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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가 기사 보내면 드루킹 AAA 표시 … 댓글 우선 작업”

‘드루킹’ 댓글 조작 혐의를 받는 김경수 경남지사가 29일 서울중앙지법 공판에 출석했다. [연합뉴스]

‘드루킹’ 댓글 조작 혐의를 받는 김경수 경남지사가 29일 서울중앙지법 공판에 출석했다. [연합뉴스]

경기도 파주의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사무실로 찾아온 김경수 경남지사에게 댓글 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의 작동 모습을 보여줬다는 드루킹 김동원씨 측의 구체적 진술이 법정에서 나왔다. 김 지사는 킹크랩 시연 장면을 본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드루킹 측근 ‘서유기’ 박모(30)씨는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 성창호) 심리로 열린 김 지사에 대한 첫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2016년 11월 9일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경공모 파주 사무실인 ‘산채’에 기거하며 경공모의 자금 조달과 사무실 운영 등을 담당한 인물이다.
 
재판에서 박씨는 김 지사가 당일 오후 산채에 방문했고, 그날 드루킹과 측근 ‘둘리’ 우모씨가 김 지사에게 킹크랩의 작동을 시연했다고 밝혔다. 박씨에 따르면 드루킹은 며칠 전부터 김 지시가 방문한다는 사실을 회원들에게 알리고, 시연회를 위한 브리핑 자료 준비와 사전 예행연습을 지시했다.
 
박씨는 김 지사 앞에서 브리핑 화면을 띄우고 스크롤을 내리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킹크랩 극비’라는 항목이 나오자 드루킹이 “김 지사 외에는 모두 강의장에서 나가라”고 지시했고, 이후 우씨만 댓글조작에 사용되는 휴대전화(일명 잠수함)를 가지고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시연회 다음날엔 드루킹으로부터 “김 지사에게 허락하면 고개를 끄덕여 달라고 했다”는 등 김 지사로부터 댓글 작업 허락을 받았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박씨는 이날 외에도 9월 28일과 이듬해 1월 10일에도 김 지사가 사무실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1월 방문 이후에는 드루킹으로부터 “경공모의 ‘거사’에 대해 공격이 있으면 김 지사가 책임지고 방어해줄 것”이라는 말도 들었다고 주장했다. 또 2017년 2월에는 김 지사의 전 보좌관인 한모씨도 산채에 찾아와 킹크랩 시연 장면을 봤으며, 한씨가 시연 당시 “오오”라는 감탄사를 뱉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김 지시가 보낸 기사를 우선적으로 댓글 작업했다는 증언도 했다. 김 지사가 드루킹에게 기사 URL을 보내면, 드루킹이 ‘AAA’라는 알파벳을 덧붙여서 1분 내로 경공모 회원들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박씨는 ‘AAA’의 의미에 대해 “김경수가 보낸 기사이니 우선 작업을 하라는 뜻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박씨는 “드루킹도 댓글 작업 결과를 김 지사에게 보고한 것으로 안다”면서 “제가 바빠서 보고가 늦어지면 드루킹이 ‘빨리 보고하고 자야 하는데 뭐하느냐’고 질타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반면 김 지사 측은 드루킹 측 진술에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의 변호인은 드루킹이 구치소에서 작성한 노트를 증거로 들며 “드루킹이 공범들과 수사에 어떻게 대응할지, 진술을 어떻게 할지 조율하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통의 변호사를 통해 전달된 지시에 따라 공범들도 허위 내용을 진술했기 때문에 신빙성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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