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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친구들과 문제 찾아 해결하는 동안 자연스레 앙트십 키웠죠

일상생활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 가능한 방법을 만들어 내는 역량, 한마디로 하면 앙트십(앙트레프레너십·entrepreneurship·기업가정신)이죠. 그동안 소년중앙은 학생부터 벤처기업 창업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앙트십을 어떻게 경험하고 또 키워왔는지 살펴봤는데요. 만약 소중 친구들의 학교에서 앙트십 수업을 한다면 어떨까요. 하루 동안 앙트십을 경험한 아주중학교(서울 송파구) 학생들의 길고도 짧았던 수업 현장으로 함께 가봅시다.
올해 앙트십 스쿨은 네이버가 후원하고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의 주최로 오이씨랩이 국내 학교 50곳에서 진행하고 있다. 소년중앙은 그중 서울 아주중학교 현장을 찾았다.

올해 앙트십 스쿨은 네이버가 후원하고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의 주최로 오이씨랩이 국내 학교 50곳에서 진행하고 있다. 소년중앙은 그중 서울 아주중학교 현장을 찾았다.

“앙트십 스쿨은 활동하고 참여하는 수업”이라고 설명한 박지아 앙꼬쌤(앙트십 수업을 맡은 선생님)은 먼저 조를 나눴죠. 이날 앙트십 스쿨에는 진로탐색동아리·영미문화반·스카우트반 1·2학년 학생 33명이 참여했습니다. 각자 조원들을 확인한 뒤 관찰게임을 제안하며 잠깐 선생님을 도와줄 친구를 찾았어요. 최기원 학생이 바로 손을 들자 박 앙꼬쌤은 기원이네 조 학생들을 전부 앞으로 불러냈죠. “지금 이 친구들의 모습을 관찰할 시간 10초 줄게요. 그다음 친구들이 뭔가 하나씩 모습을 바꿀 거예요. 그걸 맞혀보세요.”
10초 후, 다른 친구들은 책상에 엎드린 가운데 앞에 나온 6명이 부산해집니다. 이걸 바꿀까 저걸 해볼까 하더니 5초 만에 작은 변신을 시도했죠. 자신 있게 포즈를 취했는데 아뿔싸, 여학생 6명이 단번에 정답을 맞혔습니다. “친구들의 관찰력이 매우 좋네요.” 박 앙꼬쌤은 다시 한번 게임을 시작했어요. 이번엔 4명의 남학생이 관찰 대상입니다. 조원끼리 달라진 점을 이야기한 후 의견을 모아 말하기로 했죠. 가장 먼저 손을 든 조에서 술술 답이 이어지나 했더니 잠깐 막힙니다. 박 앙꼬쌤이 다른 조에게 기회를 넘길까 묻자 “잘생겨졌어요”라고 재치 있게 받아치네요. 모두가 웃는 가운데 게임이 끝났죠.  
두 번째 관찰게임에 참여한 한승진·이재호·윤귀선·김준우(왼쪽부터) 학생이 다른 학생들이 엎드린 사이 한 가지씩 바꾼 뒤 포즈를 취했다.

두 번째 관찰게임에 참여한 한승진·이재호·윤귀선·김준우(왼쪽부터) 학생이 다른 학생들이 엎드린 사이 한 가지씩 바꾼 뒤 포즈를 취했다.

긴장이 풀린 학생들에게 좋아하는 기업 혹은 지금 기억나는 기업을 물어봤어요. 누군가 재빨리 네이버를 외칩니다. 앙트십 스쿨은 네이버가 후원하고 오이씨랩이 진행하는 수업이라고 처음에 소개했거든요. 이어 나이키·구글 등이 나왔죠. “이런 기업은 보통 돈 버는 곳이라고 생각하죠. 과연 그럴까요? 옷을 예로 들어볼게요. 옷은 왜 입죠?” 앙꼬쌤의 질문에 “추워서요”“멋 내려고요”“부끄러워서요” 등의 답이 나옵니다.  
“그렇죠. 체온이 떨어진다는 문제를 발견하고, 옷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옷을 팔아 돈을 벌고, 옷을 입음으로써 멋을 낸다는 가치도 얻죠. 기업은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면서 이윤뿐 아니라 가치를 창출합니다.”
카드를 통해 다양한 스타트업의 특징을 살펴보는 최주안·김민찬·엄주엽·유승원·김기원·김요한(왼쪽 아래부터 시계 방향) 학생.

카드를 통해 다양한 스타트업의 특징을 살펴보는 최주안·김민찬·엄주엽·유승원·김기원·김요한(왼쪽 아래부터 시계 방향) 학생.

설명에 이어 스타트업 세 곳의 영상을 봤죠. 패키지여행의 문제점을 나만의 여행 콘셉트로 풀어낸 마이리얼트립, 모델 아닌 일반인을 위한 패션 정보를 공유하는 스타일쉐어, 정장이 필요한 사람에게 옷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열린옷장의 영상이었습니다. 이렇듯 생활 속 문제점을 찾아 바꿔나가는 기업을 더 알아보기 위해 키워드 게임을 했죠. 기회발견&문제해결 카드를 갖고 해당하는 문제를 해결한 스타트업을 찾아내는 겁니다.
여러 가지 활동을 통해 앙트십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된 학생들은 이제 기업을 운영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가가 되어 보기로 했습니다. 5개 조가 각각의 회사가 된 거예요. 청소년을 위한 앱(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하는 회사죠. 패션·뷰티와 푸드, 교육, 문화·예술, 교통으로 분야를 나눠 문제 상황을 먼저 찾아봤습니다. 푸드를 고른 김준우 학생이 “짜고 매운 음식이 문제야. 나트륨도 많이 들었대” 의견을 내자 윤귀선 학생이 물통을 꺼냅니다. “물을 많이 마셔야 돼. 싱거운 것도 많아.” 한참 이것저것 말하던 이들은 급식 쪽으로 방향을 잡아갑니다. 아무래도 청소년이 많이 접하는 음식 중에 급식이 빠질 수 없겠죠.
(왼쪽 아래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나현·김리아·정동수·이재현·김성준학생이 사람을 연결하는 문제를 해결한 기업에 대해 이야기 중이다.

(왼쪽 아래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나현·김리아·정동수·이재현·김성준학생이 사람을 연결하는 문제를 해결한 기업에 대해 이야기 중이다.

청소년의 문화·예술 문제를 찾던 조는 벌써 앱 서비스를 그림으로 그려보고 있네요. 박상진 학생이 “메인에서 터치하면 넘어가잖아. 그럼 미술관·뮤지컬·영화관·박물관 항목이 나오는 거지” 말하자 김유현 학생이 “미술관이면 세계적인 아티스트가 찾아왔다는 식으로 설명하면 되겠다”고 덧붙였죠. 최기원 학생은 뮤지컬은 공연장으로 바꾸자고 했고요.  
분야별로 문제점을 찾아 앱 서비스를 구상하고, 그림으로 그리는 동안 콘셉트를 한 줄로 표현해야 합니다. 배달의민족 앱은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곳에서’, V LIVE 앱은 ‘스타 실시간 개인방송’이라고 한 것처럼요. 한참 앱 화면을 그리던 손놀림이 느려지며 대신 입이 바빠집니다. 각각 4~6명으로 구성된 작은 회사지만 각자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 경우도 왕왕 일어나네요. 아예 그림으로 그려내는 팀과 콘셉트를 정하는 팀으로 나눈 곳도 보입니다.  
드디어 구상한 앱 서비스를 대중에 선보이는 시간. 김준우·윤귀선·한승진 회사는 “급식이 맛없는 14살 또래를 모델로 했다”며 앱 화면을 설명했죠. 메뉴별로 평가 기능이 있어 비판과 옹호를 할 수 있고 급식 평가 결과를 통해 개선할 수 있도록 한 앱이었습니다. 박 앙꼬쌤이 이윤은 어떻게 내는지 묻자 승진이가 ”학교가 운영하는 앱이니 정부 지원을 받으면 좋겠다“고 했죠.  
(왼쪽 아래부터 시계 방향으로) 배정원·박상진·최선호·송태인·최기원·김유현 학생이 청소년의 문화·예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왼쪽 아래부터 시계 방향으로) 배정원·박상진·최선호·송태인·최기원·김유현 학생이 청소년의 문화·예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김유현·박상진·배정원·송태인·최기원·최선호 회사는 지역에 있는 문화시설을 찾아 바로 티켓 구입까지 가능하게 해서 문화생활을 접하지 못하는 청소년이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앱을 선보였습니다. “한 번뿐인 삶 재밌게 놀다 가자”고 정원이가 한 줄 콘셉트를 얘기하자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죠.  
‘번개옷장’ 앱을 들고나온 김나현·김리아·김성준·이재현·정동수 회사는 코디를 잘 못 하는 사람에게 해결책을 제시해주고 배송도 다른 곳보다 빠르게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SNS처럼 옷 입은 걸 올리면 링크를 통해 살 수 있고 디테일하게 항목을 나눠 구매를 쉽게 했어요. 또 빠른 배송을 위해 택배사를 고를 수 있게 했죠. 링크한 쇼핑몰과 제휴를 맺어 수익을 얻고 홍보·광고비를 받을 겁니다.” 택배회사를 고를 수 있다는 얘기에 여기저기서 고개를 끄덕였어요.
“집 앞 횡단보도를 자주 이용하는 14살, 나오자마자 빨간불이 켜진 걸 보면 짜증이 나죠. 그래서 ‘신호 언제 바뀌지?’ 앱을 만들었습니다. 김기원·김민찬·김요한·엄주엽·유승원·최주안 회사의 설명도 다들 귀 기울여 듣습니다. ”주변 횡단보도에 빨간불이 몇 초 남았는지 알려주고 위치 검색을 통해 원하는 보도 상황을 보여줍니다. 또 가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도 나오죠.“ 걷는 일이 많은 학생들에게 편리한 앱이라는 평가네요.
청소년 교육 문제를 풀어본 김서진·김세은·김예원·박서연·박준희·한채원 회사 구성원들은 다 같이 구성한 앱에 관해 모두 한 가지씩 발표했다.

청소년 교육 문제를 풀어본 김서진·김세은·김예원·박서연·박준희·한채원 회사 구성원들은 다 같이 구성한 앱에 관해 모두 한 가지씩 발표했다.

캐릭터까지 동원해 형형색색으로 그려낸 ‘대한민국 학생 모두 1등 되는 그날까지’ 앱이 마지막을 장식했습니다. 김세은·김예원·김서진·박서연·박준희·한채원 회사는 각자 차례대로 나와 “공부법을 잘 모르는 19세를 모델로 설정했다” “전문가·선생님·친구들의 팁도 볼 수 있다”“쉽게 스터디 그룹을 만들 수 있다”“대화방 기능도 있어 비슷한 친구도 만날 수 있다” 등 각자 맡은 앱 구성 부분을 설명했죠. 서진이가 문제집이나 필기구 회사 등을 통해 수익을 내겠다고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이때 리아가 “19세부터 공부를 하면 너무 늦은 것 아니냐”며 “고3이 핸드폰을 붙잡고 있으면 안 될 것 같다”고 질문했어요. “공부에 집중하는 나이니까 그렇게 정했는데, 결국 학생들을 위한 앱”이라고 보충했죠. 이렇게 질문을 통해 생각 못 했던 부분을 보완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었어요.
박지아 앙꼬쌤이 ‘대한민국 학생 모두 1등 되는 그날까지’ 앱을 즉석에서 실제 어플리케이션 서비스로 구현해보고 있다.

박지아 앙꼬쌤이 ‘대한민국 학생 모두 1등 되는 그날까지’ 앱을 즉석에서 실제 어플리케이션 서비스로 구현해보고 있다.

5개 회사에서 만든 청소년을 위한 앱을 살펴본 뒤 학생들은 자신이 체험한 앙트십을 정의했는데요. 나의 미래에 대한 자본, 앞으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능력, 나 자체, 새로운 발견, 미래, 사회를 새롭게 창출해 내는 것 등의 답이 나왔죠. 박지아 앙꼬쌤은 “앞으로는 창직의 시대”라고 설명을 이었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잘할 수 있는 일, 또 세상이 원하는 일을 여러분이 찾고 만들어야 해요. 필요한 직업이라면 만들면 되죠. 오늘 여러분은 세상의 문제를 직접 찾고 협력해서 해결함으로써 이윤과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을 했어요. 이게 바로 앙트십입니다. 오늘 체험한 앙트십이란 씨앗을 키워내는 건 여러분의 몫이에요. 잘 키워서 가치를 창조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글=김현정 기자 hyeon7@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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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중앙일보 입사 이래 북한 문제와 양자 외교 관계를 비롯한 외교안보 현안을 오래 다뤘다. 편집국 외교안보부장ㆍ국제부장과 논설위원ㆍ도쿄총국장을 거쳤고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소(WCFIA) 펠로우를 지냈다. 부소장 겸 논설위원으로 외교안보 이슈를 추적하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