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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부장판사 “위법한 압수수색”…檢 “법관 상대로 절차 어겼겠냐”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관련된 의혹을 받고 있는 현직 부장판사가 검찰의 압수수색이 위법하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그는 검찰이 법관의 이메일 자료를 압수수색하면서 피의사실과 관련 없는 자료를 '별건 압수'했으며, 효력이 상실된 압수수색 영장으로 법원 직원 전체의 이메일 자료를 압수수색 대상으로 삼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적법한 절차에 따른 통상의 압수수색으로 전혀 문제 없다고 일축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시철 서울고법 부장판사(53ㆍ사법연수원 19기)는 법원 내부 전산망에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사법농단 의혹 수사에 관해 법원 가족들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부장판사는 2015년 7월부터 2017년 2월까지 서울고법 형사7부 재판장을 지내면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댓글조작’ 사건 파기환송심을 심리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당시 양승태 사법부는 '원세훈 사건 환송 후 당심 심리 방향' 등의 제목으로 형사7부에 관한 동향 파악 문건 등 6건의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김 부장판사는 “6건의 문건 등이 작성됐다는 사실 자체를 알지 못했고, 6월 이전에는 구체적인 내용을 접하거나 인지한 적도 없다”며 “작성자나 작성경위 등을 전혀 알지 못하는 상태였다”고 결백을 주장했다. 
 
이어 “검찰이 10월11일 대법원 전산정보센터에서 관리하는 이메일 자료에 대한 압수수색 검증영장 집행을 종료했다”며 “(영장의) 효력이 상실됐음에도 29일 다시 집행한다는 명목으로 압수수색을 했는데 이는 관련 법률규정, 판례, 통설을 무시한 것으로 명백하게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은 11일 압수수색을 통해 저의 이메일 계정에 보관된 이메일 자료에 대해 압수수색했음에도 29일 법원 전직원의 코트넷 이메일 자료를 압수수색의 대상으로 삼으면서 저 혼자만 참관하도록 했다”며 “그 결과 실질적으로 영장이 없는 상태에서 법원 가족 전체의 이메일 자료가 수색대상이 됐고, 그 중 일부가 실제 압수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단지 파기환송후 해당 사건이 배당된 다음 담당 재판부 내부구성원들이 사건을 검토하고 논의하는 과정에서 주고받은 125건의 이메일 및 첨부파일만 발견됐다”며 “압수수색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명시적으로 이의제기를 했음에도 125건 이메일 등을 압수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피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가 아니므로 영장의 집행과정에서 이를 압수하는 것은 ‘별건압수’에 해당해 허용될 수 없다”며 “이미 실효된 11일자 영장에 근거해 다시 압수수색을 하는 것은 명백하게 위법한 수사”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검찰은 “법관을 상대로 영장을 집행하는데 절차를 안 지키겠느냐”며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통상 형사사건의 이메일 압수수색 영장 집행 과정에 따라 적법하게 집행됐고, 서버에 저장된 이메일을 김 부장판사 등 검색 조건에 맞춰 추출한 자료만을 확보해 다른 법관들의 이메일을 확보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지난 11일 법원으로부터 김 부장판사의 이메일을 대상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다. 서버에 저장된 이메일 중 김 부장판사가 송수신한 이메일을 추출한 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된 부분을 선별하는 작업은 당사자의 참관 하에 진행했다.
 
검찰 관계자는 “삭제나 백업, 굉장히 방대한 분량의 ‘참조’와 ‘숨은참조’ 이메일 추출 과정에 워낙 시간이 많이 걸려 압수수색 진행이 늦어진 것”이라며 “영장 유효기간은 10월31일까지니까 전혀 문제 없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다른 법관들의 이메일도 압수하거나 들여다봤다는 김 부장판사 주장에 대해서도 “백업해서 툴을 이용해 선별해 들여다볼 여지가 없다”며 “들여다 보는 시점은 (추출된 이메일을 대상자 참관 하에서) 선별할 때”라고 반박했다. 
 
이어 “김모 부장판사는 참여자이고 (압수수색)대상자는 대법원 전산국”이라며 “진행과정에서 전산국과 사전 협의가 있었고, (이메일 내용 기계적 추출도) 전산국에서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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