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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마크] 김진태 "문재인·김정은 싫어하는 사람 다 모이자"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만큼 평가가 극명하게 나뉘는 정치인은 드물다. 태극기 집회에선 ‘아이돌’처럼 통하지만, 반대 진영에서는 ‘꼴통 보수’의 전형으로 꼽힌다.
 
한국당은 최근 ‘태극기 딜레마’에 빠져있다. 보수 대통합을 위해 태극기 부대를 끌어안아야 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탄핵 불복을 외치는 일부 태극기 관련 인사를 수용할 경우 "그게 과연 보수 혁신이냐"는 반발이 적지 않아서다. 태극기 논란의 한복판에 있는 김 의원을 지난달 31일 그의 지역구인 춘천에서 밀착마크했다.  
 
김진태 의원이 지난달 31일 강원도 춘천시 풍물시장 8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춤을 추고 있다.

김진태 의원이 지난달 31일 강원도 춘천시 풍물시장 8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춤을 추고 있다.

춘천 풍물시장 8주년 기념식에서 만난 김 의원은 선글라스를 낀 채 무대 위에 올라 있었다. ‘안동역에서’를 개사한 ‘춘천역에서’를 부르며 스스럼없이 '개다리춤'을 추며 망가졌다. 김 의원을 수행하는 보좌진은 “무대에 오를 것을 대비해 항상 선글라스를 들고 다닌다”고 말했다. 
 
무대에서 내려온 그의 옆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도의원이 자리했다. 한국당은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춘천시장을 처음으로 민주당에 빼앗기는 등 강원도에서도 참패했다. 김 의원을 만난 당원들은 "어깨를 펴고 다니지 못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한국당의 몰락한 원인으로 강경한 대북관을 꼽는 사람이 많다.  
전혀 아니다.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건 탄핵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게 가장 크다. '대통령이 탄핵당했는데 너희가 뭘 와서 큰소리를 치냐' 이거 아닌가. 보수 지지자들은 당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예의를 지키지 못하니 투표장에 나오지 않은 거다. 이념 지형에서 왼쪽을 기웃댄 건 홍준표 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탄핵에 찬성했던 (당내) 사람들이 계속 자신이 옳다는 걸 정당화시키려고 ‘우리가 너무 꼴통처럼 했기 때문에 당이 망가졌다'며 책임을 다른 데로 돌리고 있지만, 그렇게 간 길은 늘 실패했다.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한국당이 이렇게 된 게 수구 냉전적 사고를 가져서 그렇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나처럼 '오히려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여러 생각이 있으니 전당대회 때 당원들로부터 선택을 받았으면 좋겠다. 당원이 국회의원보다 훨씬 현명하고 지조 있다.
 
전당대회에 출마하나.
나중에 따로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김진태 의원이 30일 남긴 페이스북.

김진태 의원이 30일 남긴 페이스북.

김 의원은 이동하는 차 안에서 이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의 ‘냉면 발언’에 대한 기사를 검색하고 있었다. 그는 30일 페이스북에 “자존심을 못 지키면 국가가 아니다”는 글을 썼다.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은 어떻게 평가하나.
사람이 자존심을 잃으면 제대로 된 사람 구실 못한다. 나라는 더하다. (문재인 정부가) 요즘 하는 거 보면 나라의 자존심은 다 팽개쳤다. 북한의 김정은을 위해 온 세계를 돌아다니며 우리나라 대통령이 외교를 해준다. 도대체 뭐 하는 건지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도대체 모르겠다. 굴종외교의 결정판이다. 끝이 멀지 않았다.
  
이유는 뭘까.
주사파 정권이기 때문이다. (현 정부는) 생각하는 게 (북한과) 비슷한 데다, 거스르지 말고 계속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미 공조 금 가고, 국제사회에서 왕따당하고, 우리 민족끼리만 손잡는다면 그다음엔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지난달 10일 국감장에 가져온 벵갈고양이. [뉴스1]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지난달 10일 국감장에 가져온 벵갈고양이. [뉴스1]

김진태 의원이 지난달 31일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벵갈고양이 '국화'를 돌보고 있다.

김진태 의원이 지난달 31일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벵갈고양이 '국화'를 돌보고 있다.

김 의원의 사무실에 들어서자 책상 뒤에 있던 벵갈 고양이가 뛰쳐나와 다른 방으로 건너갔다. 동물원에서 탈출한 퓨마를 사살하는, 정부의 과잉 대응을 지적하기 위해 김 의원은 지난달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에 벵갈 고양이를 데려왔다. 화제를 일으켰지만, 동물 학대 논란도 있었다.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살아있는 동물을 국정감사를 비롯한 주요 회의에 반입하는 것을 금지하는 ‘김진태 방지법’을 발의하기도 했다.  
 
벵갈 고양이는 어떻게 지내나
동물을 좋아하는 제가 어떻게 '동물 학대'라는 말까지 듣게 됐는지 모르겠다. 고양이를 사실 돌려보내려고 했는데, 직원이 너무 예쁘다고 해 우리 사무실에서 키우고 있다. 저도 며칠 만에 봤는데 살도 많이 찌고 활발해졌더라. 고양이 보다는 사살된 퓨마에 더 관심을 가져주기를 기대한다.  
 
김 의원의 사무실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이 걸려 있었다. 그는 자리에 앉자마자 박 전 대통령 이야기를 꺼냈다.  
 
본인에게 박 전 대통령은 어떤 의미인가.
생각할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언제 이 상태를 끝내야 하나'라며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잊을 수 없는 존재다.”
김진태 의원이 2017년 3월 탄핵무효총궐기운동본부를 비롯한 보수단체 회원들이 탄핵 무효를 촉구하는 집회에 참석해 있다. 오종택 기자

김진태 의원이 2017년 3월 탄핵무효총궐기운동본부를 비롯한 보수단체 회원들이 탄핵 무효를 촉구하는 집회에 참석해 있다. 오종택 기자

 
박 전 대통령은 1, 2심에서 모두 유죄를 받았다.
정치재판이다. 죄로 인정되기 힘든 것도 다 여론에 의해, 촛불에 의해 죄로 만들고 있다. 직권남용과 묵시적 청탁이 법률 어디에 명기돼 있나. 법을 엄격하게 적용하면 유죄판결이 나올 수 없다.
 
무죄라는 건가.
나중에 나라가 제대로 정신을 차리게 되면, 우리가 무슨 짓을 했는가 하는 때가 올 것이라 확신한다.
 
한국당에서는 보수통합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유승민 의원 등 바른미래당과 손을 잡아야 하나.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서는 문재인, 김정은 싫어하는 사람은 다 모이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일에는 선택과 집중이란 게 있다. 유승민 의원을 모셔오면 우파가 다시 분열되는 일은 피할 수 없다. 여기 다시 오라고 해도 아마 그분 스스로 오지 않을 거 같다.
김진태 의원이 31일 춘천 약사명동주민센터에서 열린 주민잔치에 참여해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 의원은 "가을에는 마을 잔치가 많아 하루에 3,4끼 식사를 할 때도 많다"고 말했다.

김진태 의원이 31일 춘천 약사명동주민센터에서 열린 주민잔치에 참여해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 의원은 "가을에는 마을 잔치가 많아 하루에 3,4끼 식사를 할 때도 많다"고 말했다.

 
태극기 부대는 어떻게 해야 하나.  
태극기 부대가 아니고 태극기 세력이다. 태극기 세력 입장에서는 이런 논란 자체가 분개할 일이다. 이렇게 예의 없이 대하다가는, 그분들에게 가서 도와달라고 사정을 해도 안 돌아올 수 있는 상황이다. 보수 우파가 이렇게 위축된 상황에서 태극기 세력을 빼고 과연 존재할 수 있겠는가. 당연히 끌어안아야 한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도 태극기 부대를 포용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번에 보니 전원책 조강특위 위원이 박근혜 대통령이 재판받을 때 이 당에서는 왜 비분강개하는 사람이 없냐, 그런 사람들은 자격이 없다고 했는데 저는 그걸 보고 ‘나 빼고는 다 그만둬야겠네’라는 생각을 했다. 나가서 태극기 한 번 제대로 들어보지 않은 사람들이 이제 좀 숨 쉴 만하다고 느꼈는지 태극기가 어떻고 박 전 대통령 재판이 어떻고 자기 멋대로 이야기하고들 있다. 정치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말과 행동을 책임져야 한다.
 
그래도 태극기 부대 이미지가 강해지면 확장성이 떨어지지 않나.
성경에도 그런 말이 나온다. 차거나 뜨겁거나 하나만 하라. 그렇게 미적지근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다. 뭐 하나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분이 확장성 운운하는 거다.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은 어느 때보다도 중심을 잡고 원칙을 지켜야 할 때다. 정치공학적 접근은 한가하다. 나는 그 원칙과 신념을 일관되게 지켰을 뿐이다. 어떤가, 하루 정도 나를 지켜보니. 나도 사실은 부드러운 사람이다. (웃음)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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