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제2의 중국발 ‘쓰나미’ 닥친다

중국발 경제 충격과 한국의 대응
미·중 무역전쟁이 관세 차원을 넘어 글로벌 공급사슬의 재편으로 이어지면서 우리 또한 싸움판에 끌려들 위험이 커졌다. 특히 미·중 갈등이 세(勢) 대결 국면으로 치달으며 진영 선택을 강요받을가능성이 높아졌다. 우리 경제는 대중 수출증가율이 2011년 15%에서 2012년 0.1%로 격감하면서 2016년까지 장기 침체의 아픔을 겪었다. 이제 미·중 다툼에 따라 ‘쓰나미’라 할 만큼 심각하게 다가오는 ‘제2의 중국발 충격’이 다시 우려되는 상황이다.  
 
미 백악관은 지난 6월 ‘중국의 경제공격이 미국 및 세계의 기술과 지식재산권을 어떻게 위협하는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는 글로벌 규범과 보편성을 벗어난 중국 정부의 정책과 관행 및 공격적인 행태가 미국뿐 아니라 세계 경제 전체를 어떻게 위협하고 있는가를 적나라하게 지적했다. 특히 중국의 시장왜곡적이며 공격적인 경제정책을 중국 특유의 국가자본주의(state capitalism) 체제의 산물이라고 비판했다. 중국이 기술 굴기 전략으로 추진 중인 ‘중국제조 2025’가 바로 대표적인 중국 국가자본주의 체제의 산물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 같은 중국의 부당한 행태를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가 더는 용인할 수 없으며, 따라서 시장경제 국가들이 연합해 중국을 글로벌 공급사슬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중 무역전쟁은 이제 관세 보복을 넘어 글로벌 공급사슬의 주도권을 놓고 ‘시장경제 블록’ 대 ‘국가자본주의’가 펼치는 경제체제 대항전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트럼프는 캐나다와 멕시코에 이어 일본과 유럽에도 시장경제 블록의 의무, 즉 중국의 우회 수출을 방지하기 위해 중국과의 무역협상 일체의 정보공유를 요구하려 한다. 한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요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미국이 불공정 무역국가로 지목한 중국의 수입 1위 상대국이자 3위의 수출상대국이다. 중국 수입의 9.5%를 공급하는 한국을 묵인하고선 중국의 제조업 가동에 치명적 상처를 주려는 미국의 대중국 글로벌 공급사슬의 차단 전략이 먹혀들 리 없다.
 
따라서 미 정부는 어떤 형태로든 우리 정부에 대중국 글로벌 공급사슬 차단과 관련해 협력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한·미 FTA 개정에도 불구하고 미 정부가 우리나라의 자동차와 반도체 수출에 대해 232조 조사를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 여부는 아직 미정으로 남아 있으며 만일 자동차에 25% 관세가 부과될 경우 관세 부담은 거의 10배가 높아진다.
 
더 심각한 문제는 반도체에 대해서도 232조 조사가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2017년 미국 인텔을 제치고 세계 반도체 1위 기업으로 도약했으며 한국이 생산한 반도체의 40%를 중국에 수출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미 정부가 232조 조사를 요구할 이유는 충분하다. 특히 중국이 미국의 첨단기술을 추격하는데 가장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반도체를 한국 기업들이 무한정 공급하도록 미국이 계속 방치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건 비현실적이다. 결국 미국의 요구를 거부하기 어려운 게 우리 현실이다.
 
이에 따라 미·중 무역전쟁은 더는 강 건너 불이 아니다. 우리에게 직접 불똥이 튀고 있다. 그 첫 번째 중국발 위험은 중국의 성장률 하락과 이에 따른 우리의 대중 수출 감소다. 국제통화기금(IMF) 추정에 따르면 미·중 무역 마찰로 인해 중국은 2019년과 2020년간에 GDP 성장률이 최저 0.56%, 최대 1.6% 포인트 하락이 전망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중국 경제성장률이 1% 포인트 추락하면 우리 수출증가율은 1.6% 포인트, GDP 성장률은 0.5% 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발 두 번째 위험은 중국 제조업의 한국 추월 가능성이다. 중국은 현재 미국으로부터 기술을 훔쳐가고 있다는 치욕적인 말을 듣고 있다. 그럴수록 중국 입장에선 ‘중국제조 2025’를 통한 기술 굴기의 필요성이 절박해진다. 이에 따라 중국의 수입대체산업의 기술적 심화와 발전(China Inside)은 당초 계획보다 빨라질 전망이다. 중국 경제의 체질이 강화되는 것이다. 이런 변화와 충격으로 중국 제조업은 더 빠른 속도로 한국 제조업을 추월할 것이고, 그 결과 중국 내수 상품과 수출품 생산에서 필요로 하는 한국산 중간재 범위는 대폭 축소될 수밖에 없다.
 
중국발 세 번째 위험은 세계 공급사슬 위축으로 인한 세계무역 침체의 장기화다. IMF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세계 경제성장률이 2019년과 2020년간에 최고 0.8%, 장기적으로도 0.33% 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본다. 미·중의 성장률 하락과 세계 공급사슬의 위축으로 인해 세계 교역량 감소는 불을 보듯 뻔하다. 특히 세계 무역질서의 혼란으로 장기사업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각국 기업의 활동이 위축되고 세계적으로 외국인 직접투자도 감소해 세계 무역의 위축현상(Slow trade)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발 네 번째 위험은 제2의 ‘사드(THAAD)’ 사태다. 우리가 미국의 요구를 수용해 중국에 대한 공급사슬을 압박할 경우, 중국은 사드 보복과 같은 대응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그럴 경우 지난 사드 사태보다 훨씬 더 심각한 충격이 우리 경제와 기업을 덮칠 것이다. 2012년에서 2016년까지 5년간 우리 경제는 대중국 수출 부진으로 2%대 성장률에 머물렀다. 특히 이 기간 주력 제조업이 투자 부진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었고 그 결과 성장 동력이 크게 약화했다. 이 같은 대중국 수출 절벽이 2019년에도 벌어질 수 있으며 이에 따른 침체 국면은 훨씬 더 장기화할 위험이 크다.
 
중국발 위험을 낮추는 길은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수출 구조를 다각화하는 게 필수적이다. 그리고 산업의 수출경쟁력을 높이는 길 외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반도체에서의 사례와 같이 첨단산업에서 격차를 확보해 중국이 필요로 하는 상품을 생산하지 못하면 중국은 더는 한국이 필요하지 않을 게 자명하다.
 
그 결과가 우리 경제에 미칠 충격은 가히 ‘중국 쓰나미’라고 해도 절대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이번 미·중 무역전쟁의 향방과 우리의 대응 여하는 한국 경제의 미래를 결정하는 큰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제2의 중국 쓰나미가 우리 경제를 덮치는 건 시간문제로 보인다. 과연 우리 정부와 기업은 어떤 대책을 가지고 있는가.
 
◆김동원
고려대 경제학과에서 거시금융을 공부하고 수원대 교수와 매일경제신문 논설위원, KB 국민은행 부행장,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를 역임. 연세대 경영대 객원교수를 거쳐 현재 고려대에서 시사경제를 강의하고 있다. 

  
김동원 고려대 초빙교수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