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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입국장면세점 삼국지

내년 5월말 문을 열 예정인 인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 면세점 예정공간. 바로 앞에 탑승객들이 짐을 찾는 수하물 수취대가 보인다. [연합뉴스]

내년 5월말 문을 열 예정인 인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 면세점 예정공간. 바로 앞에 탑승객들이 짐을 찾는 수하물 수취대가 보인다. [연합뉴스]

인천공항에 들어설 입국장면세점 개장 준비가 시작됐다. 인천공항공사는 이달 중 입국장면세점 위치 선정 등을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공사는 올 연말까지 연구용역을 완료하고 내년 4월까지 면세점 사업자를 선정한 후 내년 5월 말부터 입국장면세점을 운영할 계획이다.
 
입국장면세점이 문을 열면 해외 여행객의 면세점 쇼핑이 편리해진다. 지금까진 출국할 때만 면세점을 이용할 수 있어 해외여행 기간 내내 면세점에서 산 물품을 가지고 다녀야 했다. 부피가 크고 깨질 가능성이 있는 주류나 화장품 등은 특히 휴대가 불편하다.
 
정부가 지난달 말 입국장면세점을 전격적으로 허용한 주요 이유도 해외 여행 대중화 시대를 맞아 여행객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해외여행객 수는 지난 10년간 매년 7% 이상 증가해 지난해에는 2650만 명을 기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월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해외여행객 3000만명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데도 입국장 면세점이 없어 여행객이 불편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입국장면세점을 허용한 또 하나의 이유는 인천공항과 경쟁 중인 주변국의 주요 공항이 입국장 면세점을 잇따라 도입하거나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도쿄 나리타 공항 내 3개 터미널에 5개의 입국장면세점을 오픈했고, 중국은 기존에 운영 중인 베이징과 상하이(上海) 공항의 입국장면세점 외에 19개의 입국장면세점을 2016년 추가로 허용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입국장면세점 도입은 2003년 제16대 국회에서 공식 논의가 시작돼 지금까지 관련 법안이 7차례 발의됐지만,그중 6건은 국회 문턱도 넘지 못했다. 관세청과 기내 면세점 수익이 줄어들 것을 염려한 대형 항공사의 반대 때문이었다. 관세청은 소비자가 면세점에서 산 물품을 해외에서 사용할 경우에만 부가가치세와 관세를 면제한다는 면세원칙을 고수했다. 입국장면세점은 국내에서 사용할 물건을 사기 때문에 법 취지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허경옥 성신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이제 한·중·일 3개국이 입국장면세점을 놓고도 경쟁을 벌이게 됐다”며 “인천공항 입국장면세점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매장 크기를 키우고, 판매 품목도 다양하게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중국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 공항과 일본 도쿄 나리타 공항을 현지 취재한 결과, 매장 면적이 크고 일반 면세점에서 파는 전 품목을 똑같이 파는 서우두 공항 입국장면세점이 주류와 담배만 파는 나리타공항 입국장면세점보다 훨씬 손님이 많았다. 서우두 공항 입국장면세점에서 만난 중국 관광객 자오쿤(46)은 “출국할 때 물건을 가지고 나갈 필요가 없어 편리하기 때문에 입국장면세점을 주로 이용한다”고 말했다.
 
입국장면세점이 생기면 비행기에서 내린 사람들이 쇼핑하는데 시간을 많이 소비해 공항이 혼잡해질 것이란 예상도 있다. 그러나 서우두 공항과 나리타 공항 현지 취재 결과 탑승객의 짐이 수하물 수취대에 도착하기도 전에 대부분의 사람이 쇼핑을 마쳐 짐 찾는 시간이 길어지거나 하는 일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주헌 차의과대학 데이타경영학과 교수는 “내국인이 면세품을 살 수 있는 금액 한도도 일본과 중국에 비해 크게 낮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면세한도의 경우 일본은 20만엔(약 203만원)이고 중국도 8000위안(약 131만원)인데 반해 한국은 600달러(약 68만원)이다.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입국장면세점이 해외 여행객에게 편리함을 제공함은 물론 관광수지 개선, 내수 진작, 일자리 창출 등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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