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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때 빠지기 쉬운 아전인수식 '확증편향’ 뭘까

기자
김진상 사진 김진상
[더,오래] 김진상의 반짝이는 스타트업(33)
우리는 불확실한 이슈를 마주할 때 가정을 설정하고 그 가정을 검증해낼 가설을 만들고, 이론으로 확립해 가는 방법을 자주 사용한다. 즉, 가정 설정은 불확실성에 대한 우리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사진 pixabay]

우리는 불확실한 이슈를 마주할 때 가정을 설정하고 그 가정을 검증해낼 가설을 만들고, 이론으로 확립해 가는 방법을 자주 사용한다. 즉, 가정 설정은 불확실성에 대한 우리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사진 pixabay]

 
불확실한 이슈를 마주할 때 우리는 가정(Assumption)을 설정하고 그 가정을 검증해 가설(Hypothesis)을 만들고, 이를 이론으로 확립해 가는 방법을 자주 사용한다. 즉, 가정 설정은 불확실성에 대한 우리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제품개발에 앞서 제품의 성공적인 출시를 위한 가정을 설정해 놓는다. 문제는 설정한 가정이 유효한가 증명하려는 수고를 등한시하며 덮어 놓고 본인이 맞을 것이라고 자만하는 경우다. 오랜 세월에 걸쳐 발굴한 사업아이템이 인류 발전이라는 숭고한 비전과 만나면 창업가는 흥분한 상태로 본격적인 제품개발에 돌입하게 된다. 설정한 가정에 대한 시장 검증 과정을 생략한 채 자기 확신과 자만에 빠지는 우를 범한다.
 
좋은 의도와 비전으로 개발에 착수했지만, 사업성과 경제성이 부족해 실패한 제품을 우리는 숱하게 목격한다. 왜 창업가는 이런 실수를 반복할까. 반복의 패턴은 이렇다. 대통령이 초대해 칭찬하고, 수많은 언론이 특집 기사를 내며, 각종 단체로부터 지원금을 받는 상황에 이르는 순간 창업가의 확신과 열정은 활활 타오르기 시작한다.
 
그러나 창업가의 열정에 불을 붙인 것은 시장이나 고객이 아니다. 알량한 립서비스에 춤을 춘 것에 불과하다. 자만에 더해 주변의 달콤한 칭찬에 취하면 본인이 세운 가정이 다 맞을 것이라는 ‘확증 편향’에 빠지기 쉽다.
 
소셜 벤처 창업가일수록 '확증편향' 강해
위대한 성공을 이룬 사람은 자기 확신이 엄청나고 위험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론 지나친 자기 확신은 확증 편향을 불러일으켜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소셜 벤처 창업가에게서 이런 모습을 자주 본다. 소셜 벤처 창업가란 저개발 국가 또는 저소득 계층에 필요한 생활자원, 의료, 교육 등에 해결책을 제공하겠다며 창업하는 사람을 말한다.
 
제품 개발보다는 오로지 사업 유지를 지원금에 의존하고, 지원금을 더 타내기 위해 제품 개발과 관련이 없는 창업가 개인 브랜드를 강화하는 우스꽝스러운 모양이 되는 것이다. 이때부터 창업가는 사업을 하는 사람인지, 각종 기이한 모험을 추구하며 그 경험담을 흥미진진하게 포장해 파는 만담가인지 헛갈리게 된다.
 
희대의 사기극으로 드러난 테러노스의 엘리자베스 홈즈. 미국의 바이오 스타트업 테라노스의 창업자겸 최고경영자. 손가락 끝에서 채취한 피 몇 방울로 260여개의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메디컬 키트 '에디슨'을 개발했다고 주장했지만 확인 결과 불과 16종에 그쳤다. 이는 동네 의원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기초적인 검사다. [출처 포브스지]

희대의 사기극으로 드러난 테러노스의 엘리자베스 홈즈. 미국의 바이오 스타트업 테라노스의 창업자겸 최고경영자. 손가락 끝에서 채취한 피 몇 방울로 260여개의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메디컬 키트 '에디슨'을 개발했다고 주장했지만 확인 결과 불과 16종에 그쳤다. 이는 동네 의원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기초적인 검사다. [출처 포브스지]

 
확증 편향에 빠져 무의미한 제품 개발의 악순환에 빠지지 않기 위해선 “만약 실패하게 된다면 무엇 때문에 실패하게 될까”라는 질문을 모든 가정에 던져보는 게 필요하다. 확증 편향은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의 전문적 경험만 옳고 남의 의견을 무시하는 성향의 전문가가 저지르는 오류이기도 하다. 자신만 맞고 남은 무시하는 것, 바로 꼰대라고 불리는 그 모습이다. 꼰대라 불리더라도 사업만 잘되면 상관없지만, 사업에서 확증 편향의 결과물은 사업 실패다.
 
확증 편향의 함정을 피하는 방법의 하나가 가정에 반대되는 의견을 나열하는 것이다. 각 구성원이 독립적으로 해당 제품이 성공할 수밖에 없는 가정을 고객이 가진 문제, 고객을 만족하게 할 해결책, 실행할 자원 및 프로세스, 사업의 수익성과 지속성별로 구분해 만든 후 성공의 가정을 반박할 가정 또한 나열해 본다. 
 
그런 다음 함께 모여 공유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매주 정기적으로 갖는다. 집단사고를 방지하고, 집단지성을 유도하기 위해 함께 한자리에 모여 토론은 하되, 가정 도출의 과정은 독립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정과 이의 반대 의견 놓고 집단 토론 거쳐야
제품 개발의 성공적 결과물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갈구하는 해결책을 담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사진 pixabay]

제품 개발의 성공적 결과물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갈구하는 해결책을 담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사진 pixabay]

 
또 제품 개발팀이 지켜야 할 태도는 ‘만들기 위해 만든다’가 아니라 ‘배우고 성장하기 위해 만든다’라는 것이다. 제품 개발의 목적은 그저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갈구하는 해결책을 담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성공을 위해 필요한 가정을 설정하고, 이 가정을 증명해감으로써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린 스타트업’ 을 통해 좀 더 풀어 본다면 시장과 고객이 가진 문제점을 가정한 후 각 가정이 얼마나 유효한지 측정할 정성적 또는 계량적 기준을 정하고, 이를 증명하기 위해 최소 유효 제품(MVP, Minimum Viable Product)을 만드는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해 배우고 개선해가며 성장하는 것이다.
 
확증 편향을 피하는 것은 특출난 창의력을 요구하는 멋진 일이라기보다는 미련해 보이고 번거롭고 귀찮고 하찮아 보이는 일이다. 사업이 성공했을 때 결과물은 그럴 듯해 보일지 몰라도 그 성공을 도출하고 유지하며 성장시키는 과정은 매우 따분한 과정의 연속이다.
 
김진상 앰플러스파트너스(주) 대표이사·인하대 겸임교수 jkim@ampluspartn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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