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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때 국기도 안 걸더니…시진핑·아베 6년만의 악수

2012년 취임 후 처음으로 중국을 공식 방문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6일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열린 정상회담에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012년 취임 후 처음으로 중국을 공식 방문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6일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열린 정상회담에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과 일본의 정상이 영토·과거사 문제로 인한 지난 6년간의 갈등을 청산하고 양국 관계가 새로운 협력 단계로 진입했다고 선언했다. 취임 후 처음으로 양자 차원의 중국 공식 방문에 나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26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및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잇따라 회담하고  ▶2000억 위안(약 32조7720억원) 규모의 통화스와프 체결 ▶차관급 전략 대화 등 중단된 대화 채널 복원 ▶태국 스마트시티 건설 등 50여 건(약 20조원 규모)의 제3국 시장 공동 진출 등에 합의했다. 통화 스와프 규모는 2013년 양국 관계 냉각으로 기존 협정이 폐기되기 이전보다 10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아베 취임 뒤 첫 중국 공식방문
시진핑과 2일간 3차례 식사

미·중 갈등이 정책 전환 이끌어
32조원 규모 통화스와프 체결
동북아 정세 적잖은 파장 예고

아베 총리는 시 주석과의 정상 회담 모두 발언에서 “일본과 중국은 이웃이자 파트너로 서로 위협이 되지 않는다”며 “이번 방중을 계기로 경쟁에서 협력으로 일·중 관계를 새로운 시대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모두 발언을 통해  “최근 수년간 중·일 관계는 여러 관문을 헤치며 곡절을 겪었지만 상호 노력으로 올바른 길로 돌아왔다”며 “이런 역사적 기회를 붙잡고 중·일 관계를 새로운 발전 방향으로 향하게 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아베 총리는 시 주석과 회담한 뒤 만찬을 함께 했다. 앞서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위원장과도 면담했다. 중국 측이 서열 1·2·3위가 모두 아베 총리와 단독으로 만나는 최고급 의전을 베푼 것이다. 시진핑 주석과 리 총리는 이틀 동안 세 차례의 식사를 베풀었다.
 
이는 4년 전 시 주석과의 첫 회담 때와는 180도로 달라진 예우다. 아베 총리는 중·일 교류가 전면 중단 상태에 있던 2014년 11월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시 주석은 아베 총리의 회담 요청에 응하긴 했지만 만남의 시간은 25분에 그쳤고 회담장에 반드시 걸려야 할 양국 국기가 게양되지 않았다. 중국 측은 정상회담 고정 배석자인 정치국원 두 사람을 빼고 의도적으로 격을 떨어뜨렸다. 개최국 입장에서 손님을 맞아 주긴 하지만 정식 회담은 아니란 인상을 심어 주기 위한 연출이었다. 회담 전 취재진을 향해 기념촬영을 할 때 시 주석은 아베 총리의 시선을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인사말에도 답을 하지 않았다.
 
26일 중·일 정상 간 합의
● 통화스와프 체결(약 32조7720억원 규모)
● 차관급 전략 대화 등 대화 채널 복원
● 태국 등 50여 건의 제3국 시장 공동 진출
● 동중국해 우발 충돌 방지 핫라인 설치
이런 양상은 2015년 인도네시아 반둥 회의 60주년 기념식을 거쳐 2016년 항저우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때까지 계속됐다. 항저우 회담장은 테이블 위에 통상 놓이게 마련인 꽃병이나 화분 없이 참석자의 명패와 생수 한 병씩만 놓이는 썰렁한 모습이었다. 그 이후 중·일 정상회담에 양국 국기가 내걸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7월 함부르크에서 열린 G20 회의를 계기로 한 회담 때가 처음이었다. 그사이 양국 정부와 민간 교류가 조금씩 숨통을 트면서 재개되기 시작한 것과 흐름을 같이 한다.  

 
아베 총리의 공식 방중은 2012년 일본의 센카쿠 열도(尖閣列島·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국유화로 양국 관계가 최악으로 추락한 뒤 6년간의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성사된 것이다. 그 배경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갈등의 장기화가 양자 모두에게 득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역사 문제를 내세운 중국의 대일(對日) 공세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을 맞는 2015년을 피크로 한풀 꺾이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 본격화된 미국과의 갈등은 중국이 대일 정책을 전환하는 데 힘을 보탰다. 미국과의 무역전쟁 와중에 일본과도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부담을 가중시키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중국으로서는 신(新)패권주의란 비판을 사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에 ‘제3국 진출 협력’이란 이름으로 일본을 끌어들임으로써 사업 추진의 명분을 쌓게 된 것도 성과다.
 
“중·일 관계 개선 땐 대미 교섭카드 늘어날 것”

 
관계 개선의 필요성은 일본도 마찬가지다. 특히 중·일 관계 악화를 달갑지 않게 여기는 일본 경제계의 목소리도 아베 정권으로선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일본 기업과 상품이 정부 간 관계 악화의 영향으로 제2의 시장에서 밀려나는 것은 득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칭궈(賈慶國)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원장은 “중·일 모두 트럼프 정권의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관계 개선을 통해 대미 교섭카드를 늘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일 관계에 밝은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리커창 방일(5월)→아베 방중(10월)에 이어 내년 시진핑 주석의 방일이 이뤄지면 양국 관계는 2012년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회담에서 “고위급 교류를 끊임없이 계속해 나가자”며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을 초청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내년 6월 오사카(大阪)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 주석의 방일이 성사될 것으로 내다본다.
 
중·일 관계의 해빙은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정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 소식통은 “미·중 갈등 속의 중·일 접근은 동북아 정세의 중대 변화인 만큼 면밀한 외교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영토 문제로 관계가 악화된 뒤 회복에 6년이 걸린 중·일의 사례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로 인한 여파가 계속되고 있는 한·중 관계에 시사하는 점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한 외교관은 “중국과 일본이 제3국 인프라 건설에 공동 진출하는 것은 신남방정책과 일대일로의 연계를 추진해 온 한국에 비해 선수를 친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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