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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세 인하 반갑긴 하지만 …

유류세 한시 인하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 가격이 표시돼 있다.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 보통 휘발유 평균 가격은 L당 평균 1689.7원이다. [연합뉴스]

유류세 한시 인하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 가격이 표시돼 있다.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 보통 휘발유 평균 가격은 L당 평균 1689.7원이다. [연합뉴스]

이달 6일부터 내년 5월 6일까지 6개월간 한시적으로 유류세가 15% 인하된다. 휘발유·경유·액화천연가스(LPG)에 붙는 세금은 L당 각각 123원·87원·30원 내릴 전망이다. 이 안건은 지난달 30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김동연 부총리는 “서민·자영업자 부담을 2조원 경감하는 차원에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걱정은 국제 유가 상승세가 지속하면 유류세 인하 효과가 상쇄된다는 점이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국내 휘발유 값은 국제 유가의 흐름에 연동돼 오르내린다”며 “실제 2008년 3~12월 정부는 유류세를 10% 내렸지만, 국제 유가 상승 폭이 유류세 인하에 따른 가격 하락 폭보다 커서 효과를 못 봤다”고 설명했다.
 
유류세를 10% 깎으면 전체 기름값에선 5%(유류세는 기름값의 50% 차지)의 할인 효과가 있다. 그러나 2008년은 유류세를 내렸어도 유가가 배럴당 140달러를 넘나드는 등 상승세가 워낙 가팔랐다. 이 때문에 국내 휘발유 소매가격은 1~2월 평균 1653원에서 3~12월 평균 1703원으로 되레 3% 올랐다. 올해도 기름값 상승이 계속되면 인하 효과는 작을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다른 문제는 유류세를 내려도 소비자 가격이 바로 싸진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이다. 주유소들은 통상 며칠 치 분량의 기름을 미리 사들여 보관한다. 이 때문에 미리 사둔 기름이 다 팔리기 전에는 가격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특히 기름의 가격을 결정하는 건 각 주유소의 몫이다. 인구가 적어 재고 소진 시기가 늦거나, 경쟁 주유소가 별로 없는 지역의 경우 실질적인 혜택이 없을 수도 있다.
 
국내 정유사들이 노심초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하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정유사가 주유소와 함께 묶여 비난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정유사가 운영하는 직영 주유소는 시행 초기 손해를 감수하고 6일부터 유류세 인하분을 반영하기로 했다.
 
문제는 직영 주유소가  국내 전체 주유소의 10%가 채 되지 않는 점이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일반 주유소라도 경쟁이 치열한 곳은 가격이 빨리 내려갈 것”이라며 “그러나 중구나 강남구처럼 임대료가 비싸거나 주유소가 적은 곳은 가격 인하의 폭도 좁고 천천히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휘발유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한국은 50%가량으로 일본(41.57%)·뉴질랜드(40.96%)·캐나다(31.21%)보다 많은 편이다. 미국은 주마다 차이가 있으나 한국보다 비중이 작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이 다른 국가에 비해 유류세 비중이 높은 만큼 국민 생활비를 줄여준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이라며 “다만 장기적인 파급효과가 있는 세제 정책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라고 짚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타깃으로 한 저소득층이 아닌 고소득층이 혜택을 보는 역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모든 차량에 동일하게 15%의 유류세 인하를 적용하는 만큼, 연료탱크가 큰 대(大)배기량 차량일수록 많은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2008년도 그랬다. 한국 지방세연구원에 따르면 2008년 당시 유류세 인하로 소득 상위 20%가 누린 혜택(월평균 5578원)이 하위 20%(880원)의 6.3배에 달했다.
 
이만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차량이 없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에게는 피부에 확 와 닿지 않는 정책”이라며 “화물차를 모는 영세 자영업자는 일감이 없어 차를 못 굴릴 정도로 생계가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책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상황에 따라서는 유류세 인하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도 열어 놓고 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유가 변동, 한국 경제의 경기 하강 국면 등을 고려하면 6개월로 제시된 인하 기간은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서유진·윤정민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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