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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너무나 조심스러운 문장들

정부는 연일 성장을 얘기하지만 우리 경제에 드리운 먹구름이 심상치 않다. “조선·철강 등 주력 산업이 줄줄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동차 산업이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분석이다” 등 위기 의식을 강조한 기사가 쏟아진다.
 
이들 기사는 또 다른 면에서 눈길을 끈다. “~지적이다” “~분석이다” 등 서술어가 ‘명사+이다’ 꼴로 끝나는 명사문이다.
 
서술어는 주어의 움직임, 상태, 성질 등을 설명하는 말로 문장에서 ‘어찌하다’ ‘어떠하다’ ‘무엇이다’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무엇이다’는 체언에 서술격 조사 ‘이다’가 결합한 형태인데, 이때의 ‘무엇’은 주어와 일정한 의미적 관계를 갖는다. “그는 유명한 작곡가다” “뒤쪽이 작업실이다” “작업실이 엉망이다” “그는 독선적이고 이기적이다” 등과 같이 쓰인다.
 
그런 의미에서 “~지적이다” “~분석이다”는 정상적인 명사문이라고 할 수 없다. 문장 전체의 서술어인 ‘지적이다’ ‘분석이다’의 주어가 보이지 않는다. ‘주력 산업이’와 ‘자동차 산업이’는 ‘지적이다’ ‘분석이다’의 주어가 아니다. 각각 ‘맞고 있다’와 ‘잃고 있다’와 호응된다. ‘지적이다’ ‘분석이다’의 주체가 필자인지, 경제 전문가인지 모호하고 확실하지 않다.
 
주어를 감추는 이런 문장이 확산되는 이유는 단정적으로 쓰는 데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글의 내용에 자신이 없을 때 이런 표현 방식에 기대게 된다.
 
“~주력 산업이 줄줄이 위기를 맞고 있다” “자동차 산업이 경쟁력을 잃고 있다”고 하면 되는데 “~주력 산업이 줄줄이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지적한다” “자동차 산업이 경쟁력을 잃고 있다고 분석한다”고 표현하는 식이다. “~지적한다” “~분석한다”를 “~지적된다” “~분석된다”로 변형시킨 어색한 피동형 문장이 등장하기도 한다. 이를 더욱 모호하게 만드는 게 “~지적이다” “~분석이다”란 명사문이다. 주술관계를 흐려 어떤 주장이나 판단을 일반적인 견해로 희석하는 이런 명사문은 바람직한 표현 방식이 아니다.
 
이은희 기자 lee.eunhee@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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