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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에 칩 심어 전기 자극 주면 기억력 좋아진다

조현욱의 빅 히스토리 
뇌에 이식한 칩으로 기억력을 강화할 수 있다. 기억패턴을 인공적으로 재현하는 방법이 각광을 받고 있다. 뇌 신경세포가 방전하는 모습. [사진 셔터스탁]

뇌에 이식한 칩으로 기억력을 강화할 수 있다. 기억패턴을 인공적으로 재현하는 방법이 각광을 받고 있다. 뇌 신경세포가 방전하는 모습. [사진 셔터스탁]

뇌에 컴퓨터 칩을 심어서 기억력을 강화할 수 있을까? 어느 정도 가능하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뇌에서 기억이 형성될 때 일어나는 전기 활동을 인공적으로 재현하는 것이 요체다. 전증(간질)으로 인해 기억 장애가 생긴 사람들에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전증이란 뇌의 신경세포가 갑자기 심한 흥분을 무질서하게 일으키는 병이다. 심한 경우 뇌에 전극을 이식해 자극을 주는 치료법이 쓰인다.
 
지난해 11월 미국 ‘신경과학협회(Society for Neuroscience)’ 회의에서 남가주대학 연구팀이 발표한 결과를 보자. 전극을 삽입한 뇌전증 환자 20명을 대상으로 컴퓨터 화면에 나타나는 이미지를 기억하는 시험을 치르게 했다. 연구팀은 모니터 자료를 이용해 각자가 기억을 가장 잘할 때 뇌가 활동하는 패턴을 찾아냈다. 그리고 이와 유사한 뇌 활동이 일어나도록 자극하는 전류를 흘렸다. 그 결과 단기 기억(5~10초 후) 성적은 15%, 작업 기억(10~40분 후)은 25%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종류의 장치가 인간의 인지 능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나타난 최초의 경우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단기 기억 성적 15%, 작업 기억은 25% 향상 
“우리는 한편으로는 신나고 한편으로는 논란의 여지가 큰 국면에 와 있다. 질병을 치료하는 것만이 아니라 정신적 기능을 강화하려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메이요 클리닉의 미칼 쿠치위츠가 지난 달 과학잡지 뉴사이언티스트에서 한 말이다.
 
지난 4월 미국 웨이크포리스트 의대 연구팀이 ‘신경공학저널(Journal of Neural Engineering)’에 발표한 결과는 이보다 진보한 것이다. 연구팀은 전극을 삽입한 뇌전증 환자 15명을 대상으로 기억력 시험을 치르게 했다. 알고리즘을 이용해 정확한 답을 낼 때 뇌가 어떤 전기적 활동을 보이는지를 환자별로 파악했다. 나중에 이 같은 개인 맞춤형 자료를 이용해 각 환자의 해마에 있는 특정 부위를 자극했다. 그 결과 정답률은 학습 2분 후 시험에서는 37%, 75분 후 시험에서는 35%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 지능, 앞으로 생길 가장 큰 산업 될 것” 
이 같은 전극 이식 수술은 신경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만 사용된다. 하지만 미래는 달라질 수 있다. 기능을 조용히 강화해주는 칩을 이식한 사람들이 돌아다니는 세상이 올 수 있다는 말이다. 미국 방위고등계획국이 2013년 지원을 시작한 ‘뇌전증 기억 강화프로젝트’를 보자. 손상을 입은 뇌의 기억력을 개선하기 위한 ‘활동기억 회복’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앞서의 신경공학저널 논문은 그 중간 결과다.
 
2016년 기업가 브라이언 존슨이 1억 달러를 투자해 설립한 ‘커널(Kernel)’사는 지능 강화 임플란트를 개발하려는 회사다. 수많은 뇌신경을 자극하고 그 활동을 기록하는 칩을 개발하고 이에 적합한 개인 맞춤형 알고리즘을 연구하고 있다. 만일 뇌의 자연스러운 기능을 칩으로 모방할 수 있다면 우리는 신경 코드를 정말로 연구할 수 있다.  
 
그러면 질문은 이것이다. “학습 속도를 1000배 빠르게 만들 수 있을까. 어떤 기억을 남겨두고 어떤 기억을 제거할지 선택할 수 있을까? 뇌를 우리의 컴퓨터와 연결할 수는 없을까?” 존슨의 자문단에는 MIT의 저명한 신경공학자 에드 보이든, 합성 생명체로 이름 높은 크레이그 벤터가 들어있다. “인간의 지능은 앞으로 태어날 가장 큰 산업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존슨은 말했다.
 
[기억력을 증진하는 7가지 팁]
공부한 직후 자고 시험 5분 전 껌 씹으면 효과
운동하라
학습 후에 운동은 배운 내용이 머리에 남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최신생물학(Current Biology)’ 2016년 6월호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학습 4시간 후에 유산소운동을 하면 연상기억이 좋아진다. 연상기억이란 단어와 그 내용, 얼굴과 이름 등을 짝지어 기억하는 것을 말한다. 다만 학습 직후의 운동은 기억 증진에 아무런 효과가 없다.
 
스스로 시험을 치라
스스로 문제를 내고 푸는 일을 반복하라. 다른 모든 방법보다 효과가 좋다. 2008년 2월 사이언스에 실린 미국 퍼듀대학 연구팀의 논문을 보자. 이들은 학생 40명에게 스와힐리어 단어 40개를 학습시켰다. 1주일 후 시험을 본 결과 수업 중에 학습-시험을 반복한 학생들은 평균 80점을 맞은 데 비해 시험 없이 공부만 계속한 학생들은 평균 36점을 맞았다. 2011년 1월 사이언스에 발표된 결과에 따르면 이 방법은 다른 모든 적극적인 학습법을 앞서는 성적을 나타냈다.
 
휴식을 취하라 
규칙적으로 짧은 휴식을 취하라. 외국어 단어든 역사 연표든 휴식이 있어야 새로운 기억이 자리를 잡는다. 뉴욕대 연구팀에 따르면 특히 휴식 시간에는 방금 공부한 것과 전혀 다른 분야의 뇌세포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완전히 다른 분야로서 정신을 몰두하게 만드는 무언가를 하는 게 좋다. 무엇보다 쉬는 시간에 방금 공부한 내용은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시간대가 중요하다 
10대는 오후나 저녁에 학습한 것을 더 잘 기억하지만 60대 이상 성인은 아침에 배운 것을 더 잘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
 
간격을 두고 복습하라 
복습이 가장 큰 효과를 보이는 시기가 있다. 공부와 시험 사이의 기간 중 10~20%에 해당하는 때다. 방금 공부를 끝냈는데 시험이 10시간 남았다면 1~2시간 후에 복습을 하라는 말이다.
 
공부 후에는 잠을 자라 
새로운 사실이나 기술을 배운 직후에 잠을 자면 뇌가 기억의 흔적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음날 시험이 있다면 특히 그렇다.
 
시험 직전에 껌을 씹어라 
시험 5분 전에 껌을 씹으면 시험 시작 후 최초의 15~20분간 증진 효과가 있다. 씹는 근육의 운동이 뇌를 자극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시험 도중에 씹으면 주의가 분산돼서 효과가 없다. 2011년 10월 ‘식욕(Appetite)’저널에 발표된 연구결과다. 
 
[자료: 뉴사이언티스트]
 
조현욱 과학과 소통 대표
서울대 졸업. 중앙일보 논설위원, 객원 과학전문기자, 한국외국어대 초빙교수 역임. 2011~2013년 중앙일보에 ‘조현욱의 과학산책’ 칼럼을 연재했다. 빅 히스토리와 관련한 저술과 강연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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