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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만명’ 국민청원 답변 기준 될 수 없다”

청와대 국민청원이 운영·절차상 맹점이 많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이 운영·절차상 맹점이 많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20만명’이 정부 답변의 절대적 기준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부적절한 게시글들이 많아지면서 이에 대한 삭제 조치 절차 등에 대해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정동재 한국행정연구원 사회통합연구실 부연구위원은 6일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열린 ‘국민청원, 현황과 과제’ 포럼에서 “20만명이 넘지 않는 사안이라도 정부의 책임 있는 응답이 필요한 사안이라 판단될 경우 답변을 의무화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은 동의자 수가 30일 내 20만명이 되면 청와대나 담당 정부부처가 답변을 해야 한다.
 
정 부연구위원은 “정부 응답 기준을 현재처럼 특정 수치에 국한해 설계하는 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20만명 기준이 어떠한 근거로 설정된 것인지 불분명하다. 현재 기준은 사실상 20만명도 아니고 20만 계정”이라고 지적했다.
 
정 부연구위원은 “20만명의 동의를 받은 게시글만 정부가 답변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인가”라며 “20만명 이하의 동의를 받은 게시글은 답변하지 않는 것이 제도의 근본 취지에 부합하는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20만명을 채우기 위한 주목 경쟁 양상과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며 “소수가 여론을 왜곡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적극적 지지자들의 욕구가 과잉 대표돼 시민 의사는 과소 대표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게시글의 삭제 기준, 절차를 명확히 하고,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며 “청와대의 자의적인 글 삭제, 무응답, 거부 등은 국민의 권리(응답신청권)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SNS 계정을 이용한 중복 청원 ▶여론몰이식 사적 청원 등록 ▶게시글 삭제 통보 의무 없음 ▶정부 응답에 대한 피드백 시스템 부재 등을 국민청원 제도의 문제점으로 꼽았다.
 
정 부연구위원은 “시민들의 폭발적 호응과 참여로 여론조사나 대외 평가에서 청원제도는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디지털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했다는 평가도 나온다”면서 “하지만 제도를 개선할 필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준 한국행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국민청원은 이슈를 토론하는 공간이 아닌 이슈를 던지는 공간이다. 단지 동의만 할 수 있고, 반대할 수도 댓글을 달 수도 없다”며 “정부가 여론을 파악하려면 국민청원 게시판만 보아서는 안 되고 국민청원 게시판과 연결된 공론장 전체를 보는 시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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