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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임명 ‘신 독수리 5형제’ 병역·징용 같은 의견 냈다

[병역거부 판결] 대법관 이념구도
최근 이슈가 된 3건의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보면 현 대법관 13명(법원행정처장 제외)의 성향은 4그룹으로 분류된다.
 
1일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을 포함해 일제 강제징용 소송(지난달 30일),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에 대한 이른바 ‘주사파 발언’ 사건(지난달 30일)에서 나온 대법관별 의견을 정리한 결과다.
 
3개 판결에서 박정화·민유숙·김선수·이동원·노정희 대법관 등 5명은 모두 같은 목소리를 냈다. 모두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인물이다. 이 가운데 박정화·노정희 대법관은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에서 활동했고, 김선수 대법관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출신이다. 이동원 대법관의 경우는 큰 틀에선 같지만 세부적으론 별도 의견을 내기도 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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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5인 대법관은 양심적 병역거부을 정당하다고 봤고, 일제 강제징용 사건에서도 징용 피해자의 일본 기업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권을 인정했다. 보수 진영에서 활동하는 변희재씨가 이정희 전 통진당 대표를 ‘종북’ ‘주사파’로 표현한 것이 명예훼손에 해당하느냐를 두고 벌어진 재판에서 5명의 대법관은 이 전 대표에게 유리한 의견을 냈다. “변씨는 이 전 대표에 대해 ‘북한 정권을 무비판적으로 추종해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헌법적 기본질서를 부정하는 세력’이라는 의미로 그런 표현을 사용한 것이므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단 나머지 8명의 대법관이 반대 의견을 내면서 전원합의체 판결은 변씨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는 취지로 나왔다.
 
이처럼 진보 성향으로 평가받는 의견을 낸 5인 대법관을 두고 ‘신 독수리 5형제’라는 말도 나온다. 이용훈 전 대법원장 시절(2005~2011년) 진보적 의견을 자주 냈던 박시환·김영란·김지형·이홍훈·전수안 대법관이 ‘독수리 5형제’로 불렸는데, 이것과 유사하다는 의미다.
 
문 대통령이 임명한 대법관 중에선 조재연 대법관이 다른 성향을 보였다. 조 대법관은 강제징용 사건에서 일본 기업에 대한 피해자의 손해배상 청구권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한국 정부가 이들에 대한 배상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 밖에 주사파 발언 사건에선 “변씨의 행위는 이 전 대표가 공인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위법하지 않다”고 봤다. 그는 병역거부 판결에서만 5인 대법관과 같은 의견을 냈다.
 
조 대법관과 모두 같은 취지의 의견을 낸 사람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명한 권순일 대법관이다.
 
전원합의체 재판장인 김명수 대법원장은 ▶양심적 병역거부 무죄 ▶강제징용 피해자 승소 ▶변희재 승소 등 모두 다수 의견에 섰다. 대법원장은 다수 의견을 따르는 게 관례라는 설이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임명한 김재형 대법관도 김 대법원장처럼 세 가지 사건에서 다수 의견을 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임명된 김소영·조희대·박상옥·이기택 대법관은 양심적 병역거부와 주사파 발언 사건에서 5인 대법관의 반대편에 섰다. 주사파 발언 사건에서 이들은 “정치·이념적 논쟁 과정에서 통상 있을 수 있는 수사학적인 과장”이라며 변씨의 손을 들어줬다.
 
이날 병역거부 사건 선고가 끝난 뒤 김소영 대법관이 퇴임하면서 문 대통령 임명 대법관이 한 명 더 늘어나게 됐다. 국회 청문회를 기다리고 있는 김상환(서울중앙지법 민사수석부장) 후보자는 ‘나꼼수’ 명예훼손 무죄,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을 법정구속한 적이 있어 진보 성향으로 평가받는다. 또 우리법연구회의 후신이라 불리는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원이었다. 이 때문에 대법원의 색채가 더 진보적으로 갈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다.  
 
부장판사 출신 여상원 변호사는 “앞으로 대법원 분위기가 진보 쪽으로 흘러갈 것”이라며 “일선 법관들도 본인 판결이 뒤집힐 것을 우려해 대법관들의 성향을 의식한 판결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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