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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찬수의 에코사이언스] 고기 덜 먹어야 온난화를 막을 수 있다고?

강찬수 환경전문기자·논설위원

강찬수 환경전문기자·논설위원

어렸을 땐 식습관이 좋지 않았다. 달걀·우유는 먹었지만, 돼지·닭·쇠고기는 먹지 않았다. 생선도 알·내장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20년 넘게 부모님께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다행히 건강엔 문제가 없었다. 성인이 된 후 술과 함께 안주를 먹으면서 이런 편식은 서서히 없어졌다.
 
나와는 반대로 환경단체 활동가 중에는 환경문제에 눈을 뜬 후 육식을 멀리하게 됐다는 이들도 간혹 있었다. 그들은 육식이 지구 환경을 파괴한다는 강한 소신을 갖고 있었다. 그럴 수도 있겠지만 나 자신이 굳이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근 육식으로 인한 환경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지난달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인천 송도에서 총회를 열고 내놓은 특별보고서에서 지구 기온 상승을 1.5도 이내로 묶으려면 육식 위주의 식습관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제로’로 줄여야 하는데, 전체의 15%나 되는 축산 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전 세계 소를 모아 나라를 만든다면, 그 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은 중국·미국에 이어 3위가 된단다. 반추동물인 소가 내뿜는 메탄가스는 온실효과가 이산화탄소의 23배다.
 
에코사이언스 10/05

에코사이언스 10/05

곡물을 재배할 때도 온실가스는 나온다. 하지만 곡물을 바로 먹는 것보다 곡물을 먹여 기른 고기를 먹으면 온실가스를 더 많이 배출하게 된다. 식물 단백질인 완두콩보다 육우는 온실가스를 6배나 많이 배출한다. 사료를 재배하고 초지를 조성하면서 수자원을 고갈시키고 산림을 파괴한다. 축산분뇨는 상수원 녹조로, 암모니아는 미세먼지 오염으로 이어진다.
 
고기를 많이 먹으면 건강에도 좋지 않다. 2015년 세계보건기구(WHO)가 적색육을 ‘발암물질’로 분류해 논란이 됐다. 한국인의 적색육·가공육 섭취량은 1인당 하루 79.8g꼴이다. 100g 안팎인 미국인·캐나다인보다는 적지만 하루 단백질 필요량 50g보다 많다. 덴마크 같은 나라에서는 육류 섭취를 줄이기 위해 ‘육류세’라는 세금까지 검토하는 상황이다.
 
매일 먹는 식사가 개인의 건강을 넘어서 지구의 건강에도 큰 영향을 준다니 어렸을 때처럼은 아니더라도 고기 먹는 걸 줄이긴 해야 할 모양이다. 문제는 이미 바뀐 습관을 되돌리기가 그렇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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