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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복권 당첨 번호 ‘맞히기’와 ‘맞추기’

얼마 전 미국 복권 ‘메가밀리언스’의 최고 금액 당첨자가 나와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다. 이번 복권의 당첨 확률은 3억260만 분의 1이었다고 한다. 복권 당첨은 지나가다 벼락을 맞기보다 힘들다는 말이 그럴듯하게 들린다.
 
한국에서 판매되는 대표적 복권인 로또의 경우 1~45 사이 숫자 중 6개를 정확하게 선택한 사람이 1등 당첨금을 받게 된다. 그렇다면 이 6개의 숫자를 ‘맞힌다’고 해야 할까, ‘맞춘다’고 해야 할까.
 
‘맞히다’는 문제에 대한 답을 틀리지 않고 골라낸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복권의 숫자를 맞혔다”고 하면 적어 낸 숫자가 당첨 번호에 적중했다는 의미가 된다. 2개만 적중했을 경우 “당첨 번호 중 2개밖에 못 맞혔다”처럼 쓸 수 있다.
 
‘맞추다’는 둘 이상의 일정한 대상들을 나란히 놓고 비교해 살핀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복권의 숫자를 맞췄다”고 하면 ‘내가 써 낸 숫자를 당첨 번호와 비교해 보았다’는 의미가 된다. “당첨 번호가 발표됐으니 얼른 복권과 맞추어 보자”와 같이 쓸 수 있다.
 
따라서 ‘맞히다’와 ‘맞추다’는 둘 중 하나가 틀린 말이 아니라 각각 다른 의미를 지닌 단어이므로 정확하게 구분해 사용해야 한다.
 
이와 비슷하게 “내가 내는 문제를 한번 알아맞춰 보아라”에서와 같이 ‘알아맞히다’와 ‘알아맞추다’가 헷갈리기도 한다. 그러나 ‘맞히다’와 ‘맞추다’의 의미를 떠올려 보면 ‘알아맞추다’가 잘못된 표현이라는 사실을 쉽게 알아챌 수 있다. 이 또한 정답을 골라내는 일이므로 ‘알아맞히다’고 해야 한다.
 
그렇다면 가로·세로 칸을 만들어 놓고 낱말을 조합하게끔 하는 것은 ‘낱말 맞히기’일까? ‘낱말 맞추기’일까? 이때는 낱말을 하나씩 끼워 맞추어 연결시키는 것이므로 ‘낱말 맞추기’라고 해야 한다.
 
정리하면 ‘적중하다’는 뜻을 나타낼 때는 ‘맞히다’, 비교하거나 대조할 때는 ‘맞추다’를 쓰면 된다.
 
김현정 기자 nomadicwri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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