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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서브2', 인간 한계까지 100초 남았다

마라톤은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스포츠다. 풀코스(42.195㎞)를 2시간 이내에 완주하는 것을 ‘서브2(sub 2 hour)’라고 부르는데, 100m 달리기의 9초와 함께 인간이 깨기 힘든 벽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최근 기록 단축 속도가 예사롭지 않다. 과연 ‘서브2’를 기록하는 선수가 나올까? 국내 3대 마라톤 대회로 꼽히는 JTBC서울 대회(11월4일)를 앞두고, 마라톤의 현주소를 2회에 걸쳐 짚어본다.  
 
지난 9월 베를린 마라톤에서 2시간 1분 39초의 기록으로 세계신기록을 세운 엘리우드 킵초게 [AP=연합뉴스]

지난 9월 베를린 마라톤에서 2시간 1분 39초의 기록으로 세계신기록을 세운 엘리우드 킵초게 [AP=연합뉴스]

 
"인간에게 한계란 없다(No human is limited)."
  
지난 9월 베를린 마라톤에서 2시간 1분 39초의 남자마라톤 세계 신기록을 작성한 케냐 마라토너 엘리우드 킵초게(34)가 한 말이다. 킵초게는 지난 2014년 케냐의 데니스 키메토가 세운 2시간 2분 57초를 4년 만에 1분 18초 단축했다. 앞으로 100초만 더 단축하면 마라톤 풀코스(42.195㎞) 2시간 이내에 주파하게 된다. "한계는 없다"는 킵초게의 말은 '서브2' 달성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한 것이다.
  
킵초게는 지난해 5월에도 마라톤 풀코스를 '서브2'에 근접해 달렸다.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의 '브레이킹 2' 프로젝트에 참여해, 탄성이 뛰어난 탄소섬유 소재의 나이키 신발을 신고 한 바퀴에 2.4㎞인 이탈리아 몬차의 포뮬러1(F1) 코스를 돌았다. 30명의 페이스메이커가 6명씩 교대로 뛰며, 바람을 막고 그의 페이스 조절을 도왔다. 킵초게는 레이스의 절반을 59분 54초에 주파했지만, 후반 페이스가 떨어지며 2시간 25초를 기록했다. 하지만 페이스메이커 운영, 급수(給水) 방식 등이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규정에 맞지 않아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지는 못했다. 
 
① 마라톤 '서브2', 인간 한계까지 100초 남았다
② 마라톤 아프리카 전성시대…한국은 뒷걸음질
③ [디지털스페셜] Runner's High! 마라톤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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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마라토너들은 '서브2'를 달성할 수 있을까. 이론적으로는 불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운동생리학자 마이클 조이너는 1991년 ‘응용생리학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인간의 마라톤 기록 한계를 1시간 57분 58초로 추정했다. 그는 마라토너의 경기력을 좌우하는 3대 요소로 운동 지구력을 좌우하는 최대산소섭취량(VO2 max), 젖산 생산량이 분해능력을 초과해 근육과 혈액에 축적되는 시기를 뜻하는 젖산역치(Lactate Threshold), 그리고 효율적으로 달리는 방법을 뜻하는 경제적 달리기(running economy)를 꼽았다. 조이너는 이 세 가지 요소의 생리학적 최대치를 계산한 결과, 2시간의 벽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당시 마라톤 세계 기록은 에티오피아의 벨라이네 딘사모가 1990년 세운 2시간 6분 50초였던 것으로 감안하면, 파격적인 주장이었다. 조이너 박사는 연구를 계속해 20년인 뒤인 2011년 "12~25년 사이에 2시간 벽이 깨질 것"이라는 더 구체적인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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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마라톤 기록은 빠르게 단축되고 있다. 첨단 과학기술이 접목되면서부터다. 1999년 2시간 6분대 기록이 처음 나왔고, 4년 뒤인 2003년 2시간 5분 벽이 허물어졌다. 2008년 2시간 4분, 2014년 2시간 3분이 깨진 데 이어 4년 만에 킵초게가 2시간 2분을 돌파한 것이다. 2시간 1분 59분 59초까진 정확히 100초가 남았다. 영국 브라이턴대의 야니스 피츠일라디스 교수는 "경기력 향상에 필요한 생체 연구가 계속된다면 새 운동화나 편법을 쓰지 않고도 2020년까지 2시간 벽을 충분히 깰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2시간 3분대 기록을 보유한 마라토너는 9명이다. 이 중 '서브2' 달성에 가장 근접한 선수로 킵초게가 꼽힌다. 스피드와 지구력을 겸비한 데다 안정적인 주법을 갖춘 그는 남자 100·200m 올림픽 3연패를 이룬 우사인 볼트(자메이카)에 비견된다. 킵초게는 육상 중장거리 선수로 활동하다 29세였던 2012년 뒤늦게 마라톤에 입문했다. 처음 풀코스에 도전한 2013년 함부르크 마라톤에서 2시간 5분 30초로 우승했다. 이후 10번의 대회에서 9번 1위로 골인했다. 유일하게 1위를 놓친 2013년 베를린 마라톤에선 2위에 올랐다. 2016년 런던 마라톤에서 처음 2시간 3분대 기록(2시간 3분 5초)에 진입했고 올해 기록을 1분 26초나 줄였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그래픽=임해든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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