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오른쪽)과 장하성 정책실장이 6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 질의를 듣고 있다. 임현동 기자
자유한국당 등은 오전에 임 실장을 상대로만 질의했다. 임 실장은 지난달 17일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장 자격으로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했는데, 당시 선글라스를 낀 채 국정원장, 국방부장관 등을 대동해 논란이 됐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비서실장이 되면 대통령 부재중에 청와대를 지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건 문 대통령의 자서전인 『운명』에 나오는 구절인데, 당시 문 대통령은 유럽 순방 중이었다”며 “대통령이 귀국하고 난 후에 위원장으로 장관, 차관, 국정원장을 데리고 폼을 잡더라도 잡았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임 실장이 칼둔 칼리파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등을 면담한 것 관련해서도 김 원내대표는 “임 실장이 문 대통령 다음에 최고 권력자”라고 주장했다.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7일 오후 남북공동유해발굴을 위한 지뢰제거 작업이 진행 중인 강원도 철원군 육군 5사단 비무장지대 GP초소 앞에서 현장 보고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11/06/cac4fec6-3d1e-4395-bfc9-b9edc67ea859.jpg)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7일 오후 남북공동유해발굴을 위한 지뢰제거 작업이 진행 중인 강원도 철원군 육군 5사단 비무장지대 GP초소 앞에서 현장 보고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임 실장은 “이행추진위 회의에서 10월 중 군사 부분 합의 현장을 점검ㆍ격려하기로 결정을 해 위원회가 같이 가게 된 것”이라며 “비서실장이 장관들을 대동하고 갔다는 표현은 적절한 설명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선글라스 시찰’ 논란에 대해서도 “제가 햇볕에 좀 약해서 눈을 잘 뜨지 못한다”며 “선글라스를 국군의날에도 끼고, 현충일 행사 때도 이동할 때 꼈는데 이번에 오해를 받은 만큼 더 옷깃을 여미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장하성 실장에겐 경제 상황 인식에 대한 야당의 비판이 쏟아졌다. 장 실장은 지난 4일 고위 당·정·청 협의에서 "근거 없는 위기론은 경제 심리를 위축시킨다"고 강조했다.
유의동 바른미래당 의원은 “코스피 급락, 각종 경제지표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데 경제가 위기가 아니라고 판단하는 근거가 뭐냐”고 따졌다. 장 실장은 “국가 경제가 위기에 빠졌다는 표현은 굉장히 과한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장 실장은 “문재인 정부가 촛불민심을 위해 가장 잘한 것이 있으면 한 가지만 말해달라”(어기구 민주당 의원)는 질의를 받자 “경제적으로는 저소득층과 중산층을 위한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시행한 것”이라면서도 “임금을 받는 75%의 근로자들에게는 상당한 성과가 있었지만, 자영업자 등 25%에 해당하는 노동자들에게 정책 성과를 못 내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장하성 정책실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경호처 등 청와대에 대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11/06/b2e27d4d-423a-4eda-81da-782cc6aadacb.jpg)
장하성 정책실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경호처 등 청와대에 대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이날 국감엔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도 출석했다. 정유섭 한국당 의원은 북한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의 ‘냉면 발언’에 대해 “(이 위원장의 발언은)핵무기를 가진 자의 오만”이라며 “북한이 언제 핵무기를 휘두를지 모른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북한의 특정 인사의 발언과 관련해 맥락, 배경에 대해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한 사람의 발언에 대한 추측을 갖고 남북관계의 전반을 판단하는 것은 아주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판문점선언이 유엔총회 지지결의를 얻지 못하는 것과 관련해 정 실장은 “선언문의 영문 번역 작업을 하는데, 시간이 걸려 최근에 작업이 완료됐다”며 “유엔총회 지지 결의는 현재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 실장은 "올해 안에 종전선언이 가능하도록 관련국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라고도 했다.
한편 이날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현재 고용상황의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의미에서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가 사의 표명 사실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 8월까지만 해도 사의설에 대해 “확대 해석”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부총리는 경제 성장률과 관련해선 “올해 2.9%를 달성하긴 힘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소득주도성장에 대해선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시장의 수용성을 고려해 수정과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효성ㆍ윤성민 기자 hyoz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