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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풀어놓으면 덫·농약에 희생 … 사람 간섭 적은 DMZ·백두대간 활용하자

지리산 반달가슴곰을 숨지게 만든 올가미 [중앙포토]

지리산 반달가슴곰을 숨지게 만든 올가미 [중앙포토]

반달가슴곰이나 여우·황새 등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성공의 기쁨도 있었지만 쓰라린 아픔도 많았다.
 
지리산에 방사한 곰은 적응하는 과정에서 올무(올가미)에 걸려 죽기도 하고, 밀렵꾼에게 희생되기도 했다.
 
소백산에 풀어놓은 여우도 덫에 걸려 죽거나 농약이 묻은 먹이를 때문에 목숨을 잃기도 했다.
 
황새는 전신주에 내려앉는 과정에서 전깃줄에 감전돼 죽기도 했고, 2015년 11월에는 일본 가고시마 현 공항 활주로 부근에서 기류에 휘말려 추락사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증식한 멸종위기 동물을 방사하기 전에 복원 대상 종의 서식지 적합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쉽게 말해 풀어놓을 수 있는 환경이 되느냐를 따져본 다음에 풀어주자는 것이다.
 
복원을 위해 소백산에 방사됐다가 창애(덫)에 걸린 여우 [국립공원관리공단]

복원을 위해 소백산에 방사됐다가 창애(덫)에 걸린 여우 [국립공원관리공단]

지난 9월 1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상돈·이정미 의원실에서 주최한 '멸종위기종 복원의 핵심, 안전한 서식지 확보를 위한 토론회'에서 노백호 계명대 환경계획학과 교수는 "멸종위기종은 계속 지정되고 있으나, 서식지 보호와 관리는 미흡한 실정"이라며 "종별 특성을 고려한 차별화된 서식지 보전 관리 전략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동물의 활동범위, 개체 수, 전국적인 분포 실태 등을 고려해 종 맞춤형 서식지 보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달가슴곰 수컷의 활동권은 7000㏊, 암컷은 4000㏊ 정도인데, 이 정도 안전한 지역을 확보한 다음 방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얘기다.
 
사람 간섭 적은 DMZ·백두대간 활용하자 
지난 2012년 10월 종 복원을 위해 소백산에 방사됐다 덫에 다친 수컷 여우가 봉합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다. [연합뉴스=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지난 2012년 10월 종 복원을 위해 소백산에 방사됐다 덫에 다친 수컷 여우가 봉합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다. [연합뉴스=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박영철 강원대 산림과학부 교수는 "자연 생태계는 경계선이 없으므로 국립공원, 국유림, 도유림 등을 포괄하는 복원 대상 종의 광역 보호구역 설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백두대간이나 비무장지대(DMZ), 습지 보호구역 등 사람의 간섭이 상대적으로 적은 지역을 연계해 야생동물이 편안하게 서식할 수 있는 공간을 확대하는 것도 필요하다. 
 
우수한 서식공간을 서로 이어주는 생태통로도 중요하다. 생태통로도 형식적으로 설치할 것이 아니라 자동차 소음이나 불빛, 사람의 간섭을 덜 받도록 제대로 설치하고, 관리도 잘해야 한다.
 
아울러 방사 전후에 방사 지역의 서식 환경을 개선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올무나 덫을 제거한다든지 보호지역 인근의 수렵이나 밀렵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서식 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주민들과 야생동물이 공존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멸종위기종을 ‘우리 마을 멸종위기종' 혹은 '깃대종'으로 지정하는 등 지역주민들이 보존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멸종 위기종이 서식하는 청정지역임을 강조해 지역 농산물을 홍보하는 지역 브랜드화가 이뤄지면 주민들에게 경제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
 
백성호 광양환경운도연합 의장은 "매실·밤 같은 농산물이나 계곡·백운산 등 관광자원을 지리산 반달가슴곰과 연결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준희 환경부 생물다양성과장은 "환경부는 전문가와 시민단체 활동가 등이 참여하는 멸종위기종 보전 정책위원회를 통해 중장기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멸종위기종 콘트롤 타워인 국립멸종위기종복원센터를 중심으로 서식지 실태조사와 자연 서식지 확보, 사후 모니터링, 복원 사업 평가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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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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