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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 당시 민간인 학살 거부' 고 문형순 서장 흉상 건립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부당(不當)하므로 불이행(不履行)한다.'

1일 제주 4·3 당시 군 당국의 예비검속자 총살 명령을 거부하고 200여명에 이르는 제주도민을 구한 고(故) 문형순(1897~1966) 전 모슬포경찰서장(경감)을 기리는 흉상 제막식이 열렸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이날 오전 청사 내 행사장에서 올해의 경찰 영웅으로 선정된 문 전 서장의 흉상 제막식을 열고 고인을 추모했다.

제막식에는 제주 4·3관련 단체 관계자를 비롯해 대정·성산 생존 및 유가족, 경우회, 경우회 회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제막식 행사장에는 당시 문 서장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 고춘언(94) 할아버지와 강순주(86) 할아버지가 추도사를 낭독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살아생전에 몸이 아무리 불편해도 이번 제막 행사만큼은 반드시 참석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고인을 기렸다.

문 서장의 흉상은 제주도미술협회 부지회장인 성창학 작가가 맡았다. 흉상은 청동으로 제작됐으며, 좌대는 화강석으로 만들어졌다.

문형순 전 서장은 평안남도 안주 출신으로 해방 전 독립운동에 투신하다 1947년 7월 경찰로 제주도에 부임했다.

문 전 서장은 1949년 1월부터 같은 해 11월까지 모슬포경찰서장, 같은 해 11월부터 1950년 12월까지 성산포경찰서장을 지냈다.

그는 한국전쟁이 한창 벌어지던 1950년 8월 30일 김두찬 제주주둔 해병대 정보참모 해군중령으로부터 "성산포경찰서에 예비구속 중인 D급 및 C급에서 총살 미집행자에 대해서는 총살집행 후 그 결과를 9월6일까지 육군본부 정보국 제주지구CIC 대장에게 보고하도록 이에 의뢰함"이라는 공문을 받았다.

하지만 문 전 서장은 "부당(不當)하므로 불이행(不履行)"이라며 총살 명령을 거부하고 성산포경찰서에 구금돼 있던 221명을 풀어줬다.

이 같은 문 전 서장의 결단으로 당시 제주도 전역에서 1000여명이 예비검속으로 희생됐지만, 성산면 지역의 예비검속자들은 6명을 제외하고 모두 무사할 수 있었다.

문 전 서장은 1953년 9월15일 퇴직한 뒤 대한극장(현대극장의 전신)에서 매표원으로 일하다가 1966년 6월20일 제주도립병원에서 향년 70세로 후손 없이 홀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은 지난해부터 호국인물 등 주요 공적 순직경찰관들을 기리는 상징물이 부족하다는 여론에 따라 매년 경찰정신에 귀감이 되는 전사·순직 경찰관 1~2명을 선정하고 있다.

woo1223@newsis.com

<저작권자ⓒ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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