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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길고 빡세게", 민주당 "징벌 최소화"…국회서 충돌하는 대체복무안

이철희,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지난 7월 국회 정론관에서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제 입법 촉구 국회ㆍ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철희,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지난 7월 국회 정론관에서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제 입법 촉구 국회ㆍ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1일 대법원 판결로 ‘양심적 병역거부'가 인정되면서 국회에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여야 공히 대체복무제 입법 필요성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를 냈다. 더불어민주당은 1일 대법원 판결 직후 낸 논평에서 “정치권은 이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를 위한 입법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해식 대변인)이라고 했다. 자유한국당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대체복무제 마련에 박차를 가하겠다”(송희경 원내대변인)고 했다.

 
제출된 병역법 개정안에선 여·야 시각차
 
하지만 대체복무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처리되는 과정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현재 제출된 7개의 법안에서 여야가 뚜렷한 입장차를 보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에서는 전해철·박주민·이철희 의원이, 한국당에서는 김학용·이종명 의원이 각각 발의했다. 바른미래당 김중로, 민주평화당 이용주 의원도 개정안을 냈다.
 
우선 대체복무 기간에서 현역병의 1.5∼2배를 주장하는 경우가 많았다. 민주당 전해철·박주민 의원은 1.5배, 다른 의원은 2배를 제안했다. 반면 김학용 의원은 "몇배'가 아닌 3년 6개월(44개월)로 기간을 못 박았다. 44개월은 현재 육군 병사 복무 기간 18개월의 2.5배에 육박한다. 이에 대해 김 의원 측은 "44개월은 육군이 아닌, 공군 병사 복무 기간(22개월)의 2배에 해당한다. 또한 공익법무관 등 기존 대체복무자의 근무 기간(3년)보다 길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가장 쟁점이 되는 부분은 대체복무로 무엇을 하느냐다. 한국당 의원들은 공통으로 지뢰제거와 전사자 유해발굴 등을 예시하고 있다. 높은 업무 강도에 방점을 둔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사회복지나 공익 관련 업무를 맡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총을 쥘 가능성이 있는 경비교도대(교도소 외곽 경계) 등의 업무도 맡아서는 안 된다며 "징벌적 요소는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체복무 심사를 어느 기관이 할지에 대해서도 한국당 등은 국방부나 병무청을, 민주당은 군과 무관한 총리실을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정당별 법안 내용이 엇갈리는 건 대체복무제 도입을 바라보는 시각차 때문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입법 취지에 대해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의 헌법·법률에 양심적 병역거부권 인정”(전해철), “양심의 자유와 국방의 의무 조화”(이철희) 등 인권과 글로벌 스탠더드를 앞세웠다. 반면 한국당은 “대체복무가 변화된 시대상을 반영하지만, 국민개병제 원칙에 어긋나 자칫 병역기피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우려한다"(김학용)고 했다.
 
‘양심적'이라는 용어부터 바꿔야
정치권에선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용어 자체를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같은 내용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올 수 있다”며 “군 복무를 마쳤거나 군대에 간 사람들이 비양심적 병역이행자는 아니지 않냐”고 말했다. 이어 “국군 장병들의 사기 증진 및 처우 개선의 시작은 양심적 병역거부에서 양심을 떼는 일”이라 주장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도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그럼 군대 갔다 온 사람들은 다 비양심적이냐”고 지적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명칭을 바꿔야 한다는 글이 수백건 올라왔다. “단순히 총을 들지 않는 건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가 아니라 종교적 신념에 따른 것”이라며 “양심이란 단어가 적절치 않다”(naver-***)는 지적이 나왔다. 
 
병무청에 따르면 양심적 병역거부자로 분류되는 이들의 대다수는 ‘여호와의 증인’이다. 지난 7월까지 집계된 양심적 병역거부자 71명 가운데 67명이 여호와의 증인 소속이었다. 4명은 기타 개인신념에 따라 병역을 거부한 것으로 돼 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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