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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채굴...금ㆍ구리 채굴보다 2배 더 많은 에너지 쓴다

 
“비트코인은 전기에 굶주린(power-hungry) 암호화폐다” 
 
비트코인 채굴에는 엄청난 전기가 소모된다. 미국 오크리지 과학교육 연구소의 연구진은 비트코인 채굴에 들어가는 전기 사용량이 연간 아일랜드의 전기사용량과 맞먹는다고 밝혔다. [중앙포토]

비트코인 채굴에는 엄청난 전기가 소모된다. 미국 오크리지 과학교육 연구소의 연구진은 비트코인 채굴에 들어가는 전기 사용량이 연간 아일랜드의 전기사용량과 맞먹는다고 밝혔다. [중앙포토]

암호화폐의 엄청난 전력소모에 대한 과학자들의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각) 미국 하와이대 기후학자들이 “비트코인 채굴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CO2)만 전 세계적으로 6900만t에 달한다”며 경고한 데 이어, 이번에는 미국 오크리지 과학교육연구소 연구진이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이더리움ㆍ라이트코인 등 암호화폐 채굴에 드는 에너지가 금을 비롯한 광물을 채굴하는 데 드는 에너지보다 2배 이상 많이 든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이들 연구진은 각각 지난달 29일과 이달 6일, 해당 논문을 국제 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와 네이처 지속가능성(Nature Sustainability)에 게재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암호화폐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고난도의 수학 문제를 푸는 ‘작업 증명(POWㆍProof-Of-Work)’ 방식으로 채굴된다. 개인의 힘으로는 생산성이 낮아 통산 ‘채굴기’로 불리는 컴퓨터의 도움을 받는다. 고난도의 연산 능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그래픽 처리 장치(GPU)가 장착된 그래픽 카드를 수십 대 연결하는 형태로 채굴기를 구성한다. 김종현 아주대 사이버보안학과 교수는 “전통적인 POW 방식은 전력을 낭비하는 단점이 있어 이를 보완한 다른 방식의 암호화폐가 고안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더리움 채굴기의 모습. 1세대 암호화폐인 이더리움ㆍ비트코인은 작업증명(POW)방식으로 화폐가 채굴된다. 개인의 힘으로는 생산성이 떨어져 대규모 채굴기를 사용한다. [사진 제네시스마이닝]

이더리움 채굴기의 모습. 1세대 암호화폐인 이더리움ㆍ비트코인은 작업증명(POW)방식으로 화폐가 채굴된다. 개인의 힘으로는 생산성이 떨어져 대규모 채굴기를 사용한다. [사진 제네시스마이닝]

비트코인은 과연 얼마나 많은 전기를 먹는 걸까. 오크리지 연구진은 “1달러 가치의 비트코인을 채굴하는데 총 17 메가줄(MJㆍMegajoule)의 에너지가 든다”며 “이에 반해 금과 구리는 각각 5MJㆍ4MJ의 에너지를 소비한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채굴에 드는 에너지가 금보다 3배 이상 많은 것이다. 이 외에도 이더리움은 9MJㆍ라이트코인은 15MJ의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1MJ는 얼마만큼의 에너지를 나타내는 걸까. 물리학에서는 1줄(J)이 1뉴턴(N)의 힘으로 물체를 1m 이동시켰을 때 드는 힘을 나타낸다. MJ이 J의 100만 배에 해당하는 에너지라는 것을 고려하면 비트코인 채굴에 어느 정도  큰 에너지가 드는지 상상할 수 있다. 연구진은 “(많은 암호화폐 중) 비트코인 채굴에만 들어가는 전력이 아일랜드가 1년간 쓰는 전력과 맞먹는다”고 직접 비교했다.  
 
하와이대 연구진은 29일(현지시각) 비트코인 채굴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로 2033년까지 세계 기온이 2도 가량 올라갈 수 있다고 경고 했다. [로이터=연합뉴스]

하와이대 연구진은 29일(현지시각) 비트코인 채굴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로 2033년까지 세계 기온이 2도 가량 올라갈 수 있다고 경고 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앞서 암호화폐의 에너지를 CO2 배출량으로 환산한 하와이대 연구진은 “(비트코인 채굴로 인한 CO2 배출로) 2033년까지 전 세계 기온이 2도가량 올라갈 수 있다”며 “이는 결코 극단적인 시나리오가 아니다”고 밝혔다. 2015년 말에 체결된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산업혁명 이전 시기보다 지구 평균 기온 상승 폭을 2도보다 낮게 유지하자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이것이 좌절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내에서는 전력소모가 많은 암호화폐의 채굴방식 때문에 화재가 발생한 사례도 적지 않다. 실제로 지난 8월 24일 대구 동구 신평동의 한 창고 건물에서는 비트코인을 채굴하던 1600여대 채굴기가 전기 합선을 일으켜 약 80억원의 재산 피해를 냈다. 지난해 말 강원 강릉시에서도 6구 멀티탭 1개에 36개의 그래픽 카드를 연결한 채로 가동 중이던 채굴기가 화재를 일으켰다. 당시 현장에서는 총 300개의 그래픽 카드가 설치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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