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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3번 뛰어든 男 "자살 아니다"며 트럭에 치료비 요구…트럭기사 과실은

지난 4월 2일 오후 5시26분 대구 달성군 화원옥포 IC 인근 중부내륙고속도로. 고속도로 갓길에서 서성이던 50대 남성이 25t 트럭이 달려오자 4차선 도로로 뛰어들었다. 남성은 자신의 머리 쪽이 트럭을 향하도록 누웠고, 운전기사는 남성을 친 뒤 트럭을 세웠다.  
 
이 사고로 머리 등에 부상을 입은 남성은 전치 14주를 받았다. 트럭 운전기사 김모(41·전북 전주시)씨는 사고 후 한두 차례 경찰 조사에 임했다. 트럭 블랙박스 영상 등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고 당시 트럭 속도는 시속 71㎞. 김씨는 제한속도(100㎞/h)를 넘지 않았고 음주운전도 아니었다. 옆 차선에 대형 트럭이 있어 피하기도 어려웠다. 이대로 사건이 마무리됐다고 생각한 김씨는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갔다. 그런데 5개월이 지난 올 9월 경찰로부터 "추가 조사를 해야 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사고로 다친 남성 A씨 측이 "자살이 아니었다"고 주장하면서다.  
 
지난 4월 2일 대구 달성군 중부내륙고속도로 인근 사고 블랙박스 영상 [사진 트럭 운전기사 제공]

지난 4월 2일 대구 달성군 중부내륙고속도로 인근 사고 블랙박스 영상 [사진 트럭 운전기사 제공]

김씨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트럭 운전이 직업이다 보니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긴 했지만, 상대방도 사연이 있겠지 싶어 그냥 넘어갔다"며 "그런데 (A씨가) 치료비를 요구하고 경찰까지 다시 조사를 받으라고 해서 황당했다"고 말했다.  
 
대구 달성경찰서에 따르면 A씨 측은 "당뇨 등의 지병으로 인해 정신이 없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처음에는 블랙박스 영상 등을 보고 자살 가능성을 검토했는데 다친 분이 깨어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니 추가 조사에 들어간 것"이라며 "검찰 측에서도 추가 조사 지휘가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대구 달성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블랙박스 영상 분석을 의뢰했다. 국과수는 "트럭의 속도 등을 고려하면 116m 앞에서 운전기사가 뛰어드는 사람을 봤고, 사고지점 50m 앞에서 트럭이 멈출 수 있었다"는 의견을 냈다. 
외삼촌이 몰던 차에 세 살배기 조카가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중앙포토]

외삼촌이 몰던 차에 세 살배기 조카가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중앙포토]

 
경찰은 국과수 의견 등을 종합해 김씨에 곧 '공소권 없음(검찰이 법원에 형사재판을 청구하지 않고 불기소)' 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하지만 김씨는 반발하고 있다. '공소권 없음'이 아닌 '혐의없음' 처분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무혐의와 달리 '공소권 없음'은 1%라도 잘못이 있을 수 있다는 의미여서 상대방 측에서 민사소송을 제기하면 법정 다툼을 해야 한다.  
 
김씨는 "갑자기 사람이 뛰어들었다고 차 핸들을 꺾었다면 쇳가루가 담긴 포대를 가득 실은 트럭이 뒤집어져 도로 위에서 더 큰 사고가 날 수 있었다"며 "거기다 그분이 내 트럭에 부딪히기 전에 앞서 두 차례 다른 차에 뛰어들었다"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A씨는 사고가 나기 전 두 차례 도로로 진입했다. 도로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사고 1시간 전쯤 톨게이트에 차를 세운 그는 고속도로 갓길로 걸어갔다. 두 번의 진입 시도가 있었고 차 두 대가 A씨를 피해 핸들을 꺾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에게 혐의없음 처분을 내리면 경찰이 죄가 없다고 판단하는 게 된다"며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려야 법원에서 민사재판으로 잘못이 가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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