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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안 난다’던 거제 살인사건 가해자, 반성문 제출

거제 살인사건 당시 사진. [사진 경남경찰청]

거제 살인사건 당시 사진. [사진 경남경찰청]

경남 거제에서 50대 여성을 무차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이 첫 재판을 앞두고 반성문을 제출했다.
 
5일 창원지방검찰청 통영지청에 따르면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박모(20‧남)씨에 대한 첫 공판이 29일 오전 10시 40분 통영지원에서 진행된다. 당시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며 검찰 수사에서 대체로 묵묵부답이었던 박씨는 이날 법원에 반성문을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버지를 일찍 여읜 박씨는 아르바이트로 어머니와 누나를 부양하며 생활하다가 최근 입대를 앞두고 심리적 압박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에게는 국선변호인이 선임된 상태다.  
 
그러나 검찰은 박씨가 70차례 넘게 피해 여성을 폭행한 점, 도구를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여성 얼굴이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했던 점 등으로 토대로 박씨에게 살인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휴대전화를 복원한 결과 박씨가 범행 하루 전 ‘사람이 죽었을 때’ ‘사람이 죽었는지 안 죽었는지’ ‘사람이 죽으면 목이 어떻게’ 등을 검색한 것도 범행 고의성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범행 2~3시간 전 박씨가 평소에 좋아하던 여성 등 3명과 술을 마시다 이 여성이 다른 남성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격분해 밖으로 나갔고 이후 범행을 저질렀다는 사실도 찾아냈다. 검찰은 이를 토대로 박씨가 처음부터 누군가를 살해할 목적을 갖고 거리를 배회하다 집 또는 연고지와 전혀 상관이 없는 신오교 부근에서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오교는 거제에서 노숙자들이 많이 몰리는 곳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박씨가 처한 환경이 좋지 않다고 하더라도 이런 흉악범죄를 용서하기는 어렵다”며 “박씨가 범행 이전 다녀간 노래방 술값을 직접 계산한 데다 신오교도 본인이 걸어서 찾아간 만큼 심신미약을 주장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지난달 4일 오전 2시 36분쯤 거제시 옥포동의 한 선착장 인근 도로에서 A씨(58‧여)의 얼굴과 머리 등을 수십 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술에 취한 박씨는 “살려 달라”며 무릎 꿇고 애원하는 A씨를 70여 차례에 걸쳐 폭행했고,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5시간 뒤 숨졌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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