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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반도체 전쟁…美, 중국 국유 반도체회사와 거래 금지령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있는 최대 반도체 회사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본사. [AP=연합뉴스0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있는 최대 반도체 회사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본사. [AP=연합뉴스0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기술 전쟁으로 이동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지난 4월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중싱통신(中興·ZTE)에 대한 제재에 이어 이번에는 중국 국유 반도체 기업과의 거래 금지령을 내렸다. 중국의 기술 굴기를 경계하는 미 정부 조치가 본격화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 상무부는 29일(현지시간) 미국 기업이 중국의 국유 반도체 기업 '푸젠 진화'와 거래하는 것을 전면 금지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상무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의 국가 안보와 경제 안보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며 "진화는 미국의 국가 안보 이익에 반하는 활동을 할 중대한 위험을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푸젠 진화는 중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을 국가적으로 키우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쏟아부은 신생 기업이라고 전했다. 
 
반도체는 중국이 산업 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산업 전략 '중국 제조 2025'를 추진하는 데 필요한 핵심 품목이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 장관. [EPA=연합뉴스]

윌버 로스 미국 상무 장관. [EPA=연합뉴스]

 
WSJ은 푸젠 진화는 아직 신생 기업이라 미국 기업으로부터 받는 기술에 의존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모든 미국 기업이 이 업체에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나 기술 상품을 판매하는 게 금지되면 기업의 존속이 위협받을 수 있다. 
 
앞서 미국 최대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테크놀러지는 지난 12월 캘리포니아주 연방 법원에 푸젠 진화가 자사의 기밀을 훔쳐갔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맞서 푸젠 진화는 1월 중국 푸젠성 법원에 마이크론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푸젠성 정부는 진화 반도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푸젠성 법원은 마이크론의 중국 내 판매를 일부 금지하는 잠정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마이크론은 진화의 소송과 법원의 잠정 결정은 보복 조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아 고사 직전까지 간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중싱통신(ZTE). [AP=연합뉴스]

미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아 고사 직전까지 간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중싱통신(ZTE). [AP=연합뉴스]

 
푸젠 진화에 대한 제재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ZTE를 같은 방식으로 제재한 것을 연상시킨다. 미 상무부는 지난 4월 대북 및 대이란 제재를 위반한 ZTE에 7년간 미국 기업과 거래 금지라는 제재를 부과했다. 
 
미국에서 주요 부품을 수입하지 못하게 된 ZTE는 급기야 도산 위기에 몰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요청을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들여 벌금 10억 달러 부과와 경영진 교체 등의 조건으로 제재를 해제했다.    
 
하지만 상무부의 푸젠 진화 제재는 ZTE보다 더 강경한 면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ZTE 경우와 달리 미국 기업의 지식재산권을 도용했다는 문제 제기만으로 해외 기업을 벌주는 선례는 남기게 됐다. 
 
또 상무부는 발표문에서 미국 기업의 반도체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언급함으로써 기술 우위를 둘러싼 전쟁임을 숨기지 않았다. 상무부는 "진화가 미국에서 유래한 기술의 도움으로 생산하겠다는 계획은, 미국 국방 시스템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미국 기업의 장기적인 생존능력을 위협한다"고 전했다.
 
박노형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보기술(IT)과 인공지능(AI) 등 기술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간 근본적인 기술적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신냉전이 본격화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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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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