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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민주당 하원 과반 돼도 트럼프 대북정책 큰 변화 없을 듯

미국 중간선거 미리 보기
11월 6일(현지시간)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임 2년에 대한 중간 평가다. 상원 100석 중 35석, 하원 전체 435석, 주지사 50곳 중 36곳을 다투는 선거 결과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후반기 정책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북·미 비핵화 협상과 경제정책 중심으로 선거 결과에 따라 달라질 미국을 점검해 봤다.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의 시계는 11월 6일 미국 중간선거 이후로 맞춰져 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한 인터뷰에서 “다음주에 내 카운터파트를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 협상에 정통한 한 외교 소식통은 2일 중앙SUNDAY에 “북한은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미국의 대북정책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그동안 고위급 및 실무회담에 응하지 않았다”며 “다음주부터 협상이 본격적으로 재가동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얼마나 변화가 있을까. 우선 공화당이 현재대로 상·하원 과반 의석수를 유지한다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겐 엄청난 정치적 승리다. 역대 중간선거에서 대통령이 속한 정당이 승리한 경우는 세 번밖에 없을 정도로 중간선거는 현직 대통령의 ‘무덤’이었다. 트럼프 행정부 대북정책에 큰 변화는 없고, 오히려 추동력이 더 커질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에도 청신호가 켜진다. 비핵화 협상의 기조와 관련,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약속 이행 요구 ▶대북제재 유지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등 트럼프식 ‘톱 다운(Top-down)’ 협상 추진 ▶북·미 고위급 및 실무회담 채널 가동 등 현재의 정책 틀이 유지될 전망이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가 최대 6년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한 협상 전략을 짜야 할 북한엔 위기이자 기회다. 위성락 서울대 객원교수는 “싱가포르 회담 결과를 성공으로 확신해 온 북한은 ‘북·미 관계 개선과 신뢰 구축을 하면서 비핵화에 접근하자’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호의’가 소진될 수 있다”며 “호의를 접는 순간 모처럼의 협상 기회는 사라지고 미국 정치권은 강경으로 선회할 것이기 때문에 그 이전에 비핵화 조치에 나서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미국 여론조사 기관의 예측대로 민주당이 하원, 공화당이 상원 의석의 과반을 차지한다면 하원의 대행정부 견제가 다소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드라마틱한 수준은 아닐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무엇보다 공화당과 민주당의 대북정책에는 기본적으로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실장은 “북한이 먼저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해야 하고, 이를 위해 대북제재를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는 점 등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사이에 별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우 실장은 이어 “다만, 민주당은 트럼프 특유의 돌발 결정을 우려하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하지 않도록 견제구를 간간이 날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 군사위원회에서 청문회를 열어 합참의장 등을 상대로 중단된 한·미 연합훈련 재개를 요구하는 식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위 교수도 “공화당이 근소한 차이로 하원 다수당의 지위를 잃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의 행보를 유지하고 의회는 견제를 약간 더 하는 상황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메이저 게임은 공화당·민주당 간 의회 대립구도가 아니라 여전히 대북 접근법이 다른 트럼프 대통령 자신과 행정부 관료 사이에서 일어날 것”라고 전망했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일각에선 중간선거 패배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협상에 대한 열의 자체가 줄어들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북한 이슈는 기본적으로 미국 유권자의 관심을 끌 만한 이슈가 아니라는 점에서다. 재선에 ‘올인’해야 할 트럼프 대통령에겐 북한이 2017년처럼 핵·미사일 실험을 재개하거나 반대로 비핵화와 관련해 극적인 양보를 하지 않는 한 비핵화 협상을 정책의 우선순위에 두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경우 내년 초로 연기된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전망도 불투명해질 수도 있다. 한 정부 소식통은 “북한 비핵화에 대한 의회의 영향력이 커지고 중간선거 패배로 수세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확실한 비핵화 조치를 조건으로 내세우면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기약 없이 순연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공화당이 상·하원 과반을 모두 잃는 참패를 당할 가능성은 현재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볼 때 크지 않다. 설사 민주당이 상·하원 과반을 모두 차지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 탄핵은 쉽지 않다. 민주당이 탄핵 심판 찬성에 필요한 상원 의석 중 3분의 2 이상을 확보하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중간선거 이후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도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수밖에 없다. 10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 이후 정부는 연내 종전선언 서명과 대북제재 완화 카드를 활용해 북·미 중재에 나섰지만, 오히려 한·미 간 불협화음만 여과 없이 드러나면서 운신의 폭이 줄어든 상황이다. 위 교수는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유별난(eccentric)’ 대북 접근법은 한국과 북한에 기회 요소였다”며 “중간선거 이후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만류하는 강경한 관료의 동력은 여전하고, 민주당의 견제는 조금 세지며,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입장을 유지하는 흐름이 예상되는데 (북한이 입장을 바꾸지 않는 한) 한국으로선 운신의 폭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의 한 소식통은 “중간선거에서 패배한 트럼프 대통령이 원칙적인 대북 입장을 고수할 경우 남북관계 개선 의지가 강한 한국과 갈등이 벌어질 소지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차세현 기자 cha.se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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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