 쓰러져 몸부림치다 죽은 데다 입 주변과 코가 까맣게 변했다며 의도적 독극물 살포를 주장했다. 익산경찰서는 신고자 진술을 확인한 뒤 주변 CCTV 영상과 목격자 유무를 확인하고 있다. 하지만 시일이 지나 수사가 시작된 탓에 사체가 없어 독극물이 사인인지 확인하기 어렵다. 익산서 관계자는 “탐문 조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대 중앙 공원 잔디밭에서 발견됐다는 바늘 꽂은 동물 간식. [페이스북]

울산대 중앙 공원 잔디밭에서 발견됐다는 바늘 꽂은 동물 간식. [페이스북]

지난달 7일 알려진 경기도 수원 농촌진흥청 내 잔디공원 ‘못 간식’ 사건 역시 수사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시 오후 2시쯤 공원 주변 잔디밭을 산책하던 반려견이 땅에 있는 간식에 3㎝ 길이의 못이 박힌 줄 모르고 주워 먹었다 호흡 곤란 증세를 보였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CCTV가 없고 관리자가 상주하지 않는 곳이라 하루 2시간씩 현장에서 탐문했지만 목격자를 찾지 못했다”며“곧 수사를 종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찰은 “예방 차원에서 현수막을 걸고 구청과 협의해 CCTV 1개를 이달 중에 설치할 계획”이라며 “피해자 검거에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에서 지난 5월 발생한 ‘길고양이 염산 살포’ 사건은 경찰 조사 결과 상해 원인이 화학약품인지 명확하지 않고 현장 탐문을 했지만 사람이 한 일이라고 결론 내기 어려워 내사 종결됐다. 당시 부산 길고양이 보호 연대는 용호동 주택가에서 누군가 길고양이 3마리에게 화학약품 추정 물질을 뿌려 2마리가 피를 흘리며 달아나고 1마리는 몸통 내장 일부가 노출되는 상처를 입었다면서 경찰에 진정을 접수했다. 
동물보호법 개정안 발의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동물보호법 개정안 발의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목을 매다는 등의 잔인한 방법으로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 도구·약물 등 물리적·화학적 방법을 사용해 상해를 입히는 행위 등을 할 경우 최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하지만 동물보호법이 제정된 1991년 이후 동물 학대로 실형을 선고한 사례는 없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동물보호법 위반 건수는 2013년 113건에서 2017년 322건으로 늘었다. 매년 느는 추세다. 
 
동물보호단체 카라의 전진경 이사는 “동물 범죄는 피해 당사자가 증언하거나 신고할 수 없는 데다 길고양이는 행적이 정해져 있지 않아 증거를 확보하기 어렵다. 또 가해자가 대부분 CCTV가 없고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으슥한 곳에서 범행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초동수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 이사는 “처벌 수위가 낮은 것 역시 문제”라며 “처벌을 강화해 일벌백계해야 잔악한 동물 학대 범죄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은경 기자 chin1ch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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