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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군산공장 폐쇄 5개월···주민들은 "꼴도 보기 싫다"

 
 
한국GM이 지난 5월 31일자로 폐쇄한 군산공장 부지를 지난 3일 찾았다. 129만㎡의 넓은 부지는 빗소리만 들릴 뿐 적막했다. 공장 출입구마다 ‘출입 금지 출입문 폐쇄’라고 적힌 빨간색 딱지가 붙어있다. 

‘빨간 딱지’ 붙여두고 공장 일부 가동중

 
 
건물 전체를 소등한 한국GM 군산공장 본관. 군산 = 문희철 기자

건물 전체를 소등한 한국GM 군산공장 본관. 군산 = 문희철 기자

 
비구름이 잔뜩 낀 어두운 날인데도 본관 등 주요 건물은 모두 불이 꺼진 상태였다.  
 
 
출입을 금지하는 빨간 딱지로 봉인한 한국GM 군산공장. 군산 = 문희철 기자

출입을 금지하는 빨간 딱지로 봉인한 한국GM 군산공장. 군산 = 문희철 기자

 
공장 폐쇄 5개월이 지났지만, 공장 내부는 깨끗했다. 청소차 1대가 도로를 돌아다니며 환경을 정리하고 있었다. 정문에서 일직선으로 뻗은 대로변에는 버스 정류장도 보였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2000여명의 근로자들이 출·퇴근용 버스를 타던 곳이다. 수많은 근로자들이 오가던 이곳은 이제 낙엽 치우는 청소부 1명만 남았다.
 
 
한국GM 군산공장 도장공장과 조립공장 사이 길. ‘고객의 믿음과 함께 새롭게 탄생합니다’라는 글귀가 보인다. 군산 = 문희철 기자.

한국GM 군산공장 도장공장과 조립공장 사이 길. ‘고객의 믿음과 함께 새롭게 탄생합니다’라는 글귀가 보인다. 군산 = 문희철 기자.

 
도장공장과 조립공장 사이 길로 접어들었다. 한때 준중형세단 크루즈와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올란도를 연간 최대 27만대까지 생산하던 곳이다. ‘고객의 믿음과 함께 새롭게 탄생합니다’라는 글귀가 보였다. 신뢰 부족으로 노사 갈등에 빠진 한국GM의 상황과 묘하게 오버랩하는 문구였다.  
 
 
출입을 금지하는 빨간 딱지로 봉인한 한국GM 군산공장. 군산 = 문희철 기자.

출입을 금지하는 빨간 딱지로 봉인한 한국GM 군산공장. 군산 = 문희철 기자.

 
조립공장 건물 뒤편에는 부품 하차장이 있다. 한국GM에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업체 트럭이 부품을 상·하차하던 곳이다. 대한물류 등 당시 협력업체 전용 주차공간엔 부품사 사명도 그대로 적혀있다. 공장이 가동될 땐 이곳으로 들어온 부품이 좌측 조립공장 생산라인으로 즉시 옮겨졌다. 하지만 지금은 파란색 철문이 굳게 닫혀 있다.
 
 
한때 협력사 트럭이 부품을 하차하던 한국GM 군산공장 부품하차장. 지금은 직원들이 주차장처럼 사용하고 있다. 군산 = 문희철 기자.

한때 협력사 트럭이 부품을 하차하던 한국GM 군산공장 부품하차장. 지금은 직원들이 주차장처럼 사용하고 있다. 군산 = 문희철 기자.

 
이곳에서 인적을 발견했다. 한국GM이 창원공장에서 생산하는 흰색 경차 스파크가 도장공장 앞에 주차돼 있었다. 부품 하차장에는 협력사 트럭 대신 말리부·크루즈 등 승용차 12대가 서 있었다.
 
군산공장에서 희망퇴직을 거부했지만 전환배치도 되지 않은 직원들은 현재 군산공장에 없다. 별도의 시설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그런데 일부 직원들이 군산공장에 보이는 건 크루즈·올란도 일부 부품을 군산공장에서 여전히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불이 켜진 채 일부 공장을 가동 중인 한국GM 군산공장 도장공장. 군산 = 문희철 기자.

불이 켜진 채 일부 공장을 가동 중인 한국GM 군산공장 도장공장. 군산 = 문희철 기자.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33명의 직원이 한시적으로 최대 1년까지 군산공장에서 일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기존에 크루즈·말리부를 샀던 고객이) 애프터서비스를 요청할 경우를 대비해서 소규모로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거래법상 완성차 제조사는 차량을 단종해도 8년 동안 의무적으로 부품을 공급해야 한다.
 
서지만 군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집행위원장은 “공장 폐쇄를 이후로 정리해고를 단행한 이후 사실상 공장을 가동한다는 점에서 부당노동행위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텅 비어 있는 한국GM 군산공장 완성차 조립 공장. 군산 = 문희철 기자.

텅 비어 있는 한국GM 군산공장 완성차 조립 공장. 군산 = 문희철 기자.

 
한때 한국GM 부채가 7조5441억원(2017년 기준)에 달하고 자본잠식(-1조1514억원)에 빠지자 군산지역 주민들은 앞다퉈 한국GM 살리기에 나섰다. 시민들이 크루즈·올란도 구매 캠페인에 참여하고 관광서 관용차량도 한국GM 생산 차량으로 교체했다. 공장견학을 통한 공장 이미지 제고나 한국GM 군산공장 사랑하기 캠페인도 벌였지만, GM은 결국 군산공장 문을 닫았다. 
 
군산공장 인근에서 만난 군산시 나운동 거주민 두병선(54) 씨는 “크루즈·올란도 구매 캠페인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지금은 ‘꼴도 보기 싫다’며 중고차 시장에 대거 차를 내놓고 있다”고 싸늘한 민심을 전했다.
 
 
‘함께한 100년, 함께할 100년, Chevrolet is the car’라는 간판이 보이는 한국GM 군산공장. 군산 = 문희철 기자.

‘함께한 100년, 함께할 100년, Chevrolet is the car’라는 간판이 보이는 한국GM 군산공장. 군산 = 문희철 기자.

 
GM은 군산공장 매각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이 군산공장 시찰을 요청해도 사유 재산이라는 이유로 출입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GM은 신문에 군산공장 부지를 매각한다는 공고도 내지 않았다"며 “공무원 현장 시찰마저 불허한다면 매입 의사가 있는 잠재적 인수 희망자에게 제대로 정보를 제공할 수 없어 부지 매각이 계속 지지부진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군산=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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