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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의 공감의 과학] 노벨 종합과학기술상을 신설한다면?

최성우 과학평론가

최성우 과학평론가

이른바 ‘노벨상 시즌’인 10월 초를 지나면서, 각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들이 모두 결정되어 발표되었다. 여성 차별에 대한 비판과 반성이라는 세계적 추세를 반영해서인지, 올해는 세 분야에서 여성들이 노벨상 수상의 영광을 누릴 예정이다. 특히 그동안 여성 수상자가 극히 적었던 물리학상과 화학상 분야에도 여성 과학자가 포함되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과학 분야 노벨상이 그동안 긴 세월이 흐르면서 크게 변화된 오늘날의 과학기술 연구 현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먼저 세 명까지만 공동 수상이 허용되는 규정부터가 문제로 제기된다. 현대 과학기술의 특징 중 하나인 이른바 ‘거대과학(Big Science)’이 출현하면서 수백 명 이상의 과학자들이 함께하는 공동연구가 빈번한데도 불구하고, 셋으로 한정된 과학자 개인에게만 상을 준다는 것은 불합리하게 여겨질 수도 있다.
 
공감의 과학 10/29

공감의 과학 10/29

하지만 기관이나 단체에도 과학 분야 노벨상을 수여할 수 있도록 바뀐다면,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와 같은 거대 연구기관, 또는 저명 대학의 연구단 등이 돌아가면서 수상하는 등 과학자 개인에게는 기회가 크게 줄어들 수 있으므로, 노벨상 제도 자체의 의미가 퇴색될 우려가 있다.
 
그리고 생리의학상·물리학상·화학상의 세 분야로 나뉜 노벨과학상이 새로운 과학기술의 출현 및 학문 분야의 융합과 통섭이라는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비판 역시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21세기 들어서 이 역시 변화가 일고 있는데, 특히 노벨 물리학상은 정보통신 혁명과 과학기술의 융합 등을 반영해서인지 엄밀한 의미의 물리학적 업적이라 보기 힘든 공학과 기술적 업적에도 상을 수여하고 있다. 즉 2000년, 2009년과 2014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배출한 집적회로(IC), 광섬유 및 청색 발광다이오드(LED) 등은 모두 전기공학자의 업적으로서, 예전 같으면 노벨 물리학상을 받기는 매우 어려웠을 것이다.
 
물론 지구환경과학이나 인공지능, 컴퓨터 과학 등의 공로자에게 수여하기에 적합한 노벨상 분야는 여전히 없다. 뿌리는 다르지만 지난 1960년대에 노벨 경제학상을 신설했던 사례처럼, 가칭 ‘노벨 종합과학기술상’ 분야를 새로 제정하여 운영하면 어떨까?
 
최성우 과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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