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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경기 하강 국면” … 청와대 판단과 달랐다

25일 오후 경기도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자동차와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뉴스1]

25일 오후 경기도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자동차와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뉴스1]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나왔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최근 “우리 경제가 여전히 2% 후반의 잠재성장률 수준에 있고, 이는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다”며 ‘경제 위기론’을 반박했는데, 국내 대표 싱크탱크인 KDI가 다른 견해를 보인 셈이다.
 
KDI는 6일 ‘KDI 경제전망’(2018년 하반기)을 통해 “한국 경제는 내수 경기가 둔화하는 가운데, 수출 증가세도 완만해질 것”이라며 올해와 내년 실질성장률을 각각 2.7%·2.6%로 예상했다. 지난 5월 전망(올해 2.9%·내년 2.7%)에서 각각 0.2%포인트·0.1%포인트 내린 것이다.
 
김현욱 KDI 경제전망실장은 “잠재성장률이 2.7~2.8%로 형성돼 있다고 보는데, 내년 성장률은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모습”이라며 “경기가 거의 정점을 지나면서 하향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잠재성장률이란 물가상승 없이 최대한 이룰 수 있는 성장률을 뜻한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KDI는 투자·소비·고용 등 거의 모든 경제 부문에 대해 ‘잿빛 전망’을 냈다. 우선 지난해 14.6% 늘었던 설비투자가 올해 1.8% 줄고, 내년에는 1.3% 찔끔 는다. 건설투자는 지난해 7.6% 증가했지만, 올해와 내년에는 마이너스로 뒷걸음질친다. 가파른 투자 감소가 전망치 하향의 주된 원인이라는 게 KDI의 설명이다.
 
최악의 고용 사정 역시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인다. 김 실장은 “올 10~12월 취업자 증가 폭은 0명 정도로 증가와 감소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취업자 수 증가가 4분기 소폭이나마 마이너스로 될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이어 “내년 1분기에도 큰 폭의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해 취업자 증가 규모는 2009년(8만7000명 감소) 이후 9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올해와 내년 실업률도 2001년(4%) 이후 가장 높은 3.9%가 될 거로 KDI는 내다봤다.
 
KDI는 민간소비 증가율도 올해 2.6%, 내년 2.4%로 5월 전망 대비 0.2%포인트씩 낮췄다. 대출 규제 및 주식 등 자산가격 하락이 소비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이는 청와대의 시각과 배치된다. 장 실장은 지난 4일 “내년에는 정부가 흔들림 없이 추진해 온 소득주도 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의 실질적인 성과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실장 말대로라면 내년 경기 지표가 호전돼야 하는데, KDI는 오히려 경기가 하강 국면에 진입했으며, 성장률의 단기간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국제통화기금(IMF), 한국금융연구원 등도 내년 한국의 성장률이 2.6%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통상 다른 기관보다 낙관적인 전망치를 내놓는 한국은행 역시 내년 성장률을 2.7%로 예상했다. 주요 국내외 기관이 이처럼 성장률 전망을 낮추고 있는데, 장 실장은 “우리 경제에 대한 근거 없는 위기론은 국민의 경제 심리를 위축시켜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며 다른 화법을 구사한 것이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여러 지표가 경기 하강을 가리키는데 청와대만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기존 정책의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기존의 ‘재정 풀기’에만 의존하면 경기 상황은 나아질 수 없다”고 말했다.
 
KDI는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KDI는 “내수 경기 둔화 및 고용 부진으로 인해 물가가 빠르게 상승하기는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해 현재 수준의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KDI는 또 “산업경쟁력 회복이 지연될 경우 소득 불평등 완화와 고용 확대를 위한 정책의 성과가 장기적으로 유지되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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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