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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모델론은 틀렸다” 베이징대 교수 강연록 SNS서 파문

신우파 경제학자로 유명한 장웨이잉 중국 베이징대 경제학과 교수. [웨이보 캡처]

신우파 경제학자로 유명한 장웨이잉 중국 베이징대 경제학과 교수. [웨이보 캡처]

“중국의 지난 40년 고성장은 시장화·기업가 정신·서구 300년의 기술 축적으로 이룬 것이지 이른바 ‘중국 모델’ 때문은 아니다.”
 
시진핑(習近平) 정부의 시각을 비판한 장웨이잉(張維迎·59) 베이징대 경제학과 교수의 강연록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7일 보도했다.
 
“베이징이 ‘위험한 망상’을 팔고 있다”는 SCMP 기사는 지난 23일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이 웹사이트에 게재한 장웨이잉 교수의 강연록이 불러온 파문을 소개했다. 
 
신우파 경제학자인 장 교수는 지난 14일 베이징대 경영전문대학원(EMBA) ‘세계와 중국 경제의 이해’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그릇된 ‘중국 모델론’이 중국과 서방의 피할 수 없는 적대감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신우파 경제학자로 유명한 장웨이잉 중국 베이징대 경제학과 교수. [웨이보 캡처]

신우파 경제학자로 유명한 장웨이잉 중국 베이징대 경제학과 교수. [웨이보 캡처]

장 교수는 “강력한 일당 정부, 방대한 국유기업, 정확한 산업정책으로 이뤄졌다는 ‘중국 모델’ 예외론은 사실에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중국의 미래 발전에도 해롭다”고 말했다. 
 
그는 “서구의 시각으로 볼 때 ‘중국 모델론’은 두려운 돌연변이로 중국과 서구 세계의 충돌을 불가피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이 현재 직면한 적대적인 국제환경은 일부 경제학자가 지난 40년 중국의 성취를 잘못 해석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장 교수가 ‘중국 모델론’ 대신 제시한 개념은 ‘보편모델론’이다. “영국의 굴기(崛起·우뚝 서다), 프랑스의 굴기, 2차 대전 후 독일·일본·아시아 네 마리 용의 굴기와 마찬가지로 시장의 힘, 창조력과 모험심으로 대표되는 기업가 정신, 서구 세계가 지난 300여년간 축적한 과학 기술을 바탕으로 중국이 시행착오 없이 성장할 수 있었다”는 논리다.
 
‘보편모델론’을 내세운 장 교수는 2009년 이후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를 시장화 개혁의 후퇴로 해석했다. 그는 베이징 국민 경제연구소가 개발한 시장화 지수를 이용해 개혁의 후퇴 현상을 비판했다. 
 
1997년 4.01이었던 중국 전역의 시장화 지수는 2014년 8.19로 상승했지만 2009년 4조 위안의 경기 부양 정책 이후 본격적으로 하락이 시작됐고, 현재 지방 성(省) 정부의 GDP 성장률은 각 성의 시장화 지수와 비례한다고 결론 내렸다.
 
장 교수의 강연록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 등 SNS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당국은 강연록 게재 이튿날인 24일부터 검열로 삭제했지만 퍼가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웨이보 댓글은 “중국모델은 낮은 인권, 환경 오염, 자원 낭비 모델에 불과하다” 등 장 교수 지지론이 “100년 전과 같은 논리다. 중국의 성취를 무시하는 궤변”이라는 반박보다 다수를 이루고 있다. 28일 오전까지도 남아 있던 베이징대 사이트의 장 교수 강연록은 이날 오후 검열로 삭제됐다.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이 지난 23일 웹사이트에 게재한 장웨이잉 교수의 강연록. 중국모델론은 틀렸으며 보편모델론으로 지난 40년 중국 경제의 고성장을 설명했다. [베이징대 웹사이트 캡처]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이 지난 23일 웹사이트에 게재한 장웨이잉 교수의 강연록. 중국모델론은 틀렸으며 보편모델론으로 지난 40년 중국 경제의 고성장을 설명했다. [베이징대 웹사이트 캡처]

SCMP는 중국모델론이 시 주석의 “중국의 꿈”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강화됐다고 해석했다. 자오쑤이성(趙穗生) 미국 덴버대 미·중 협력센터 소장은 “‘중국모델론’은 ‘중국 기적’, ‘중국 굴기’처럼 태평성세(太平盛世) 레토릭에 불과하다”며 “후진타오-원자바오 정부는 서구에서 중국 위협론을 촉발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인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덩샤오핑 장남 “함부로 잘난 체도, 자기 비하도 말라”
증국 최고지도자였던 덩샤오핑의 장남 덩푸팡 중국장애인연합회 명예주석 [중앙포토]

증국 최고지도자였던 덩샤오핑의 장남 덩푸팡 중국장애인연합회 명예주석 [중앙포토]

한편 덩샤오핑(鄧小平)의 장남인 덩푸팡(鄧朴方·74) 중국 장애인연합회 명예주석의 미묘한 연설문이 뒤늦게 공개되면서 또 다른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9월 16일 폐막한 제7차 중국 장애인연합회 전국대회에서 덩 명예주석은 “우리는 실사구시적인 태도로 깨인 머리로 자기의 주제를 알고 함부로 잘난 체 말고(妄自尊大), 함부로 자기를 비하하지도 말라”고 말했다.  
 
그는 “국제적으로 불안정하고 불확정 요인이 늘어날수록 평화 발전 방침을 견지하고 협력 공영의 국제환경을 쟁취하라”며 현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뉘앙스도 담았다. 덩 명예주석은 “우리 모두 문화대혁명에서 벗어났다. 당시 신앙은 파멸했고 도덕은 상실했으며 문화는 단절됐고 사회는 혼란해 모두 신임을 잃었다”며 문화대혁명까지 거론했다.
 
뒤늦게 퍼진 덩 명예주석의 발언은 지난주 시진핑 주석이 나흘간 광둥성을 시찰하면서도 덩샤오핑을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것과 크게 대조됐다.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와 자유아시아방송(RFI)은 “덩푸팡이 강연에서 과거를 빗대 현 정부를 풍자했다”고 지적했다.  
 
◇폼페이오 “일대일로는 뇌물로 인프라 프로젝트 바꾸기”
지난 8일 베이징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왼쪽) 미국 국무장관이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 8일 베이징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왼쪽) 미국 국무장관이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중앙포토]

미국에서도 중국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의 모든 시도에 반대하겠다는 협박성 공개 발언을 쏟아내면서다. 
 
폼페이오 장관은 26일(현지시간) 전국 라디오방송 휴 휴잇 인터뷰에서 “지적 재산권 절도, 불공정한 무역 규칙, 남중국해에서의 행동과 우주에서의 계속된 팽창과 군사력을 증강하려는 노력이 아무리 위험하더라도 이들 행위는 미국의 강하고 단호한 대응에 직면했고 우리는 계속 그러할 것”이라며 대중국 강경정책을 재확인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4일 허드슨 연구소 연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의 12일 휴 휴잇 인터뷰에 이어 미국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톱 3인방이 한 달 새 모두 강경발언을 쏟아냈다. 미·중 관계가 이미 회복하기 어려운 대치 국면에 들어섰다는 증거다.
 
폼페이오 장관은 외교 수장의 발언 범위를 넘어섰다. 그는 “시진핑 주석이 말한 의도를 살피면 중국의 계획이 5년 전, 심지어 2~3년 전과도 달라졌음을 분명히 볼 수 있다”며 중국의 팽창 야심을 경고했다.  
 
시 주석의 야심 찬 외교정책인 일대일로(一帶一路·21세기 육·해상신실크로드) 정책을 ‘돈으로 세우려는 제국’이라며 평가절하했다. 
 
그는 “중국이 인프라 프로젝트와 바꾸기 위해 그 나라의 핵심 지도자들에게 뇌물을 주는 것은 그 나라의 국민에게 해로우며, 돈으로 작동되는 제국을 세우겠다는 아이디어는 이들 나라에 나쁠 뿐만 아니라 미국의 이익에도 분명히 위험하다”며 “미국은 이러한 모든 시도에 반대할 의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일대일로를 뇌물로 인프라 프로젝트를 따내는 불공정 행위로 묘사한 것이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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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