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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AI·고성능·디자인으로 위기 탈출 승부수

동커볼케(左), 쉬미에라(右)

동커볼케(左), 쉬미에라(右)

3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던 현대차그룹이 29일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이번 인사는 정의선(48)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 9월 14일 승진한 이후 처음 한 임원 인사다. 정황상 향후 현대차그룹의 경영 전략을 엿볼 수 있다.
 
이날 현대차그룹이 조직 신설이나 임원 승진을 발표한 3가지 분야는 크게 인공지능(AI), 디자인, 고성능차 분야다. 모두 그간 정 수석부회장이 강조했던 분야라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전략기술본부 산하에 AI 전담조직(AIR랩)을 신설한다는 발표다. 구글·아마존 등 대형 정보통신(IT) 기업이 공을 들이는 AI 분야에 현대차도 직접 뛰어들겠다는 뜻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난 9월 ‘무브(MOVE)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에서 “현대차를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업체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가 기존 제조업의 틀에서 벗어나 첨단 이동수단의 소프트웨어 기술까지 제공하겠다는 의미였다. 이를 추진하기 위해 김정희(45) 전 네이버랩스 인텔리전스그룹 리더(이사)도 영입했다.
 
친환경 시장 공략도 박차를 가한다. 수소전기차 기술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연구개발본부 산하에 연료전지사업부를 신설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월 1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수소전기차(넥쏘)에 시승한 이후 현대차의 수소전기 사업은 탄력을 받고 있다. 투싼ix·넥쏘 등 수소전기차 개발을 담당했던 김세훈(52) 현대차 연구개발본부 연료전지개발실장에게 초대 연료전지사업부장을 맡겼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고성능차의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올해 초 소비자가전쇼(CES)에서 “마차를 끄는 말도 필요하지만 잘 달리는 경주마도 필요하다”며 “고성능차는 현대차에 꼭 필요한 영역”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고성능차를 담당하던 토마스 쉬미에라 고성능사업부장(부사장)이 이번 인사에서 상품전략본부장을 맡게 된 것도 이런 전략의 일환이다.
 
현대차 인사로 본 향후 주요 경영 전략

현대차 인사로 본 향후 주요 경영 전략

쉬미에라 부사장은 BMW에서 북남미 사업을 총괄했던 인물로 지난 3월 영입 이후 i30N·벨로스터N 등 고성능 모델을 출시했다. 지금까지 상품 전문가 입장에서 선행 상품을 기획했다면 앞으로는 고성능 기술 전문가 시각에서 상품을 기획하고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의미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2005년 기아차 사장으로 부임하면서 슈라이어 사장을 삼고초려하는 등 ‘디자인 경영’을 표방했다. 이런 기조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날 인사에서 이 분야 고위 임원 3명이 동시에 하나씩 높은 직책을 맡게 됐기 때문이다.
 
루크 동커볼케(53) 현대디자인센터장(부사장)이 현대차·기아차 디자인최고책임자(CDO) 자리에 올랐다. 피터 슈라이어(65) 현대차그룹 디자인경영담당(사장)이 지난 9월까지 맡았던 자리다. 슈라이어 사장이 그룹사 전체 디자인을 총괄하면서 동커볼케 부사장이 이 자리를 이어받았다. 이상엽 현대차·제네시스 스타일링담당(상무)은 현대디자인센터장(전무)으로, 주병철 현대차 프레스티지디자인실장(이사)은 기아차 스타일링담당(상무)로 각각 승진했다.
 
지난해 10월부터 꾸준히 추진하던 해외권역본부 설립도 진행 중이다. 현대차·기아차는 29일 각각 러시아권역본부를 설립했다. 이영택(59) 현대차 러시아생산법인장(전무)을 현대차 러시아권역본부장으로, 정원정(51) 기아차 러시아판매법인장(이사)을 기아차 러시아권역본부장으로 각각 선임했다.
 
◆ 타이어 실적도 하락=자동차 산업 불황의 여파가 타이어 업계로 확산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29일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1조7557억원)도 줄었지만(-3.8%) 영업이익(1846억원)이 크게 감소했다(-15%).  
 
문희철·윤정민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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