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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궤도 6000대 인공위성...충돌 막을 관측소 본격 가동

2013년 개봉한 영화 ‘그래비티’의 한 장면이다. 지구 대기권을 벗어나면, 무중력의 광막한 우주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되지만 사실 지구의 하늘은 인공위성과 우주 쓰레기로 가득 차 있다. 실제로 2016년 기준 지구궤도를 돌고 있는 인공위성은 3599기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문가들은 각국이 군사용ㆍ첩보용으로 비밀리에 쏘아올린 위성까지 합하면 그 숫자가 약 6000여기에 달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처럼 빽빽하게 지구를 돌고 있는 인공위성들은 서로 충돌하지 않을까. 9년 전 실제로 그 일이 일어났다. 2009년 2월 10일 오후 4시 56분(현지시각). 러시아 시베리아 타이미르 반도 789㎞ 상공에서 미국의 통신 위성 이리듐 33호와 러시아 통신위성 코스모스 2251호가 충돌한 것이다.
 
2009년 2월 10일 충돌한 러시아의 통신위성 코스모스 2251호와 미국의 통신위성 이리듐 33호. [그래픽=박상민 기자]

2009년 2월 10일 충돌한 러시아의 통신위성 코스모스 2251호와 미국의 통신위성 이리듐 33호. [그래픽=박상민 기자]

사고 직후 지상의 군 레이더는 충돌로 생긴 파편의 추적에 들어갔다. 이렇게 형성된 이른바 ‘우주 쓰레기’는 초당 8㎞의 엄청난 속도로 지구 궤도를 떠나니고 있는데 이는 국제우주정거장(ISS)나 각국의 인공위성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물체의 운동에너지는 속도의 제곱에 비례해 커지므로, 미세한 파편이라도 인공위성에 큰 충격에너지를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국 위성 보호를 위해 지상에서 우주비행물체를 추적하는 일이 필수인 이유다. 1957년 당시 소련이 세계 최초로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한 이래 지구 상공에 떠 있는 인공위성은 총 6000여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이런 필요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천문연, 밀리미터(㎜) 단위로 위성 추적 가능한 거창 SLR 개소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은 25일 세종특별시에서 2015년부터 운영하고 있던 이동식 레이저 관측소(SLR)에 이어 두 번째로 거창 감악산에 SLR을 설치하고 운영중이다. 인공위성의 위치를 mm단위로 추적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한국천문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은 25일 세종특별시에서 2015년부터 운영하고 있던 이동식 레이저 관측소(SLR)에 이어 두 번째로 거창 감악산에 SLR을 설치하고 운영중이다. 인공위성의 위치를 mm단위로 추적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한국천문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이하 천문연)는 25일 이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인공위성 레이저 관측소(SLRㆍSatellite Laser Ranging)를 구축하고 운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경상남도 거창군 감악산에 설치된 SLR은 지상에서 위성체에 레이저를 발사한 뒤, 반사돼 돌아오는 빛을 수신해 ㎜ 수준의 정확한 거리를 산출할 수 있다.  
 
최만수 천문연 우주과학본부 SLR그룹장은 “거창 SLR은 2015년부터 운영 중인 세종특별자치시의 SLR에 비해, 위성에 쏠 수 있는 레이저의 세기가 5배 강하고 망원경도 구경 1m의 송ㆍ수신 일체형으로 개선 돼, 우주에서 돌아오는 정보를 보다 많이 수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장비의 개선으로 앞으로는 인공위성 뿐만 아니라 우주 쓰레기까지 관측할 수 있다는 게 최 그룹장의 설명이다.
 
“달 표면 관측 가능한 라이다 기술에 까지 응용할 것”
한국의 달 착륙선과 월면차가 달 표면에 올라와 있는 상상도. 천문연은 SLR 운영 기술을 토대로 달 표면의 상태를 관측할 수 있는 라이다 기술에도 응용할 계획이다. 라이다 기술 개발은 정부의 국가우주개발중장기계획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의 달 착륙선과 월면차가 달 표면에 올라와 있는 상상도. 천문연은 SLR 운영 기술을 토대로 달 표면의 상태를 관측할 수 있는 라이다 기술에도 응용할 계획이다. 라이다 기술 개발은 정부의 국가우주개발중장기계획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천문연은 이런 우주 레이저 활용기술을 토대로, 정부의 국가우주개발중장기계획에 포함된 우주탐사 라이다(LIDAR)기술 개발까지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LIDAR는 공중에서 레이저를 이용해 지표면의 형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 달 착륙 계획ㆍ자율주행차ㆍ유적지 탐사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유용하게 쓰인다. 이형목 천문연 원장은 “기존 미국의 제이스 팍에서 전세계 인공위성의 운행정보를 제공받고 있었으나 이는 미터(m) 단위의 오차가 있었다”며 “자국 기술로 이를 보완할 수 있다는 데도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정욱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운영실 연구원은 “기상ㆍ해양 관측용으로 쓰이는 지구정지궤도 위성부터, 단순 지상 정보 관측용인 저궤도 위성까지 용도에 따라 매우 다양해 그 숫자가 더 많을 수 밖에 없다”며 “수명을 다한 인공위성까지 포함하면 그 숫자는 추정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밝혔다. 그러나 거창 SLR은 지구 상공 200~1000㎞를 도는 저궤도 위성부터 약 3만6000㎞ 상공의 지구정지궤도 위성의 위치와 더불어 우주쓰레기 등 우주비행물체까지 모두 관측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가동에 들어간 거창 SLR의 개소식은 오는 31일 오전 11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ㆍ공군ㆍ거창군 등 관계자가 모인 가운데 열릴 예정이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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