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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발렌시아 바꾼 이강인, 아시안컵 이후 노린다

이강인이 발렌시아 구단 100년 역사에 처음으로 1군 공식경기에 출전한 아시아 선수가 됐다. 지난 8월 레버쿠젠과 프리시즌 매치에서 득점포를 터뜨린 뒤 환호하는 이강인(아래). [EPA=연합뉴스]

이강인이 발렌시아 구단 100년 역사에 처음으로 1군 공식경기에 출전한 아시아 선수가 됐다. 지난 8월 레버쿠젠과 프리시즌 매치에서 득점포를 터뜨린 뒤 환호하는 이강인(아래). [EPA=연합뉴스]

 
‘슛돌이’가 스페인에서 기념비적인 데뷔 무대를 선보였다. 스페인 프로축구 발렌시아 미드필더 이강인(17)이 1군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달 31일 스페인 사라고사의  라 로마레다에서 열린 2018~19시즌 스페인 국왕컵(FA컵) CD 에브로(스페인 3부리그)와 32강전 1차전에서다.

17세에 스페인 국왕컵 선발 출전
아시아선수 1군 데뷔 팀 사상 처음
TV프로 슛돌이 나와 ‘신동’ 유명세
2022 월드컵서 ‘세대 교체’ 관심

 
이강인은 이 경기에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로 출장했다. 후반 38분께 팀 동료 알레한드로 산체스와 교체될 때까지 80분 넘게 경기장을 누볐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동료 공격수에게 여러 차례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주는 등 좋은 활약을 보였다. 후반 11분에는 중거리 슈팅도 선보였다. 상대 아크 정면에서 기습적으로 왼발 슈팅을 시도했는데, 왼쪽 골포스트에 맞은 뒤 아쉽게 골라인을 벗어났다. 발렌시아는 2-1로 승리해 16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에 섰다.
 
1919년 창단한 발렌시아는 올해로 창단 100년째인 스페인 명문 팀이다. 이 팀 역사상 아시아인 선수가 1군 경기에 출전한 건 이 날 이강인이 처음이다. 더구나 17살에 유럽 리그 1군 데뷔전을 치른 한국 선수도 이강인 유일하다. 2001년 2월 19일생인이강인은 이날 만 17세 253일이었다. 2009년 남태희(27·알두하일)가 발랑시엔(프랑스)에서 기록한 최연소(18세 36일) 데뷔전 기록을 넉 달 가까이 앞당겼다. 손흥민(26·토트넘)의 함부르크(독일) 데뷔전 기록(18세112일)보다도 빠르다.
 
이강인. [연합뉴스]

이강인. [연합뉴스]

 
스페인 매체 ‘아스’는 “2001년생인 이강인이 1군 무대를 밟았다. 아시아 선수가 발렌시아에서 성인 무대 데뷔전을 치른 건 사상 최초”라고 전했다. ‘마르카’도 “17살 이강인이 드디어 1군에 데뷔했다. 프리시즌에 꾸준히 1군의 호출을 받으며 기대를 모은 선수”라고 보도했다.
 
이강인은 국내에서 ‘슛돌이’로 불리며 어릴 때부터 주목을 받았다. 2007년 TV 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의 3기 멤버였던 그는 ‘축구 신동’으로 명성을 얻었다. 이후 2011년에 10살의 나이로 발렌시아 유스팀에 입단했다. 그 이후 소속팀과 연령별 대표팀에서 서너 살 많은 형들과 경쟁했다.
 
지난 7월 로잔 스포르(스위스)와 프리시즌 경기에서 1군에 처음 데뷔했다. 하지만 이 경기는 공식경기는 아니었다. 8월에는 바이엘 레버쿠젠(독일)과 프리시즌 경기에서 1군 무대 첫 골을 넣었다. 이 경기 역시 비공식 경기였다. 한국은 내년 폴란드에서 열릴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본선에 출전하는데, 현재 U-19 대표인 이강인은 팀의 주축 미드필더로 활약할 전망이다.
 
이강인은 비슷한 성장 과정을 거쳐 국가대표팀(A팀) 멤버가 된 이승우(20·헬라스 베로나)와 종종 비교된다. 이승우는 대동초 6학년이던 2010년 남아공에서 열린 다논 네이션스컵에 한국 대표로 출전해 득점왕(12골)을 차지했고, FC바르셀로나(스페인) 유스팀에 입단했다. 성인 무대에 진출하기 전까지 늘 서너살 위 형들과 경쟁한 점도 이강인과 똑같다.
 
차이점은 성장 과정의 ‘공백’ 유무다. FIFA는 지난 2013년 “만 18세 미만 선수가 해외로 이적할 땐 반드시 부모가 동행해야 하는데 그 규정을 어겼다”며 당시 바르셀로나 카데테 B(15세 이하) 소속이던 이승우에 대해 3년 가까이 공식 경기에 나서지 못하게 했다. 백승호(페랄라다), 장결희(포항) 등 다른 한국인 선수들도 똑같은 불이익을 받았다. 바르셀로나 구단은 물론, 한국 축구 관계자들이 지금까지도 애석해하는 부분이다. 반면 이강인은 스페인 진출 초기부터 태권도 사범인 아버지 등 가족이 동행한 덕분에 별 문제 없이 뛸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강인이 파울루 벤투(49·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에 뽑혀 내년 1월 아시안컵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을까. 힘들 것으로 보인다. 벤투 감독은 지난달(10월) 평가전 출전 엔트리를 발표하면서 선수 선발 기준을 명확히 했다. 당시 “이강인과 정우영(19·바이에른 뮌헨) 등 10대 유망주는 왜 빠졌는가” 묻는 취재진에게 벤투 감독은 “관찰해야 할 좋은 선수인 건 맞다”면서도 “우리는 내년 1월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있다. 지금은 그 대회를 준비하는 게 먼저”라고 잘라 말했다. ‘세대교체는 아시안컵 이후’라는 원칙을 공식화한 셈이다.
 
같은 맥락에서 “내년 1월 아시안컵 이후 대표팀에서 이강인을 볼 수 있을까” 묻는다면 ‘그렇다’라는 대답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벤투 감독의 목표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본선 전까지 대표팀 경기력을 월드클래스로 올려놓는 일이다. 아시안컵 이후엔 10대 후반~20대 중반 선수들이 대표팀 주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에서 이강인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과 이승우가 골을 넣는 모습을 볼 날이 그리 멀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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