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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협상은 않고 … 북한 최강일 유럽서 1.5트랙 접촉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북한 외무성 당국자가 이달 들어 두 차례 유럽을 찾아 미국측 인사들과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멕시코를 방문 중 “향후 열흘 내에 북한과 고위급회담 개최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28일까지도 고위급협상은 물론 실무협상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 북한이 당국 간 공식 협상은 피하면서도 미국측 민간 인사들과는 접촉하며 자신들의 의향을 알리고 미측 기류를 탐지하는 장외 신경전을 벌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복수의 외교 관계자는 이날 “이달 둘째주와 셋째주 연달아 북한 외무성 관계자들이 각각 핀란드와 오스트리아를 방문해 미측 인사들과 회의를 했다”며 “형식적으로는 민간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트랙2 성격의 회의였지만 북한은 당국자들이 참석해 1.5트랙 회의가 됐다”고 말했다.  
 
특히 오스트리아 빈에서 진행된 회의에는 비핵화 협상의 실무를 담당하는 최강일 북한 외무성 북미국장 대리가 직접 참석했다. 회의 내용에 정통한 관계자는 “오스트리아 회의는 현지의 안보협의체 초청으로 한국과 북한, 미국, 중국, 러시아 등의 안보 전문가들이 참석했다”며 “최강일은 외무성 산하의 연구소 관계자 자격으로 나와 비핵화와 관련한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구체적인 회의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알렸다. 단 북한은 미국을 상대로 대북제재 해제 등 ‘상응조치’를 할 경우 비핵화에 나설 수 있다고 주장해왔던 만큼 이를 반복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지난 11일을 전후해 핀란드에선 외무성 산하 군축 및 평화연구소 관계자들이 한국·미국 전문가들이 참석한 국제회의에 나왔다. 전현준 한반도평화포럼 부이사장은 “북한이 트랙2 회의엔 모습을 드러내며 자신들의 입장을 계속해서 요구하는 자리로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신홍철 북한 외무성 부상이 러시아를 방문해 29일 차관급 회담을 계획한 것도 대미 압박용으로 풀이된다. 진희관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신 부상이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문제를 협의할 수도 있겠지만, 미국이 대화에 나서지 않는다면 러시아에 손을 뻗겠다는 메시지”라며 “상반기 밀월관계를 유지했던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발로 거리를 두자 북·러 관계를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8일 중국과 러시아에 밀착하는 데 대해 “필연적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협력으로 미국의 제재에 대처하려는 중로(러)’라는 제목의 정세해설에서 “얼마 전 중국과 로씨야(러시아)가 두 나라 사이에 보다 유리한 경제적 조건을 마련하여 투자 협조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할 데 관한 합의를 이룩하였다”며 “모든 방면에서 중·미 사이의 관계가 상당히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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