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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싸움까지 뒤질거냐"…양심적 병역거부 입증 논란

[병역거부 판결] 앞으로 어떻게
여호와의 증인 신도 오승헌씨(가운데)가 1일 병역법 위반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무죄선고 후 변호사 등 관계자들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최승식 기자]

여호와의 증인 신도 오승헌씨(가운데)가 1일 병역법 위반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무죄선고 후 변호사 등 관계자들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최승식 기자]

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양심적 병역거부를 정당하다고 인정하면서 현재 재판을 받는 사람은 무죄를 선고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현재 형을 살고 있거나 출소한 뒤 5년이 지나지 않은 양심적 병역거부자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2001~2018년 양심적 병역거부로 징역형을 받은 사람은 9368명에 달한다. 대부분이 여호와의 증인을 믿는 사람이다.
 
지난 6월 헌법재판소 결정에서도 병역거부를 처벌하는 병역법 88조 1항 자체는 4(합헌)대 4(일부 위헌)대 1(각하) 의견으로 합헌으로 결정됐기 때문에 재심도 어렵다.
 
결국 대통령 특별사면이나 별도의 입법 조치가 없다면 현재 교도소에 수감된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구체적인 대체복무안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형을 마치고 나온 사람도 형의 실효에 관한 법률에 따라 출소 뒤 5년 동안 취업 제한과 비자 발급 등에 불이익을 받고 있다. 여호와의 증인 측 백종건 변호사는 “형평성 차원에서도 대통령 특별사면이나 국회 입법을 통해 구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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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입영하지 않은 사람들은 대체복무를 하게 된다. 이미 병무청은 지난 6월 헌법재판소가 대체복무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 5조 1항을 헌법불합치로 판단하고 2019년 12월까지 관련 입법을 주문하자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입영을 연기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병무청 관계자는 “6월 헌재 결정이 나올 당시 고발을 준비 중인 대상자가 12명이었다”며 “이들에겐 입영 연기를 안내하는 행정절차를 마쳤다”고 말했다.
 
검찰도 이날 대법원 선고에 따라 향후 재판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 6월 헌재 결정은 명시적으로 위헌이 아니라서 공소를 계속 유지하는 걸로 방향을 잡았다”며 “대법원 선고 이후 방향은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검찰 내부에서는 일부 병역거부 사유에 ‘진정한 양심이 있는지 심사가 가능한가’에 대한 논란이 있다. 이날 반대 의견을 낸 대법관 일부도 “양심이 진정한지는 형사절차에서 증명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종교가 없는 입대 대상자가 자신이 평화주의자라고 주장한다면 어릴 때 한 번도 안 싸웠는지, 전쟁 게임을 했는지도 봐야 한다”며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판단하기 위해 과도하게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8월 대법원에서 열린 공개변론 때도 관련 지적이 나왔다. 당시 검찰 측 참고인으로 나선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체복무 도입 전 무죄 판결이 나오면 병역기피자를 처벌할 수 없어 사실상의 병역 면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양심’과 ‘비양심’을 가릴 수 있는 기준이 문제다. 이날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양심적 병역거부를 정당하다고 인정하면서 기준을 제시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날 선고에서 “정당한 사유로 인정되는 양심은 그 신념이 굳고 확고하며 진실한 것”이라며 “삶의 일부가 아닌 전부가 영향 아래 있으며 쉽게 바뀌지 않는 것이고, 상황에 따라 타협적이거나 전략적이지 않다”고 규정했다. 대법원은 구체적인 병역법 위반 사건에서 피고인이 양심적 병역거부를 주장할 경우 양심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한 것인지 심사해야 하며, 이를 위해 가정환경과 성장 과정, 학교생활, 사회 경험 등 전반적인 삶의 모습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이에 대해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재판을 통해 양심을 면밀히 조사하는 것 자체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대체복무제가 도입되기 전에 재판의 허점을 이용하려는 사람도 나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병무청 관계자는 “현역 복무기간의 2배에 달하는 대체복무 방안이 확정되면 ‘비양심적’ 병역거부자가 걸러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해외에서도 관련 제도를 허용한 뒤 초창기에는 ‘비양심’ 거부자가 나왔지만 결국 정상화된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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