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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고 싶은 이야기] 프린스턴서 만난 고교 선배 이휘소 박사 … 또 하나의 인연

프린스턴 동창회 주보에 실린 요시가와 쇼이치(1935~2010년) 박사 사진. 일본 도쿄대를 마치고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석사학위를, 매사추세츠 공대(MIT)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PPPL의 핵융합연구를 이끌었다. [사진 프린스턴 동창회주보]

프린스턴 동창회 주보에 실린 요시가와 쇼이치(1935~2010년) 박사 사진. 일본 도쿄대를 마치고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석사학위를, 매사추세츠 공대(MIT)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PPPL의 핵융합연구를 이끌었다. [사진 프린스턴 동창회주보]

‘프린스턴 플라스마 물리 연구소(PPPL)’에서 벌어진 A팀과 B팀의 핵융합 연구 경쟁은 불꽃 튀듯 했다. 양 팀 모두 그야말로 모든 열정을 다해 연구에 몰두했다. 성탄절이나 신년 휴가는 물론 휴일도 거의 없었다. 지금 기준으론 무지막지한 연구 조건이겠지만, 당시 우리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단지 연구가 좋아서 신나게 몰두했다.  
 
A팀 팀장인 일본인 요시카와 쇼이치(吉川庄一·1935~2010년) 박사는 도쿄대 수재로 매사추세츠 공대(MIT)에서 핵융합 연구 선구자인 데이비드 J 로즈(1922~85년) 교수에게 배웠다. 61년 박사 학위를 받고 PPPL에 와서 스텔라레이터 실험에 전력투구했다. 73년 도쿄대 교수로 갔지만 76년 프린스턴대로 돌아와 연구를 계속하다 2000년 은퇴했다. 핵융합 연구는 이렇게 장기 투자와 연구, 그리고 집념이 필요한 분야다.  
 
핵융합 전공도 아니고 실험 경험도 없던 내가 B팀에 소속돼 고참인 요시카와 박사와 경쟁하게 된 것은 토마스 스틱스 실험부장의 청년 과학자에 대한 배려 덕분이었다. B팀 소속인 내가 한국인임이 알려지자 연구소 내에선 A팀을 일본팀, B팀을 한국팀으로 각각 부르며 ‘한일 경쟁’을 유도했다. 연구비 걱정도 없고 시설도 최고이니 경쟁은 더 나은 아이디어 고안에 집중됐다. 내가 내놓은 새롭고, 때론 엉뚱했던 아이디어들은 연구소의 화제가 되곤 했다. 지금도 그때 연구 시설과 조건, 작업이 추억으로 남아있다. 요시카와 박사와 벌인 학문적 경쟁은 신참인 내게 더할 나위 없는 기회가 된 것은 물론 나중에 MIT로 옮기는 인연으로 이어졌다.    
 
그렇게 핵융합 연구로 바쁜 시간을 보냈지만, 프린스턴 고등과학원의 목요 학술 세미나에는 잊지 않고 참석했다. 세계 최고 이론 과학자들의 논문 발표를 들었고, 날카로운 질문으로 이를 세밀히 검증하는 로버트 오펜하이머 박사를 보며 과학의 엄정함을 배울 수 있었다. 이런 프린스턴 생활에서 나는 두 가지 꿈을 꾸게 됐다. 언제고 조국인 대한민국에 고등과학원을 설립해 최첨단 이론연구의 장을 만들겠다는 것이 그 하나다. 핵융합연구 중심센터도 세워 후배 과학자들이 장기적으로 실험을 진행하며 세계 연구의 최첨단에 서게 하겠다는 결심도 다졌다.  
 
프린스턴에서의 꿈은 서울 홍릉 과학단지에서 이론과학의 최첨단 연구소로 발전 중인 한국고등과학원(KIAS)과 대덕에 설립돼 이미 상당한 성과를 낸 국가핵융합연구소(NFRI)로 실현됐다. 94~96년 두 번째 과학기술처 장관 재직 시 뚝심 있게 추진한 결과다. 이렇게 과학기술 연구투자를 꾸준히 하면 과학 분야 최고로 인정받는 수학의 필드상이나 물리학·화학·생리의학의 노벨상도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또 그 어려운 핵융합의 길을 대덕에서 일하는 젊은 과학자들이 끝내 이룰 것으로 믿는다.  
 
이런 큰 영감을 준 프린스턴에서 나는 잊을 수 없는 인물을 또 한 명 만났다. 한국인 소립자 물리학자 이휘소(1935~77년) 박사다. 이 박사는 내겐 고교와 대학 선배다.  
 
채인택 국제전문기자, 황수연 기자 ciimcc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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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