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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 선진국 승리···블록체인은 우리가 기회다"

 지난 10월 27~28일 서울마포창업허브에선 ‘블록캠프 해커톤’이란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여전히 ‘블록체인=암호화폐(가상화폐)=도박’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있는 상황에서 국내 대학생들과 젊은 개발자 200명이 화끈한 ‘블록체인 축제’를 벌인 것이다. 이들은 블록체인 기술이 어떻게 산업 현장과 우리 생활에서 활용될 수 있을지 아이디어를 겨루고 실제 비즈니스 모델도 선보였다. 지금껏 기업이나 외국 거래소가 개최한 사례는 있었지만 한국 청년들이 주도하는 블록체인 대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행사를 주최한 BBR(블록체인 비즈니스 리뷰)의 여현덕 의장을 만나 블록체인과 한국 산업, 인재상의 변화에 대해 들어봤다. 여 의장은 조지메이슨대 공공정책대학원 석좌교수로 재임 중이다.
여현덕 BBR 의장이 한국 블록체인 산업의 잠재력과 미래교육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사진 이소아 기자]

여현덕 BBR 의장이 한국 블록체인 산업의 잠재력과 미래교육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사진 이소아 기자]

Q. BBR은 어떤 단체인가. 
“올해 생긴 신생 조직이다. 4차 산업혁명에 초점을 맞춘 기업과 연구자들의 비즈니스 단체라고 보면 된다. 새로운 경제단체라고도 할 수 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처럼 저널 같은 성격도 있지만 새로운 시대의 아젠다를 선점하는 역할이 중요하다. 기업인과 지식인, 컨설턴트 등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 갈 브레인 집단을 모은 것이다.”
 
Q. 블록체인을 강조하는 이유가 있나. 
“제2의 인터넷 시대로 들어가는 관문이 블록체인이기 때문이다. 블록체인과 관련해 암호 화폐나 펀딩에만 지나치게 관심이 쏠려있어 이 기술의 산업적 가치나 파워가 가려져 있다. 블록체인이 산업 부문, 즉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Q. 블록체인이 뭔지 다시 한번 설명한다면.  
“블록체인은 말 그대로 데이터를 담은 ‘블록(Block)’을 ‘연결(Chain)’한 모음이다. 이걸 수많은 컴퓨터에 복사해 저장하는 ‘분산형 데이터 저장 기술’이다. 거래자끼리의 쌍방향 전송 방식인 데다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장부에 거래 내역을 투명하게 기록하고, 여러 대의 컴퓨터가 검증하기 때문에 기존의 중앙 집중형 서버에 보관할 때보다 안전성과 투명성이 높다.”  
BBR이 주최한 '블록캠프 해커톤' 포스터

BBR이 주최한 '블록캠프 해커톤' 포스터

여현덕 BBR 의장이 해커톤에 앞서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여현덕 BBR 의장이 해커톤에 앞서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블록캠프 해커톤'에 참가한 대학생 및 청년 개발자들의 모습.

'블록캠프 해커톤'에 참가한 대학생 및 청년 개발자들의 모습.

해커톤을 마치고 기획단이 기념촬영한 모습.

해커톤을 마치고 기획단이 기념촬영한 모습.

Q. 한국이 블록체인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

“4차 산업혁명에서 원천 기술적 경쟁은 사실상 끝났다. 외국 선진국의 승리다. 우리는 결합해서 상용화하는 분야를 노려야 한다. ‘융합(Combination)’이 중요한 거다. 융합은 창조를 가져온다. 블록체인은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데이터 등 기술들이 맞물려야 꽃이 핀다. 이 분야는 뛰어난 아이디어로 얼마든지 선점할 수 있다.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다. 외국에서도 한국의 블록체인을 꽤 알아준다.”
 
Q. 왜 그런가.
“블록체인에 대한 한국 청년들의 ‘열기’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열기는 자발적인 동력을 의미한다. 미쳐서 달려들고 아이디어를 뿜어내는 데 열기보다 중요한 건 없다.”
 
Q. 이번 블록체인 해커톤의 분위기는 어땠나.  
“깜짝 놀랐다. 정보기술(IT) 분야의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들이다. 한국 대학의 블록체인 학회나 동아리는 모두 학생들이 주도한다. 특허를 가진 사람도 많고 창업도 많이 한다. 선도적인 열기가 대단하다. 대학에 정규 강의가 취약하기 때문에 혼자서 동영상 보고 배워서 학회를 만드는 사례도 많다. 희망적이다.”
 
Q. 실제 산업에 적용할 좋은 아이디어도 많이 나왔나.  
“굉장히 성공적이었다. 의료범주나 분쟁해결, 원산지 증명이나 짝퉁 감별 등 진위증명 분야, 데이터 분야에서 다양한 모델이 나왔다. 단적으로 이번 행사에 대한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관심이 매우 뜨거웠다. 자발적으로 후원하겠다는 문의가 많았다. 결국 무슨 의미겠나. 기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인재들로 눈여겨본 거다.”
 
 이번 대회에서는 삼성전자와 SK플래닛 소속 개발자로 이뤄진 ‘나우위크(NOWEEK)’팀과 ‘링커(LINKER)’팀이 각각 대상과 최우수상을 받았다. 기업 현장의 경험이 현실적인 솔루션 마련에 유리하게 작용한 셈이다. 하지만 대학 팀도 발군의 실력을 보였다. 우수상은 서강대-이대 연합팀, 아이디어상은 고려대팀, 기술상은 한양대팀, 피칭상은 중앙대팀과 충북대(1명), 열정상은 성균관대팀이 각각 수상했다.
'블록캠프 해커톤'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BBR]

'블록캠프 해커톤'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BBR]

Q. 한국의 교육 여건은 블록체인 산업 육성에 적합하다고 보나.

“사실 미스매치(mismatch)가 심각하다. 학교에서 배운 걸 사회에서 쓸 수 없다. 블록체인은 물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인재를 키우려면 ‘3P 교육’이 핵심이다. ▶현장 프로젝트 중심(Project-based) ▶문제 해결 중심(Problem-solving) ▶동료 간의 학습(Peer-to-Peer Learning) 이다. 더는 주입식 교육이나 강요는 소용이 없다. 자기 동력에 의해 주도적으로 비판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에게 기회가 열린다.”
 
Q. 학부모나 교육자의 역할은 뭔가.
“조언하되 통제하지 않고, 설득시키되 의사결정은 자녀나 학생이 내리게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좋아하는 것에 대한 동력과 의지를 꺾으면 안 된다. 그걸 일부러 막으면 공부도 안 된다. 해외에는 ‘마이크로 스쿨’, ‘마이크로 대학’이 많다. 급변하는 시대에 필요한 과목들을 집중적으로 가르쳐서 사회·기업 현장에 내보내는 시스템이다. 한국에도 곧 생겨날 것으로 본다.”
 
Q. 3P 교육은 언제부터 해야 하나.
“초등학교, 중학교 어릴 때부터 하면 좋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지능 정보화 시대’다. 지능은 지식과 다르다. 답이 없는 문제를 자꾸 생각하게 해야 한다. 그게 바로 상상력 교육이다. 노벨상은 기술로 받는 게 아니라 기술을 상상력과 결합하는 사람이 받는다. 해외 선진 공과 대학은 인문학이 매우 발달해 있다. 블록체인만 해도 많은 상상력이 필요하다.”
 
Q. 블록체인의 경우 전망에 의구심을 나타내는 사람도 많다.
“모든 혁명에는 ‘결의 흐름’이라는 게 있다. 막으려 해도 막을 수 없는 강력한 동력이 지배하는 흐름이다. 블록체인의 경우 이를 필요로 하고 아이디어를 내고 싶어하는 ‘욕망’이 들끓고 있고, 이미 시장이 형성돼 있다. 무엇보다 ‘분산형 데이터베이스’라는 새로운 자유와 신뢰, 투명성, 사생활 침해에 대한 보호, 디지털 주권 같은 매력적인 길이 보였기 때문에 결코 없어질 수가 없다. 사람들이 걸으면 길이 된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라고 본다.”
 
Q, 이런 흐름이 교육에도 영향을 미칠까.
“당연하다. 당장에 칸막이 문화, 전공의 벽이 낮아질 거다. 기술과 심리·철학·인문·정치가 결합하고 그 영역이 확산하기 때문이다. 심리학만 해도 지금까지는 사람의 심리만 다뤘지만 이제 사람과 동물, 사람과 기계, 나아가 기계와 기계 간 심리와 커뮤니케이션도 연구하게 될 거다. 교육도 인지기능, 즉 이성에만 호소해서는 효과를 볼 수 없다. 자녀와 학생들의 감성과 욕망, 숨겨진 이해관계를 끌어내야만 움직일 수 있고 창의적인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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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