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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월 골 침묵 뒤 … 손흥민 드디어 터졌다

잉글랜드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이 1일 웨스트햄과 리그컵 16강전 후반 9분 상대 골키퍼까지 따돌리면서 두 번째 골을 넣고 있다.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면 바쁘게 시즌을 시작한 손흥민은 전반 16분 시즌 첫 골을 넣는 등 이날 하루 2골을 터뜨렸다. [로이터=연합뉴스]

잉글랜드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이 1일 웨스트햄과 리그컵 16강전 후반 9분 상대 골키퍼까지 따돌리면서 두 번째 골을 넣고 있다.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면 바쁘게 시즌을 시작한 손흥민은 전반 16분 시즌 첫 골을 넣는 등 이날 하루 2골을 터뜨렸다. [로이터=연합뉴스]

“팀에 무척 미안했는데, 마침내 골을 넣었네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손흥민(26·토트넘)이 올 시즌 10경기 만에 골 침묵을 깨면서 활짝 웃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의 공격수 손흥민은 1일 영국 런던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스트햄과 2018~19 카라바오컵(리그컵) 16강전에서 2골을 기록하며 토트넘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2선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전반 16분 델리 알리의 힐패스를 받아 대포알처럼 강력한 왼발슛으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1-0으로 앞선 후반 9분에는 별명인 ‘수퍼소닉(스피디한 고슴도치 캐릭터)’처럼 빠르게 단독 드리블을 한 뒤 수비수와 골키퍼까지 제치고 추가 골을 뽑아냈다.
 
손흥민은 무릎 슬라이딩과 어퍼컷 세리머니를 차례로 펼쳤다.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던 것처럼 보였다. 이날 경기는 손흥민인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150번째 경기였다.
손흥민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150번째 경기에서 자축포를 터트렸다. [손흥민 인스타그램]

손흥민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150번째 경기에서 자축포를 터트렸다. [손흥민 인스타그램]

 
손흥민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유럽 챔피언스리그 등 각종 대회를 통틀어 10경기 만에 골을 뽑아냈다. 토트넘 소속으로 공식 대회에서 득점을 올린 건 2017~18시즌인 지난 3월 본머스전 이후 8개월 만이다. 경기 수로 따지면 20경기 만에 득점포를 재가동했다. 대표팀을 포함하면 지난 8월20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키르기스스탄전 이후 73일 만이다.
 
지난 시즌 토트넘 소속으로 18골을 몰아쳤던 손흥민은 올 시즌 대표팀과 소속 팀을 오가는 강행군 속에 골 침묵이 길어졌다. 올여름 러시아 월드컵,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이어 토트넘 프리시즌 경기 등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했다.
손흥민이 지난 5월부터 석달동안 비행기를 타고 이동한 거리는 4만7700마일이나 된다. [ESPN 캡처]

손흥민이 지난 5월부터 석달동안 비행기를 타고 이동한 거리는 4만7700마일이나 된다. [ESPN 캡처]

 
특히 지난 5월부터 석 달 반 동안 비행기를 타고 이동한 거리가 4만7700마일(7만6766km)이나 됐다. 지구 두 바퀴를 돈 셈이다. 손흥민은 또 최근 5개월 동안 오스트리아·러시아·미국·스페인·인도네시아·한국·영국·이탈리아·네덜란드 등 무려 9개국을 오가며 경기를 치렀다. ‘혹사 논란’까지 불거졌다.
 
손흥민 5월 이후 득점

손흥민 5월 이후 득점

파울루 벤투(포르투갈)가 대표팀 감독을 맡은 뒤 주장 완장까지 찬 손흥민은 9월 코스타리카, 10월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선 두 차례나 페널티킥을 실축했다. 급기야 손흥민은 지난달 16일 파나마와 평가전을 마친 뒤 “정말 힘들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나 손흥민은 재충전하면서 다시 ‘흥’이 나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달 20일 웨스트햄과의 프리미어리그 경기에는 출전하지 않고 한 템포 쉬었다. 지난달 30일 맨체스터시티와의 프리미어리그 경기에도 나오지 않았다. 보약 같은 휴식을 취하면서 기량을 되찾았고, 결국 이날 2골을 터트리며 펄펄 날았다.
 
영국 신문 가디언은 “손흥민이 기다렸던 시즌 첫 골을 터트렸다. 먹구름을 걷어내고 팀을 8강으로 이끌었다”고 칭찬했다. 토크 스포츠는 손흥민에게 양 팀 선수 가운데 최고 평점인 9점을 주면서 “손흥민은 베테랑 공격수 같았다”고 평가했다. 스카이스포츠 등 영국 언론은 맨 오브 더 매치(경기 최우수선수)로 손흥민을 선정했다. 중국 축구 팬들은 “50년이 지나도 중국에는 손흥민 같은 선수가 안 나올 것”이라고 자조 섞인 반응을 보였다.
오랜만에 올 시즌 첫골을 터트린 손흥민은 모처럼 웃었다. [토트넘 인스타그램]

오랜만에 올 시즌 첫골을 터트린 손흥민은 모처럼 웃었다. [토트넘 인스타그램]

 
마우리시오 포체티노(46·아르헨티나) 토트넘 감독은 오랜만에 골 맛을 본 손흥민과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기뻐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경기 후 “손흥민은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밝은 표정과 프로페셔널한 자세로 상황을 바꾸기 위해 매일 노력했다”며 “그의 노력이 보상받는 걸 지켜보는 건 아주 기쁘고 행복한 일”이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골이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팀을 오래 떠나있어 미안했는데, 골로 보답할 수 있어 기쁘다. 이번 골을 통해 자신감이 살아났다. 아스널과의 8강전에서도 좋은 경기를 펼쳐 4강에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와 토트넘의 사전 협의로 손흥민은 이달 호주에서 열리는 두 차례의 축구대표팀 평가전에는 나오지 않는다. 토트넘에서 꾸준히 출전하면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 손흥민의 골 감각은 더욱 날카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육군 위국헌신 전우사랑 기금에 1억원을 기부한 손흥민.[사진=육군]

육군 위국헌신 전우사랑 기금에 1억원을 기부한 손흥민.[사진=육군]

국내 축구 팬들도 손흥민의 마수걸이 골을 반겼다. 특히 지난 8월 손흥민이 육군본부에 직접 전화를 걸어 “헌신한 육군 장병과 가족들을 위해 써달라”면서 1억원을 기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축구 팬들은 박수를 보내고 있다.
 
지난달 26일 국방일보를 통해 알려진 이 소식은 축구 매체인 골닷컴을 통해 영국 현지에도 알려졌다. 손흥민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지난 9월 1일. 기부는 그 전인 8월에 이뤄졌다. 손흥민은 “뉴스거리가 되려고 기부를 한 건 아니다. 말하기가 조심스럽다. 앞으로도 좋은 일을 더 많이 하겠다”고 밝혔다.
 
골 침묵 깬 손흥민
● 2018~19시즌 10경기 만에 첫 골
● 토트넘 소속으로 지난 시즌 3월 본머스전 이후
8개월(19경기) 만의 골
● 대표팀 포함하면 아시안게임 키르기스스탄전 이후
73일 만의 골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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