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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적 병역거부는 정당" 대법, 14년만에 입장 바꾸다

지난 5월 2018 세계병역거부자의 날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병역거부 인정, 대체복부제 도입 촉구 기자회견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 이조은씨와 참가자들이 꽃 전달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이씨는 지난 2010년 9월 병역거부혐의로 1년6개월 형을 선고 받고 1년3개월 복역한 뒤 출소했다. [연합뉴스]

지난 5월 2018 세계병역거부자의 날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병역거부 인정, 대체복부제 도입 촉구 기자회견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 이조은씨와 참가자들이 꽃 전달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이씨는 지난 2010년 9월 병역거부혐의로 1년6개월 형을 선고 받고 1년3개월 복역한 뒤 출소했다. [연합뉴스]

대법원이 양심적 병역거부를 정당하다고 인정했다. 2004년 선고 이후 14년 만에 뒤집힌 결정이 나왔다. 
 

전원합의체에서 9 대 4로 의견 갈려
여호와의증인 신도 오모씨에 무죄 선고
이미 확정된 판결엔 영향 미치지 않아
서울변호사회 대통령에 "특별사면" 청원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1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여호와의증인 신도 오모(34)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대법관 의견은 9대 4로 갈렸다. 
 대법관 다수는 "병역 의무 이행을 일률적으로 강제하고 불이행에 대해 형사처벌 등 제재하는 것은 소수자에 대한 관용이라는 자유민주주의 정신에도 위배된다"며 "그런 면에서 양심적 병역거부는 88조1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오씨는 2013년 현역 입영하라는 통지에 불응해 1‧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지난 2004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종교적·양심적 병역거부는 정당한 사유가 아니다”라고 판단해 1968년에 확립된 유죄 판례를 유지했다. 이에 따라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는 징역 1년 6개월형이 일괄적으로 내려졌다.
 
지난해 7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전쟁없는세상, 참여연대 소속 회원들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제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7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전쟁없는세상, 참여연대 소속 회원들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제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선고의 쟁점은 병역법 88조(입영의 기피) 1항이었다. 현역입영 또는 소집통지서를 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정해진 기간 내 응하지 않는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대체복무제도를 병역의 종류로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 5조 1항에 대해서는 6(헌법불합치) 대 3(각하) 의견으로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내년 12월까지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88조 1항의 경우 4(합헌) 대 4(일부 위헌) 1(각하) 의견으로 합헌으로 결정했다.  
 
 그럼에도 당시 헌재는 “양심의 진실성이 인정될 경우, 법원은 대체복무제가 도입되기 전이라 하더라도 (중략) 무죄를 선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 8월 김명수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에 대해 열린 전원합의체 공개변론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8월 김명수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에 대해 열린 전원합의체 공개변론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법원 무죄 판결로 현재 각급 법원에서 진행 중인 양심적 병역거부 재판에도 잇따라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양심적 병역거부 관련 상고심은 200건을 넘었다. 병무청에 따르면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966명에 달한다. 
 
 다만 대법원 판결 전에 확정된 사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이미 유죄 판결을 받은 이들은 정부의 특별사면 등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지난 25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양심적 병역거부자 특별사면을 요청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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