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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11시까지 공부해봐야···" 고용세습에 들끓는 대학가

서울시 산하 서울교통공사의 고용세습 의혹을 놓고 젊은 층의 분노가 확산하고 있다. 한국대학생포럼은 지난 27일 성명서와 대자보를 내걸고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는) 청년의 꿈을 농락하고 국민의 신뢰를 저버린 것"이라면서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 감사원 감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30일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에 위치한 경희대 캠퍼스에는 '누가 이 나라를 망치는가'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어 있었다. 대자보에는 서울교통공사의 고용세습 의혹을 '현대판 음서제'라 규정하고 '국민들이 54:1 경쟁할 때,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경영진 목까지 졸라 얻은 결과'라면서 친인척 고용 현황을 나열했다.  
서울 동대문구의 경희대 자유게시판에 서울교통공사 고용세습에 대해 비판한 대자보가 붙어있다 [한국대학생포럼]

서울 동대문구의 경희대 자유게시판에 서울교통공사 고용세습에 대해 비판한 대자보가 붙어있다 [한국대학생포럼]

 
이 학교 경영학과 3학년 이모(21)씨는 "화가 나는 걸 넘어서 허탈하고 허무하다"고 말했다. 그는 "취업을 위해 오전 7시 전에 중앙도서관에 자리를 잡고 밤 11시가 다 돼서야 집에 돌아간다"면서 "이렇게 공부해도 결국 좋은 일자리는 '그들만의 리그'에서 나눠먹기로 끝나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공기업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김모(24·경희대 언론정보학과4)씨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며 취업을 준비해온 사람들에 대한 배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는 "공기업으로 가려는 이유는 사기업보다 안정적이고 승진이나 평가에서도 좀 더 투명하고 체계적인 관리가 될 거란 기대 때문이었다"면서 "이번 일로 공기업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고 말했다.
 
한국외대(서울 동대문구) 중앙게시판에도 "서울교통공사의 친인척 고용비리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적힌 대자보가 붙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청년들은 어려운 취업을 목표로 하루하루 열심히 공부하며 살아가고 있다'면서 '서울교통공사의 친인척 채용비리는 민주·정의 사회에 반하는 불법적이고 부당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한국외대에 붙어있는 대자보. [중앙포토]

한국외대에 붙어있는 대자보. [중앙포토]

 
정채윤(한국외대 폴란드어과4)씨는 "청년 실업이 몇년간 누적돼 있다보니 일반 대기업에 들어가기는 바늘구멍 통과하기 만큼이나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힘들지만 그나마 공정하다고 믿었던 것이 합격, 불합격 기준이 분명한 공기업이나 공무원 채용시험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구의역 사고로 인해 전국민이 슬퍼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담론이 일었는데, 이마저도 자신들의 이윤 챙기기로 몰고간 데 대해 분노를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대학생포럼 박종선(아주대 수학과4) 대표는 "서울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로 고용의 질이 좋아졌다고 설명하지만, 사실상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공채의 문은 좁아지고 노조 담합만이 확장됐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노조의 담합은 모두를 절망케할 뿐"이라며 "공정한 경쟁을 통해 결과의 평등이 아닌 기회의 평등이 확보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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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