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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증시대책 나온 날, 2000선 무너졌다

코스피 지수의 상징적인 수치인 2000선이 22개월 만에 붕괴했다. 이에 따라 한국 자본시장은 코스피 지수 2000선을 처음 상향 돌파했던 11년 전과 같은 상황으로 되돌아갔다. 정부가 5000억원의 증시안정자금 조성 등 내용의 증시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지만 개인 투자자까지 투매에 가담하면서 시장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29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31.10포인트(1.53%) 하락한 1996.05에 거래를 마쳤다. 직전 거래일보다 소폭 하락 출발한 코스피 지수는 장 초반 정부 대책 내용이 전해지면서 오르기 시작해 장중 한때 2045.76까지 올랐다.  
 
하지만 외국인이 8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면서 지수는 곧 하락하기 시작했다. 외국인은 이날에만 1600억원 이상을 순매도하면서 이달 들어 총 3조9507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여기에 그동안 시장을 떠받쳤던 개인이 5000억원에 가까운 대규모 순매도를 기록하는 등 투매 양상을 보이면서 지수는 빠르게 하락했고, 결국 2000선 아래에서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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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코스피 지수는 처음으로 2000선을 상향 돌파했던 2007년 7월 25일 직전으로 되돌아간 셈이 됐다. 종가 기준으로 2000선이 무너진 건 마지막으로 2000선을 상향 돌파하기 직전인 2016년 12월 7일(1991.89) 이후 22개월 만에 처음이다.
 
개인 투자자 비중이 더 높은 코스닥 시장에서도 개인이 3000억원대의 순매도를 기록하면서 코스닥 지수가 5% 넘게 폭락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33.37(5.03%) 하락한 629.70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앞서 금융위원회는 이날 장 개장 전 금융시장 점검회의를 열고 자본시장 안정화를 위해 증권 유관기관을 중심으로 5000억원 이상 규모의 자금을 조성해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당초 올해 2000억원 규모로 조성할 예정이었던 코스닥 스케일업 펀드를 3000억원 규모로 늘리고, 따로 2000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시세조종 등과 연계될 수 있는 불법 공매도 엄중 처벌 ▶과태료 외에 형사처벌·과징금 신설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 ▶시장질서를 교란하고 변동성을 확대하는 불건전 영업 및 허위사실 유포 철저 단속 등 내용도 포함됐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5000억원을 어떤 용도로 쓸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고, 규모 자체도 외국인이 하루면 다 팔아치울 수 있는 정도에 불과하다”며 “연기금 등 기관이 더 많이 투자할 수 있도록 정부가 투자 유인책이나 활성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현재 증시가 ‘패닉’상황은 아니다. 변동성 확대 시의 ‘컨틴전시 플랜’(비상대책)을 갖고 있는 만큼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증권거래세 인하나 폐지 검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이론적으론 검토 가능하지만 지금 언급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했다.
 
박진석·조현숙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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