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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처 살인범' 2년전 흉기협박에도 ‘훈방’…당시 경찰 흉기 확인 못 해

'강서구 전처 살해사건' 피의자 김모(49)씨가 2년 전 피해자를 흉기로 협박하고도 처벌을 면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지난 1일 김씨를 검찰에 송치하며 살인·폭행·특수협박·위치정보법 위반 등 4개 혐의를 적용했다. 이 가운데 특수협박 혐의는 2016년 1월 피해자가 서울 미아삼거리 인근에 살던 당시 벌어진 일이다. 남편을 피해 거주지를 옮긴 이씨(47) 모녀는 서울 강북구 미아사거리 인근에서 김씨를 마주쳤다. 유족에 따르면 모녀를 따라 식당으로 따라 들어온 김씨는 테이블 아래로 흉기를 보여주며 모녀를 협박했고 모녀는 식당 주인에게 '경찰에 신고해달라'며 도움을 요청했다.  
 
강서구 등촌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전처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모 씨가 25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강서구 등촌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전처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모 씨가 25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현장에 도착한 서울 종암경찰서 소속 경찰관은 김씨를 형사 입건하지 않았다. 김씨는 당시 접근금지 명령을 받은 상태였고 이를 위반했으나 이에 대해서도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 현행법상 가정폭력 사범이 접근금지 명령을 위반한다 해도 과태료를 내면 그만이다. 경찰에게 즉시 체포 권한이 있는 것도 아니다. A씨 모녀가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게 김씨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고, 경찰관들은 A씨가 친척 집으로 거처를 옮길 수 있도록 도운 뒤 떠났다.  
 
하지만 흉기를 이용해 누군가를 협박했을 때 적용되는 특수협박죄는 단순폭행죄와 달리 피해자의 처벌 의지와 무관하게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는 범죄다. 이씨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혀 철수했다는 경찰 관계자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당시 출동했던 경찰은 이씨가 흉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까지는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당시 피해자의 요청으로 식당 주인이 경찰에 신고를 했는데, 식당 주인은 김씨가 흉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해 신고 내용에 이 부분이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가정폭력 범죄의 특성을 고려할 때 피해자의 처벌 의사 유무를 막론하고 가해자를 처벌해야한다고 지적한다. 가정폭력 사범 10명 중 9명은 불기소 처분을 받는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 사건이 종결된 경우가 전체의 77%를 차지한다. 서혜진 변호사는 “오랫동안 폭력에 노출된 경우 무력감이 학습된 데다, 보복이 두렵거나 당장 남편이 구속된 경우 생계가 막막해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표현하기도 한다”며 “반의사불벌죄를 폐지하고 피해 가정에 생계비 등 사회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을 수사한 강서경찰서는 김씨의 여죄를 캐는 과정에서 2년 전 사건에 대한 유족의 진술을 받았다. 이를 토대로 김씨를 추궁하자 김씨는 당시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당시 모친 이씨와 함께 있었던 딸은 강한 처벌 의사를 밝혔다고 경찰은 전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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