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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에게 이토 저격 권총 구해준 최재형의 추모비는 왜 없을까

 일제 강점기 러시아 연해주 일대의 독립운동사에서 최재형(1858~1920)을 빼놓을 수 없다. 러시아 군대에 물건을 납품하면서 어마어마한 부를 축적한 최재형은 독립운동 자금을 대는 ‘젖줄’역할도 했다. 그는 한반도에서 궁핍한 생활을 견디지 못해 연해주로 건너간 한인들에게 살 길을 터주고, 한인 마을에는 학교를 세우기도 했다. 
 
안중근 의사(왼쪽)가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권총을 구해준 이는 최재형이었다.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에 사용된 체코와 소련제 무기 구입과 독립운동 자금 마련에도 최재형이 큰 몫을 했다. [중앙포토]

안중근 의사(왼쪽)가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권총을 구해준 이는 최재형이었다.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에 사용된 체코와 소련제 무기 구입과 독립운동 자금 마련에도 최재형이 큰 몫을 했다. [중앙포토]

 
안중근(1879~1910)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 저격에 사용한 8연발 브라우닝식 권총도 실은 최재형이 건네준 것이었다. 당시 연해주 일대에 사는 한인들은 하나같이 ‘최재형’을 의지했다. 1907년 한반도에서 연해주로 건너온 안중근은 “집집마다 최재형의 초상화가 걸려 있었다”고 회상할 정도였다.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에 사용된 체코와 소련제 무기 구입도 최재형의 지원이 있었다고 한다. 연해주 일대 독립운동에서 최재형의 영향력은 거의 절대적이었다. 
 
그럼에도 독립운동사에서 ‘최재형’이란 이름 석 자는 오랫동안 낯선 이름이었다. 남북이 분단되고, 연해주가 러시아 영토가 되면서 최재형의 독립운동 자취도 잊혀져 갔다. 그가 일제에 의해 처형을 당한 러시아 우수리스크의 언덕에는 지금도 갈대만 무성할 뿐이다.  
 
오는 11일 설립 30주년을 맞는 새에덴교회가 ‘최재형 추모비 건립’사업에 나섰다. 한민족평화나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소강석 담임목사는 6일 “안민석(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정부 차원에서 ‘최재형 추모비 건립’을 추진해 달라고 요청했다. 국회를 통해 3억5000만 원의 예산 마련을 현재 추진 중이다. 최재형 같은 독립운동가는 국가 차원에서 그 뜻을 기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정부의 예산 확보가 어렵다면 새에덴교회와 한민족평화나눔재단을 중심으로 한 민간 차원의 추모비 건립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재형이 일본 군인에게 잡혀갈 때 머물던 집. 그는 가족을 뒤로 한 채 끌려가 야산 언덕에서 총살 당했다. [중앙포토]

최재형이 일본 군인에게 잡혀갈 때 머물던 집. 그는 가족을 뒤로 한 채 끌려가 야산 언덕에서 총살 당했다. [중앙포토]

 
함경도에서 노비의 자식으로 태어난 최재형은 러시아 선장의 도움으로 교육을 받은 뒤 뱃사람이 됐다. 세계 곳곳을 항해하며 안목을 넓히고, 군수산업을 통해 거부가 된 최재형은 러시아어에도 아주 능통했다. 상하이 임시정부를 후원했고, 무장 독립투쟁의 자금원 역할을 했다. 1919년 블라디보스토크에 대한국민회의 임시정부를 세울 때도 재정적 기반을 맡았다.  
 
소강석 목사는 “정부에서 3억5000만 원 예산이 확보되면, 한반도평화나눔재단에서 5000만 원을 보태겠다. 지난 여름부터 한국에서 블라디보스토크로 가는 비행기가 하루 12편씩 뜨고 있다. 그곳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들이 연해주 독립운동의 유적을 순례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나. 그 중심에 ‘최재형 선생’이 있다. 추모비를 세우고, 주위에 조경도 하고, 땅을 확보해 주차장도 마련해야 한다”며 “가능하다면 내년 가을 전에 추모비를 세우고, 3ㆍ1운동 100주년(2019년) 때는 기공식을 가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최재형 선생이 순국한 언덕을 소강석 목사가 독립운동가 후손들과 함께 찾았다. 소 목사는 하모니커로 '아리랑'을 불렀다. 우수리스크=백성호 기자

최재형 선생이 순국한 언덕을 소강석 목사가 독립운동가 후손들과 함께 찾았다. 소 목사는 하모니커로 '아리랑'을 불렀다. 우수리스크=백성호 기자

 
한편 설립 30주년을 맞은 새에덴교회는 나눔의 일환으로 경기도 시각장애인 연합회에 5톤 분량인 사랑의쌀 5000포대를 기증했다. 통상 20주년, 30주년을 맞는 교회는 교회 건물을 새로 짓거나, 대형 체육관을 비려 내부적인 축제 행사를 하는 경우도 많다. 새에덴교회는 30주년을 맞아서 모인 40억 원의 헌금을 교회 부채를 갚는 대신 사회 취약계층과 미자립교회, 재정이 어려운 신학교 등을 돕는데 쓰기로 했다.  
 
백성호 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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